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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4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519/pimg_7210151173862506.jpg)
황태자비 납치사건
내가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처음 읽은 건 거의 이십여 년 전이었다.
전문대생이었고, 졸업 후의 계획이 크게 없었고,
그때의 나는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었다.
시험 때만 가던 도서관을 어슬렁대다가 우연히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라는 책을 발견했다.
당시 그 책의 제목은 들어보았지만, 읽어보진 못했던 터라 바로 책을 가지고 자리에 앉아서
읽기 시작했다.
그때 처음으로 김진명 님의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십 대 초반이던 나에게 그 책은 너무 충격이었다.
읽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책이다.
한 작가가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을 다 찾아 읽는 버릇이 아마도 그때 생긴 것 같다.
어릴 땐 추천 도서라던가, 아니면 학교에서 읽으라고 한 책을 주로 읽었다면
스무 살이 넘고 나서는 좋아하는 문체의 작가님의 책을 주로 읽게 되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다 읽은 나는,
도서관에 있던 김진명 님의 출간 도서는 전부 읽었다.
그때 읽었던 “황태자비 납치사건”
그때 나는 꽤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이십여 년의 시간이 흘러 다시 책을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여전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의 역사는 아프다.
자세한 내용을 알기보다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이 전부였던 나에게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과연 내가 알고 있었던 진실이 과연 진실이 맞는 것일까?
책의 내용을 전부 믿는 것은 아니다.
책은 책이니까.
하지만 역사적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 주는 책이었다.
평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우리는 또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지금처럼.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이 역사를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일본이 우리에게 저지른 악행들이 너무 나빠, 그러니 일본은 쳐다도 안 볼 거야!
라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아니라.
반복되는 역사를 만들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알아야 한다. 알고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
처음 역사 공부가 어렵다면, 소설책을 통해서 공부해도 된다.
미디어를 통해서 공부해도 되고, 다양한 곳에서 역사를 배우면 된다.
모든 것이 다 맞으니 내가 아는 것과 다른 것은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는 정보들을 조합하고, 그 조합한 과정에서 뺄 것은 빼고, 소설 속 이야기 중 허구는 빼고, 진실만 저장하는 방식으로.
내가 김진명 님을 좋아했던 이유는 바로 그 이유다.
어렵기만 했던 역사를 재미있게 이야기해 주셨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서 다시 한번 역사를 생각할 시간을 주셨다.
김진명 님의 많은 책이 다 재미있고 유익하지만.
황태자비 납치사건은 처음 읽었던 어린 시절에 주변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다닐 만큼
유익한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역사를 공부해야 할 이유.
내가 일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야 할 이유.
그리고 내가 아이에게 우리의 역사를 정확하게 알려줘야 하는 이유.
또다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빈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여전히 당당한 그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었고, 무엇이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인지에 대해 우리가 당당히 외치려면.
우리는 역사를 더 공부해야 한다.
또한 일본이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이 책의 출판을 일본에도 해 주길 바란다.
핑계나 이유를 대지 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