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정글만리 1~3 세트 - 전3권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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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로 급부상하며 모든 이들이 놀랄 만큼 단 시간 안에 큰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 거기다 14억 인구. 중국의 경쟁력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하다. 넓은 땅 덩어리에 많은 인구. 그것이 국력이었다. 앞으로 향후 몇 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G1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암암리에 누구나 품게 되는 사실이었다. 그만큼 중국은 놀라울 만큼 큰 발전을 해나가고 있다. 중국하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짝퉁’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명품에서부터 하물며 아이폰까지. 중국에서는 못 만드는 것이 없을 정도다. 대단하다는 말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런 기대치가 있는 중국에서 한국계 기업의 종합상사 영업부장인 전대광은, 이미 중국 사람이 다 되었을 정도로 중국말에서부터 중국 역사, 중국의 전통 차, 무엇하나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중국에 대해 박학다식하다. 영업부장으로 쌓아온 이력답게 중국인들을 상대하는 방법 역시 베테랑이다.

 

중국은 ‘꽌시’가 굉장히 중요했다. 부와 지위가 있는 사람을 ‘꽌시’로 둘수록 많은 일을 손쉽게 따낼 수 있었고, 여러모로 이로운 점이 많았다. 전대광에게는 샹신원이라는 좋은 ‘꽌시’가 있었다. 그는 중국의 경제 심장인 상하이 세관의 주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그만큼 힘도 있었고 누구나 이런 꽌시를 잡기 위해 애쓰는 것이었다. 그런 ‘꽌시’의 부탁으로, 중국에 새로 성형외과를 차리게 되면서 의사 서하원을 중국으로 데려오게 된다. 서하원은 양약수술이 잘못 되면서 20대의 젊은 직장 여성이 사망하면서, 안타깝게도 내리막길을 달리게 된 의사였다. 양심적이고 선한 사람이었지만, 그런 사고에서 예외가 될 순 없었다. 그런 그에게 중국에서의 새 삶을 준 것이 전대광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돈으로 모든 게 판가름 나는 자본주의는 솔직하다. 그러나 야하다. 그리고 잔혹하다. ‘분하고 억울해하지 마. 누가 돈 안 벌랬어. 벌어, 맘껏 벌어.’ 이게 자본주의가 하는 말이다. (3권, 32쪽)

 

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일하고, 자본주의 시대는 돈 앞에서는 정도 미덕도, 예의도 없다. 뉴스와 신문 보도에서도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싸우는 일이 허다하다. 돈 앞에서는 누구나 이성을 잃고 냉정해지며, 잔혹해진다. 중국은 그중에서도 최고다. 하물며 전 세계 여성들이 가장 듣기 좋아하는 말이 ‘정말 예쁘다’가 아닌 ‘돈 많이 버세요’ 혹은 ‘돈 많이 버는 인상이다’와 같은 돈에 관련 말이겠는가. 책 속의 한 인물인 프랑스 사람 자크 가방이 이해 못하듯이 중국은 그야말로 돈 앞에서는 누구나 장사 없다. 성질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느긋하게 ‘만만디’다. 하지만, 돈 앞에서는 우리나라 저리가라 할 정도로 빠르다. 그것이 바로 중국이다.

 

가장 주축이 되는 인물, 전대광. 그리고 그 주변 인물로 등장하는 사람들. 전대광의 조카인 송재형, 그리고 그의 중국인 여자친구인 리옌링, 액세서리로 중국 칭다오에서 튼튼한 한국계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하경만 사장 등등 수많은 개성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이 <정글만리>는 그야말로 중국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중국의 역사까지도 덧붙여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신으로 칭송받는 마오쩌둥의 이야기부터 다양한 역사 속 이야기가 더해져 이야기의 견고함이 살아 숨 쉬게 된다. 1권당 400페이지에 달하는 총 3권의 책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를 읽고 나면, 중국의 놀라운 발전에 감탄하게 되고, 중국에 대해 편견에 사로잡혀 있던 생각을 바로 고치게 된다. 또한 다양한 인물들이 그려내는 모습을 보며 한국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굉장한 흡입력이 있는 이 책은 ‘역시 조정래 선생님이시다!’라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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