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레이스
길리언 플린 지음, 유수아 옮김 / 푸른숲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스릴러 작가 길리언 플린의 <다크 플레이스>. 이 작품을 읽기 전 그녀의 <나를 찾아줘>라는 작품을 먼저 접했다. 사실 스릴러 작품을 자주 읽거나 일부러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었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500페이지가 넘는 두툼한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그 정도로 매력이 있었고 집중도를 높였고 흡입력이 최고였다.

 

스릴러라고 하면 바로 이런 맛이 있어야 독자로 하여금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최고의 반전이 숨어 있었고 이야기의 전개 역시 탄탄했다. 그래서 기억하고 있던 작가의 다른 작품인 <다크 플레이스> 역시 앞서 읽었던 작품처럼 굉장한 스릴러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앞서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스릴러에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들이 맞물려지면서 예상치도 못한 결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늘 그녀의 소설에는 한 가지 미묘한 반전들이 숨어 있는데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아주 재미있다.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그 반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지 못하지만, 아마 읽으면서 그녀의 흡입력 있는 이야기와 탄탄한 구조에 감탄을 갖게 될 것이다.

 

주인공인 리비는 7살 때 엄마와 두 언니를 잃게 되고, 그 살인범으로 친오빠 벤이 지목되어 교도소에 수감되게 된다. 그 당시 리비의 증언이 어느 정도 그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이 되었고, 그렇게 그녀는 25년을 그때의 충격으로 살아가게 된다. 그녀의 마음속에 다크 플레이스를 심어 놓은 채 말이다. 하지만 우연히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풀어나가는 ‘킬 클럽’이라는 곳에 방문하게 되면서 하나씩 진실 찾기에 들어가게 된다. 애초부터 그녀에게는 오빠가 범인이었고 그것은 25년까지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 앞에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각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교차로 진행시키면서 점점 사건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구도와 전개, 그리고 개연성 및 결말의 반전까지 여러모로 읽는 이로 하여금 매력을 듬뿍 느끼게 하는 작품입니다. 영화화 확정이라고 하는데, 영화가 나오면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이 소설의 매력을 어떻게 스크린으로 끌어들였을지 기대가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낮인데 어두운 방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낮인데 어두운 방. 이라고 하는 책 제목이 이상하게 마음에 들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면서 책 표지와 함께 굉장한 끌림과 분위기가 있었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많이 접한 건 아니지만, 몇 번 접해본 그녀의 작품은 늘 무언가 쓸쓸하면서도 무척이나 감성적이라

섬세함마저 느껴지곤 한다. 이번 작품 역시 그랬다. 무엇보다 마치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어감과 이야기에서 따뜻함마저 느껴졌는데,

그래서인지 미야코라는 여주인공과 존스씨의 불륜이라는 사랑마저도 마치 순수한 감정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따지고 보면 두 사람의 사랑은 어디까지나 잘못된 것인데, 보는 이로 하여금 그것은 절대 나쁜 사랑이 아니다, 라고

보이게 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마저도 에쿠니 가오리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번듯하고 좋은 집에 잘 나가는 남편, 부족할 것 없는 미야코 그녀에게 갑작스럽게 다가온 존스.

미야코를 늘 사랑스럽게 대하며 함께 산책을 다니는 두 사람. 그 비밀스러운 만남이 어느새 그녀를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그녀에게는 집 밖으로 나와 세상 속으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혼란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깨달았다.

그리고 용기를 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책 표지에서부터 에쿠니 가오리의 수상쩍은 불온소설이라고 일컫고 있는 이 작품은, 마지막 존스의 말 한 마디에서

씁쓸함이 느껴지는데,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상징하는지는 읽는 독자의 상상력에 따라 다를 것 같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3인칭 시점에서 풀이하며 꽤나 불온한 소설을 어떻게 보면 미화된 모습으로 보이고 있어서

읽는 내내 몽환적이면서 묘한 분위기가 동시에 느껴지기도 한다. 그녀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최갑수의 여행에세이다. 그의 이전 작품들도 많이 만나 보았지만, 이번 작품은 특별히 더 예쁘고 감성적인 것 같다. 사진이 그러했고 많은 글귀가 그러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부터, 그리고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사는 것부터, 그리고 센치해지는 것부터. 그의 이야기들이 홀로 서 있는 나와 다른 이들에게 많은 감성을 전달한다. 늘 여행에세이집을 읽으며, 여행의 대리만족을 느끼는데 이번 그의 책 속 이미지들은 국내 여행지가 많아서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많았다. 기차를 타고 말이다. 저자와 같이 나 역시 기차 소리를 좋아한다. 특히나 낡은 옛 기차 역 안에서 조용하고 텅 빈 고요한 느낌과 나른한 느낌. 그 안에서는 모든 시간이 정지한 듯한 착각이 든다. 그래서 좋았다. 기차를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그 설렘, 그것이 그리워지는 날이었다.

