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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 개정증보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 최갑수의 여행에세이다. 그의 이전 작품들도 많이 만나 보았지만, 이번 작품은 특별히 더 예쁘고 감성적인 것 같다. 사진이 그러했고 많은 글귀가 그러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부터, 그리고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사는 것부터, 그리고 센치해지는 것부터. 그의 이야기들이 홀로 서 있는 나와 다른 이들에게 많은 감성을 전달한다. 늘 여행에세이집을 읽으며, 여행의 대리만족을 느끼는데 이번 그의 책 속 이미지들은 국내 여행지가 많아서 찾아가 보고 싶은 곳이 많았다. 기차를 타고 말이다. 저자와 같이 나 역시 기차 소리를 좋아한다. 특히나 낡은 옛 기차 역 안에서 조용하고 텅 빈 고요한 느낌과 나른한 느낌. 그 안에서는 모든 시간이 정지한 듯한 착각이 든다. 그래서 좋았다. 기차를 타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그 설렘, 그것이 그리워지는 날이었다.
군산의 철길 마을은 그 이미지와 느낌에 한 번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꼭 한 번 가보리라. 늘 이렇게 마음만 먹는다는 것이 문제지만, 그래도 언젠가 가볼 수 있겠지.
“이 책은 내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단 하루의 봄날일지도 모르겠다.” 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글귀가 오래도록 생각에 머물렀다. 나이가 들수록 추억을 들춰내 보는 일이 잦아드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마냥 추억 쌓는 일에 젖어 과거도 미래도,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은 채 현재에 머물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추억 쌓기보다는 그동안 쌓아온 추억을 한 겹씩 들추어보게 된다. 대개가 흐릿해져 모호한 것들이지만, 그런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