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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
김휘훈 지음 / 필무렵 / 2023년 4월
평점 :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기억 하나쯤은 있죠.
9년 전.
전 국민 모두를 아프게 했던 사건.
세월호의 아픔.
벌써 9년이나 지났어요.
그때엔 저는 막연히 슬프고 힘들었었는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밀려왔습니다.
생판 모르는 남인 저도 그런데.
부모님들과 유가족분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저자 : 김휘훈
출판 : 필무렵
한 권의 그림책을 소개해 드릴까 해요.
김휘훈작가님의 응시라는 책입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표지 그림을 보고 한동안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저 표지를 보고 또 봤습니다.
마치 배에 있는 작은 창문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느낌...
그들은 나를, 나는 그들을 응시했어요..

책의 뒷면은 거북이가 있어요.
무슨 내용일까 책장을 열어보았어요.

빛 한줄기 안드는 곳에
또 누가 온다는 말이니
거북이는 어두운 바닷속을
계속 계속 계속 들어갑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그곳으로.
계속 들어갔어요.

깊고 깊은 그곳에서 거북이는
흩어져 있던 빛들을 찾았어요.
그리고 그 빛들을 불렀어요.
깊은 그곳에 아직도 남아 있는 빛들.
9년 전 그곳에 묻혀버린
소중한 빛들...
거북이 찾은 빛...
흐릿한 기억 속에서 아직도 빛나고 있는 빛들..

노오란 추모 리본을 달고
거북이는 사람들이 아주 많이 모여있는
밝은 곳으로 나와 날아갔어요...
거북이의 눈 속엔
작은 빛들이 가득해요...
한참을 보고 또 보고...
설명이 없어도 마음으로 알게 된 책..
마음으로 읽은 책...
일상이 바쁘고 힘들어 조금씩 잊고 살던 그날을
다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잊으면 안 되는데, 계속 기억해야 하는데...
아직도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말이죠.

그러나 없던 것처럼,
감출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진실이었어요
작가의 말처럼,
감출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합니다.
두 번 다시는 반짝이는 빛들을
깊은 바닷속으로 몰아넣어서는 안되니까요.
반짝이는 빛들을 추모하며.
0416. 잊지 않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