군산의 철길 마을은 그 이미지와 느낌에 한 번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꼭 한 번 가보리라. 늘 이렇게 마음만 먹는다는 것이 문제지만, 그래도 언젠가 가볼 수 있겠지.

“이 책은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단 하루의 봄날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글귀가 오래도록 생각에 머물렀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들춰내 보는 일이 잦아드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마냥 추억 쌓는 일에 젖어 과거도 미래도,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은 채 현재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추억 쌓기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추억을 한 겹씩 들추어보게 된다. 대개가 흐릿해져 모호한 것들이지만, 그런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G2로 급부상하며 모든 이들이 놀랄 만큼 단 시간 안에 큰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 거기다 14억 인구. 중국의 경쟁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넓은 땅 덩어리에 많은 인구. 그것이 국력이었다. 앞으로 향후 몇 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암암리에 누구나 품게 되는 사실이었다. 그만큼 중국은 놀라울 만큼 큰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중국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짝퉁’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명품에서부터 하물며 아이폰까지. 중국에서는 못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런 기대치가 있는 중국에서 한국계 기업의 종합상사 영업부장인 전대광은, 이미 중국 사람이 다 되었을 정도로 중국말에서부터 중국 역사, 중국의 전통 차, 무엇하나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중국에 대해 박학다식하다. 영업부장으로 쌓아온 이력답게 중국인들을 상대하는 방법 역시 베테랑이다.

 

중국은 ‘꽌시’가 굉장히 중요했다. 부와 지위가 있는 사람을 ‘꽌시’로 둘수록 많은 일을 손쉽게 따낼 수 있었고, 여러모로 이로운 점이 많았다. 전대광에게는 샹신원이라는 좋은 ‘꽌시’가 있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심장인 상하이 세관의 주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만큼 힘도 있었고 누구나 이런 꽌시를 잡기 위해 애쓰는 것이었다. 그런 ‘꽌시’의 부탁으로, 중국에 새로 성형외과를 차리게 되면서 의사 서하원을 중국으로 데려오게 된다. 서하원은 양약수술이 잘못 되면서 20대의 젊은 직장 여성이 사망하면서, 안타깝게도 내리막길을 달리게 된 의사였다. 양심적이고 선한 사람이었지만, 그런 사고에서 예외가 될 순 없었다. 그런 그에게 중국에서의 새 삶을 준 것이 전대광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돈으로 모든 게 판가름 나는 자본주의는 솔직하다. 그러나 야하다. 그리고 잔혹하다. ‘분하고 억울해하지 마. 누가 돈 안 벌랬어. 벌어, 맘껏 벌어.’ 이게 자본주의가 하는 말이다. (3권, 32쪽)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일하고, 자본주의 시대는 돈 앞에서는 정도 미덕도, 예의도 없다. 뉴스와 신문 보도에서도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싸우는 일이 허다하다. 돈 앞에서는 누구나 이성을 잃고 냉정해지며, 잔혹해진다. 중국은 그중에서도 최고다. 하물며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이 ‘정말 예쁘다’가 아닌 ‘돈 많이 버세요’ 혹은 ‘돈 많이 버는 인상이다’와 같은 돈에 관련 말이겠는가. 책 속의 한 인물인 프랑스 사람 자크 가방이 이해 못하듯이 중국은 그야말로 돈 앞에서는 누구나 장사 없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느긋하게 ‘만만디’다. 하지만, 돈 앞에서는 우리나라 저리가라 할 정도로 빠르다. 그것이 바로 중국이다.

