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평 한마디이 그림책은 권정생 선생님의 철학이 담겨있어서 그런지 책을 덮어도 여전히 잔잔한 여운이 맴돈다. 단지, 미물로 사람이 이끄는 대로 논과 밭에서 충실히 일하다 마지막 육신까지도 아낌없이 내어주곤 우리 인간의 살과 피로 남아있는 소.살아생전 뼈 빠지게 고생만 하다 마지막에는 여태까지 속아 살아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아 살았다고 생각지 않고 눈물 한 방울 찔끔 내밀곤 그저 달구지 끄는 일도 밭갈이 일도 모두 즐거웠던 자신의 몫이라 생각하며 좀 더 정성껏 좀 더 부지런히 일하기를 원했던 것은 주인이 아닌 자신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했다고 회상하며 도살장에서 지긋이 미소 짓는 소.이 그림책을 통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부모의 품이 생각났다. 막내딸이 최근 취업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감기는 아니라고 하는데 비염에 콧물 재채기로 고생을 하고 있다. 면접을 봐야 하는데 콧물이 나오고 목소리까지 이상해서 어쩌냐고 한숨을 쉬는데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가슴앓이만 한다. 주고도 더 주고 싶어서 안달인 부모의 심정을 권정생 선생님의 ‘소’를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본다. 좀 더 정성껏 좀 더 부지런히 일하고 싶었던 것은 주인이 원하는 것이라기보다 자기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생각한다는 마지막 장면에 아낌없이 주고 간 소를 권정생 선생님은 우리에게 아낌없이 문학의 세계를 전하고자 했던 열망을 ‘소’로 표현하지 않으셨나 싶다. 2007년 세상과 이별하시면서 인쇄를 어린이를 위해 써달라는 유언을 이어받아 <권정생 어린이 문화재단>을 설립 그가 남긴 뜻은 세상에 널리 전파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