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1.2』 -스제펑-

적벽대전 1
스제펑 지음, 차혜정 옮김 / 북스토리 / 2009년 2월

적벽대전이 책으로 나왔다. 영화로1편이 나왔을때만 해도 내 관심을 전혀 끌지를 못한 적벽대전은 시리즈 물을 달가워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냥저냥 개봉소식만 들리우는 영화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적벽대전이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은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우선은 영화같은 매체보다 책을 더 좋아하는 성향탓일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손에 들고 나니 어느새 영화를 보고싶어 안달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간만에 극장으로 외출을 할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를 IT강국으로 만들어준 네트워크의 힘을 잠시 빌렸다.

책을 읽어본 내 느낌은 정말 쉴새없이 책장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시간이좀 넘친것도 한몫했지만 이책 적벽대전은 정말 흥미롭다. 과거 영웅호걸들을 만나보는 자체가 신비하고 묘한 흡입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속에 영웅들이 존재하며 그들을 그리며 살아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책에선 많이 다뤄지지않지만 다양한 영웅들의 접해보는것 자체가 마음 한구석이 든든해 진다. 그러면서 빨리 초한지와 삼국지세트를 갖고말겠단 다짐도 하게된다.
 
이책의 시작은 갈곳없는 유비가 형주목인 유표에게 몸을 의탁하는것 부터 시작을 한다. 계속되는 패배속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결국 삼고초려를 통해 제갈량을 얻게 되고 점차 힘을 키우는 바탕을 이루게된다. 유비진영은 강동의 손권과 동맹을 맺게되지만 너무나 뛰어난 제갈량의 지략에 손권측 주유의 견제도 틈틈히 이루어진다. 제갈량과 주유의 고육지계와 연환계는 적장 조조를 속이기에 충분했고 강남의 기후에 무지했던 조조는 한겨울에 부는 동남풍을 예측하지못해 연합군의 화공을 받아 적벽을 불과 피로 물들이며 책은 끝맺는다.

책은 처음부터 중후반까지 긴장감을 늦추지 않다 마지막에 긴장감을 확 풀어버린다. 조금 어이없이 끝난달까? 그렇기 때문에 책과 영화가 궁합이 잘맞는단 생각을 하게된다. 책은 전쟁이 일기까지의 과정과 전략,전술등 인물간의 갈등에 비중이 있다면 영화는 주인공들의 캐릭터와 전쟁장면을 사실감있고 웅장하게 그려낸다. 영화의 비쥬얼을 경험하고 나니 책을읽으며 내가 그려냈던 이미지의 초라함에 살짝 민망한 감이 든다. 경험하지 못한 사실을 그려내기가 쉬운일은 아닐지라도 그들이 만들어낸 영상미는 참으로 볼만했고 나의 상상력의 한계를 느끼게해주었다. 물론 영상미는 최고지만 몇몇 배우들의 캐스팅은 NG란 생각이 드는건 나뿐이 아닐거란 생각도 든다.

책과 영화는 내용면에서도 조금은 차이를 갖고있다. 그중에 최고는 역시 제갈량과 주유의 대립관계이다. 책의 말미 주유는 제갈량의 영특함에 겁을 먹고 그를 죽이려고 하지만 영화속 그들은 끈끈한 우정을 갖고 끝을 맺는다. 이외에도 백성을 버린 유비와 조조군의 장간을 이용한 반간계와 채모가 배신을 하는 장면이 약간씩 어긋나 있었지만 뭐 극적 상황을 위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영화속에서도 책과 마찬가지로 주유가 제갈량을 죽이기위해 쫓는 결말이라면 관객의 허탈함은 참으로 클것이다.

또,책에서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대교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만 손상향의 약간의 로맨스와 활약이 영화의 재미를 주는 요소로 첨가 되었다.

이렇게 책과 영화를 보고 서평을 쓰니 이게 관람평인지 서평인지 약간은 모호한 글이 된것 같다.
그렇지만 역사물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책과영화 모두를 추천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