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시에도 마침표가 있어서마침표가 있는 행을 읽고 나면침을 꼴깍 삼켰었는데,요즘 시에는 마침표가 없어서문장의 끝을 읽고도 더 생각이 뻗게 된다.ㅡ모르는 시인의 모르는 시를 읽을 때는초반에 좀 당황한다.오롯히 혼자 느껴야 하고내가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지서희 시인의 시들은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조용히 끙끙 앓는다.막 사랑하지도,막 슬퍼하지도,막 외로워하지도 않는다.사랑한 사람(들)이 생각난다.상처입었던 상황도 떠오른다.애달팠던 사랑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그러면 더 깊은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겠다.ㅡ‘발걸음을 옮길 때마다기억은 한 겹, 또 한 겹길 위에 내려앉아’<추억의 길>의 한 부분이다.몇 번이고 읽었다.어제 그제도 읽고,오늘도 읽었는데,자꾸 눈물이 났다.읽을 때마다 다른 기억이 떠올라서눈물의 종류도 달랐다.왠지 모르겠지만울고나니 좀 시원했다.ㅡ역시 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가장 좋은 수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