 

가장 주축이 되는 인물, 전대광. 그리고 그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사람들. 전대광의 조카인 송재형, 그리고 그의 중국인 여자친구인 리옌링, 액세서리로 중국 칭다오에서 튼튼한 한국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하경만 사장 등등 수많은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 <정글만리>는 그야말로 중국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중국의 역사까지도 덧붙여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신으로 칭송받는 마오쩌둥의 이야기부터 다양한 역사 속 이야기가 더해져 이야기의 견고함이 살아 숨 쉬게 된다. 1권당 400페이지에 달하는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중국의 놀라운 발전에 감탄하게 되고, 중국에 대해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생각을 바로 고치게 된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내는 모습을 보며 한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굉장한 흡입력이 있는 이 책은 ‘역시 조정래 선생님이시다!’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핀란드 여행 - <카모메 식당> 뒷이야기
가타기리 하이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한 배우 가타기리 하이리 가 전하는 핀란드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 핀란드 여행> 은, 단순히 떠난 핀란드 여행기가 아니라 가타기리 하이 리가 <카모메 식당>을 촬영하기 위해 핀란드에서 머무 른 한 달 동안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가타기 리 하이리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맛있는 음식 에 대한 식탐이 남달랐다. 아버지는 잘 먹는 딸의 모습을 보고 커서 희대의 술 잘 먹는 식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 다고 하는데, 그와 달리 그녀는 식통이라고 할 만큼 미각 이 남다르거나 뛰어나지 않았다. 그보다 먹을 것을 보면 환장하는 식탐이 강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인지 그녀는 어디에 놀러가더라도 명물이라고 하면 그것이 무 엇이든 간에 꼭 먹어보아야 직성이 풀리곤 했다. 안내 책 자에 실려 있는 맛 집이라고 소개된 곳에는 꼭 찾아가 보 았고, 모든 책과 인터넷을 동원해 맛 집을 검색하곤 했다 . 나는 은근히 맛 집에 대한 환상이 없고 오히려 거부감 이 있는 편이다. 그 이유인즉슨, 맛 집이라고 과장되고 화려하게 설명한 집들 중에 그 화려한 이름값을 하는 경 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지역의 명물은 웬만해서는 먹어보려 하긴 하지만, 맛 집에 대한 기대감 은 드문 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찾아간 맛 집 에 실망했다고 하더라도 맛 집에 대해 검색하고 기대했 던 그 시간들에 만족한다고 하니, 오히려 대단하다는 생 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의 식탐답게 핀란드의 맛있는 음 식들에 대한 소개 역시 쏠쏠하게 나온다. 일단은 비행기 안에서 처음 맛보게 된 고무 맛이 나는 핀란드의 흔한 사 탕 살미아키다. 허브 맛도 나고 짠 맛이 강하게 나는 이 음식은 편의점에 가도 각양각색의 종류별로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한 번쯤 맛보고 싶기는 한데, 자극적인 음 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내게는 어쩐지 맞지 않을 것 같 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오히려 그보다는 핀란드 어 머니의 맛이라고 하는 시나몬 롤이 무척이나 맛있을 것 같았다. 특히나 빵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군침이 들 정도 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동이에 1리터씩 푸짐한 양으로 파는 딸기가 더욱 매력적이다. 핀란드어로 맛있는 음식 과 만났을 때에는 ‘휘바’라고 한다는데, 이 딸기는 그 ‘휘 바’라는 말이 무척이나 어울리는 맛이라고 한다. 그러니 더욱 그 달콤함이 유혹으로 다가온다.

이밖에 노면전차를 타고 박물관을 찾아가는 소소한 일상 과 영화를 찍으며 알게 된 핀란드의 젊은 배우 야르모 니 에미 군의 이야기, 핀란드의 현란한 밤거리, 클럽, 촬영이 끝난 날에는 농장 체험까지. 그녀가 핀란드에서 보낸 소 소한 일상과 이야기들은 이미 우리들을 핀란드로 이끌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이야기들을 들여다보면서 내 머릿 속에는 핀란드에 가면 꼭 이것은 해보겠노라는 목록들이 들어차 있었다. 어느덧 마음은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 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배우인 그녀가 전해주는 핀란 드 이야기는 소소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녹아 있는 그 대로의 모습을 전해주었고, 그것이 따뜻한 감성으로 느 껴졌다. 어쩐지 이 책을 보고 나니, 가고 싶은 여행지 목 록에 핀란드가 추가되어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