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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ㅣ 소담 클래식 4
버지니아 울프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평점 :
돌아보면 처음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수작을 읽었던 그 때는
일단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었고 아주
민감한 사춘기 시절이었기 때문에 소위 의식의 흐름
그 자체라는 그녀의 필체가 무척이나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귀부인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은데 왜 그녀가 누리고 있는 평범한
런던의하루 일상이 전혀 부럽지 않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우아하고 여유롭다기보다는 진짜 여과없이 자신의 감정과
금전적인 처지 등등에 대해서 혼자만의 독백에 가까운 내용이기
때문에 진짜 가식없이 적나라하게 표현되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어디든 비슷하다는 느낌에 가까웠었죠.

분명 파티를 준비하는 귀부인의 하루인데 어찌하여 돈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이해가 되지 않고 사실은 풍족한데 댈러웨이 부인에게는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것인지 그런 부분도 객관적으로는
판단내리기 어려운 것도 있었고 재미있는 것은 이미 결혼한 여인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굉장히 복잡 미묘하게 다가오거든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된 것은 고전소설 댈러웨이부인 한 권을 모두
완독하고 난 후 마지막에 수록된 저자 소개글을 읽게되자 납득이 갔었는데
아마 서양 고전문학 역사에서 그녀와 같은 아픔과 성장사를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느낄 정도로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었기에 몇 십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으면 소감이 어떨지 무척 궁금했답니다.

비운의 천재라고 불리우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은
읽을 때마다 전혀 다른 여운을 남기는 것으로 매우 유명한데
그녀의 대표작 댈러웨이 부인 100주년 기념 출간되었네요.
소담출판사 소담 클래식 시리즈 신간도서 댈러웨이 부인 이 작품은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손꼽는 추천명작 중 하나로 매우
섬세한 심리 묘사와 함께 물 흐르듯 유연하게 감정을 탐색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는 과거에도 지금에도 전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은 작품이랍니다.
버지니아 울프라는 작가의 이야기를 모르고 읽는 것과 그녀의 성장기와
결혼 그리고 마지막까지 모두 알고 난 후에 댈러웨이 부인을
읽는 느낌은 진짜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미리 언급하고 싶은데
그런 이유로 전 자세한 작가의 사연을 모른다면
그냥 순수하게 작품 그대로를 선독하는 것을 강추하고 싶어요.
그렇게 두 번 읽고 나면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주인공에 대한 느낌이
정반대로 뒤집히게 되는데 깃털처럼 가볍게만 느껴지던 그녀가 두 번째
읽을 때는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발버둥치고 있다는 느낌까지
전해지는 애틋함이 여기저기 녹아들어 있음이 발견되어 신기하답니다.
전 그런 이유로 버지니아 울프가 이 작품 속에 셉티머스 워런 스미스라는
인물을 등장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죽음을 대표하는 존재가
그 남자라면 클라리사 댈러웨이는 살고 싶어하는 인물이지만 나중에
소식으로 전해진 그의 마지막을 동경하는듯한 여운을
남기며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복잡한 심경이 대변된 것은 아닌가라는
나만의 짐작을 오랜 시간 곱씹게 만들었던 댈러웨이 부인
역시 다시 읽어도 걸작은 걸작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더군요.
제가 버지니아울프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이 작품을 소담클래식
시리즈로 다시 읽는다고 독서 모임에서 언급했더니 어떤 남성 분이
자기는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도서 덕분에 겉으로 보기에 평화로워 보이는
여성들의 내면이 얼마나 복잡하고 폭풍우와 같은지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는 소감을 저에게 들려주었는데 저 역시도 공감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쌓아올린 인간 내부의 복잡함을 잘 묘사한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