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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히든 커뮤니케이션 - 상대를 단박에 사로잡는 '고수'들의 심리 테크닉 38
공문선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의사소통을 할 때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7% 뿐이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93%는 보이지 않는 대화(요소)들에 의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그 보이지 않는 대화 93%에 관한 자기계발 책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대화 외에도 어떤 요인들에 의해 반응하고 변화하는지 여러 심리실험들을 통해 밝히고 있는데
내용 하나 하나가 다 알차다.
돈도 없는 것들이 왜 쓰잘데기 없이 무드 찾는다고 비싼 커피점이나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잡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라면이나 먹으면서 라면값 보다도 더 비싼 커피점에서 분위기 잡는 것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한국인이라서 한국사회에 대한 통찰력도 뛰어나다.
이웃집 아주머니와 이야기 할 때도 우리아들 이라고 한다.
친구에게 말할때도 "우리엄마가 줬어" 이다.
심지어는 나라를 표현 할 때도 "우리나라"이다.
우리나라 라고 하지 않고 한국은 이라고 하면 뭔가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숨겨진 히든 커뮤니케이션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누군가를 내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우리'를 주어로 대화를 열어가자 (133p)]
이 책에서 보면 우리만 별스럽게 "우리"를 강조했던 것이 아니라
미국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라는 식으로 "WE"을 강조했다.
수많은 자기계발책들이 대화나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로 "유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유머를 과도하게 강조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폭소를 터트리게 하는 유머로 가득차 있다.
[케이블카를 타거나 고층 빌딩의 옥상에서 "사랑을 안 받아주면, 뛰어내린다! 진짜야~"
하며 위협인지 애원인지 모를 고백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가장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만약 그녀가 "그래, 차라리 뛰어내려!"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뛰어내릴 수도 없고 안 하려니 창피하고... ( 235p)]
[인터넷 사이트에서 남편들에게 "지금의 아내가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함께 살고 싶어 할까?"
라고 질문했더니 70% 이상이 그럴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정작 아내들의 반응은 "미쳤나? 그 인간하고 살게"였다고 한다. (252p) ]
[어느 임원이 얼마 뒤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가.
열심히 대화를 하려고 했는데 가족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아니, 어떤 식으로 대화를 하셨는데요?"
의아해진 내가 물었더니 대답이 가관이었다.
일단 가족들을 집합시킨 다음 회사에서 회의하듯이 "자, 지금 부터 대화의 시간을 갖겠다.
돌아가면서 무조건 한 마디씩 한다. 알겠나?" 했단다.
그런데 아무도 말을 안 하니까 그 임원이 화가 나서 "왜 기회를 줘도 말을 안 하냐?
날 무시하는 거냐?" 하면서 가족들을 쥐 잡듯 잡았다는 것이다. (253p)]
지금 쓰면서도 웃음이 나온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수 많은 대화 관련책들이 수없이 유머를 강조했지만
자기계발책을 읽으면서 이처럼 웃은 기억이 없다.
이 책을 통해 관통되는 것은 거울효과이다.
상대방의 거울이 되어서 상대방에게 맞춰주어야 쉽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화하기 힘든 상대는 항상 자기 주장을 들어주고 내 말 좀 들어달라고 호소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든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잘 전달 할 수 있을지 몰두하느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가 없다.
오로지 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지 염려하고 그리고 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 못한다고 화를 내기도 한다.
이런 인물들은 내 주변에 수 없고 대부분이 그렇다.
사실 상대방의 거울이 되어서 상대방 눈 높이에 맞춘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수없는 훈련과 경험 그리고 인내력이 필요하다.
이 책에 써 있듯 상대방의 목소리 톤, 어투, 몸짓, 생각까지 다 맞춰간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 책의 종이의 질이 매우 좋고 여러 색으로 화려하다
그러나 표지는 솔직히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 하고 재밌거나 독특하지도 예쁘지도 않다.
자기계발계발쪽 책의 흔한 디자인이다.
이 책 출판사의 책 디자인들이 거의 같아 보인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이나 심리학용어들은 빨간색 글자로 인쇄되어 있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소제목들도 빨간색 글자라서 빈번한 빨간색의 글자는 자칫 교과서에 줄쳐 놓은 느낌을 줘서 지루해진다.
이렇게 좋은 책을 편집을 할 때 미술쪽의 자문을 받아 좀 더 세련되게 꾸몄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