📌 서평 한마디나의 조국을 당당히 조선이라 말하며 담장 넘어 친구의 이름을 목청껏 부르며 “순희야 놀자, 철수야 같이 놀자”라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며 놀았던 시대가 불과 몇십 년 전에는 불가능했다. 그리고 대가족이라 할 수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그의 자손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며 한가위 보름달 훤히 밝은 명절이면 멀리 시집간 딸도 그리운 엄마의 품으로 돌아와 함께 예배도 드렸던 그 평범한 일상은 이웃 나라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침략으로 모든 것은 무너지고 말았다.이 소설은 신의주에서 화려한 백화점을 운영하는 가족의 이야기로 주인공 미옥이와 부모님 그리고 이란성 쌍둥이 두 오빠 환이와 훈이로 시작된다. 아버지는 언제나 교회의 사역으로 바쁘게 보내시지만 미옥에게는 언제나 다정한 아빠이다. 엄마는 사랑이 많아 자신의 가족이 아닌 전쟁의 고아와 가난으로 인한 배고픔에 지친 아이들을 가족보다 더 돌본다. 환이 오빠는 일본을 선망하면서 조선인의 정체성은 거부하며 화려한 삶을 추구하는 욕망의 혈기 왕성한 청년이다. 반면 훈이 오빠는 일본 치하에 반감은 품고 있으나 미옥에게는 ‘꼬맹이’라 부르며 한없이 다정 다감한 오빠이다. 그리고 그의 집을 돌봐주고 있는 이름 모를 아주머니는 무한한 헌신으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한 없이 기다리며 미옥의 가정을 돌본다. 그리고 끝내는 엄마와 함께 신의주에 남아 전쟁 고아를 돌본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 책을 공감 할 수 있을까.빗발치는 총소리와 폐허가 된 건물 잔해 속에서 끈끈한 가족애와 소유가 나의 것 임에도 빼앗기고 짓밟혀 눈물 젖은 빵을 굶주리며 먹어야 했던 그 고통과 그 뼈져린 고난을 어찌 사람의 언어와 짧은 문해력로 표현할 수 있을까. 붙어 있는 목숨이라고 살기 위해 동족을 향해 총 뿌리를 겨눠야 했던 송호가 이해가 된다면 나는 반역자일까.8.15 해방 후 평화가 찾아왔다 싶었지만 곧이어 한반도에 전쟁은 다시 일어났다. 이 가족의 운명은 어찌될까.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마치 국제시장 영화를 연상케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