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향한 증오를 걷어내며

증오의 기술 - 심리학자 가브리엘 뤼뱅의 미움과 용서의 올바른 사용법
가브리엘 뤼뱅 지음, 권지현 옮김 / 알마 / 2009년 2월

 대부분 상대하지 말고 안 보면 그만이다 하고 생각하면서 위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억울한 감정이 들 때 마다 생각이 납니다.
이러한 밉고, 혐오스러운 감정들은 곧 "증오"가 되고 역겨운 감정을 일으킵니다.
"증오의 기술" 이라는 제목을 대했을 때 증오를 다스리는 방법적 메뉴얼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프랑스의 정신병리학 / 정신분석학 박사가 담당했던
자신을 증오하고 파괴했던 사람들의 상담사례들이었습니다.

우울한 기분이 들고 비참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들이 고개를 듭니다.
그럴때 마다 저는 고개를 흔들며 자신의 이름을 크게 불러보면서 잘 살아보자고 외칩니다.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근육이 일으키는 조건반사처럼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자기방어기제 입니다.
왜 이들은 이러한 자기방어란 본능을 억압하고 자신을 파괴하며 증오하는 것일까요?

자신이 의지하고 기댈 수 밖에 없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책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신을 책망하고 증오하며,
의지하고 있는 부모를 자신 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하고 완벽한 사람으로 치부한다는 사례들은
놀랍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주 특이하고 변태적인 돌연변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우성을 외친 구성애씨의 강연을 들어보면 응급전화라던가 사랑의 전화 같은 상담 전화를 받다보면
친 아버지가 딸을 건드리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기막힌 사연이 많다고 하십니다.

 

이 책에 보면, "환상"과 "망상"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가 매일 텔레비전에 폭 빠져있고 이기적이라고 고민을 털어 놓으면 심리학자께서는
"그럴 수 있습니다." 라고 대부분 대답하십니다.

이러한 심리적 죄책감이나 자학, 자기 증오감은 누구나 경험하는 것들입니다.
저는 집에 누가 놀러오면 항상 운전 조심하라고 당부합니다.
혹시라도 놀러왔다가 돌아가다 사고라도 나면 그 자괴감이나 죄책감을 감당하기 두렵기 때문입니다.
차 가지고 오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부담스럽습니다.
누구나 이러한 죄책감을 가질 수 있으나 요는 정도의 차이라고 봅니다.

 

"피해자는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가해자에게 느껴서는 안 될 공격 충동을 느낀 자신을 용서해야 하는 것이다.
용서는 그런 감정이 정상이며 가해자에게 가끔 거부감이 들어도 그에 대해 애정이 없어지는 것이 아님을 인정한
뒤에야 가능하다.(21p)"
라는 말이 저자가 우리에게 전해주는 가르침이라고 봅니다.


"아이가 자신의 행복이나 삶이 사랑하는 사람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