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띨빵군의 돈 잘 버는 캘리그라피 - 당장 할 수 있는 손글씨 창업 & 프리랜서
박애란 지음 / 시대에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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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나아가 캘리그라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설명해주고 있는 캘라그라피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작가 띨빵군의 돈 잘버는 캘리그라피>는 손 글씨에 관심이 많고 나아가

이를 직업으로까지 삼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책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손 편지를 많이 주고받고, 우체통에 자신의 글씨로 직접 쓴 정성이 담긴

편지를 보내던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가 답장으로

보내 온 편지를 받으며 손 글씨에 담긴 마음과 정성을 느낄 수도 있어서 소소하지만

순수한 행복과 기쁨을 느끼곤 했다. 최근에는 휴대폰과 인터넷 등의 발달로 손 편지에

대한 온전한 정을 느낄 수 없어서인지 손 글씨에 대한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메모를 하거나 끼적이는 것들을 좋아해 종종 메모나 그림과도 같은 글씨들을

기록해두고는 하던 터라 이 책을 보며 손 글씨에 대한 더 큰 매력과 깊이를 느끼게 되었다.

저자 역시 손 글씨를 쓰기 시작하면서 예전의 잊고 있던 정이나 크게는 한글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고 하니, 손 글씨를 쓰는 일은 더욱 소중한 일이 아닌가 싶다.

 

책은 작가 띨빵군의 대표적인 캘리그라피를 담은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해

기초 캘리그라피를 시작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호감 가는 글씨체 만들기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캘리그라피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친절하게 소개해준다.

이것은 나아가 홍보용이나 회사의 로고 등을 만드는 상황별 캘리그라피를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마지막으로 캘리그라피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행사라거나 책의 제목,

브랜드 작업 등을 소개해주고 있어 직업적으로서의 성공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다.

 

“글씨에서는 그 사람을 닮은 향기가 납니다. 그래서 나는 캘리그라피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말처럼, 개인마다 각자의 글씨체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글씨체에서 그 사람을 느끼게 된다. 예전부터 나는 그것이 참으로 좋았다.

그 글씨체 안에서만 느껴지는 그 사람은 온전한 마음과 감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굳이 직업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캘리그라피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만큼 의미 있고 기분 좋은 일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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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렛 도넛
배정진 엮음, 트래비스 파인 원작 / 열림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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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초콜렛 도넛>이라는 원작 소설이 영화로 나왔을 때, 예고편만으로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두 남자의 동성연인과 그의 보살핌을 받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린 소년의 이야기. 세 사람 모두 세상의 편견과 차가운 시선에 맞서 살아나간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다 결국 영화를 접하지 못했는데, 책으로 먼저 만나게 되어 더욱 좋았다.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꿈을 지닌 채 게이바에서 여장을 하고 노래를 하는 루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긴 채 인정받는 검사로 활동하고 있는 폴, 그리고 루디의 옆집에서 마약중독자인 어머니에게 외면당한 채 쓸쓸하게 홀로 버려진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소년 마르코. 이 세 사람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았고, 아름다운 영화와도 같았다.

 

길지 않은 가벼운 책의 두께는 그 자리에서 쉬지 않고 빠르게 읽혀졌다. 그리고 중간 중간 웃기도 하고, 행복해지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고,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가볍고 짧지만 깊이만큼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읽는 내내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응어리진 감정들이 계속해서 뒤엉켰다. 그리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기도 했다. 나는 이제껏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편견을 갖은 시선으로 많은 것들을 바라보지는 않았던가. 세상의 냉대에 아픔을 가진 세 사람이 서로를 감싸 안으며, 사랑으로 서로를 지켜주는 모습들을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실화라는 것에 더욱 깊은 여운이 남았다. 1970년대 말에 있었던 실화라 지금과는 더더욱 달랐던 보수적인 때였지만, 그들이 거둔 시선이 낳은 참담한 결과가, 마치 큰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잘못을 뒤늦게 깨닫는 무지한 우리네 모습과 같아서 가슴 아팠다. 영화로도 꼭 후에라도 다시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판과정에서 폴이 판사에게 부르짖던 이야기가 계속해서 오래도록 남는다.

 

“판사님, 이래서야 판결을 내릴 수가 있겠습니까? 재판 내내 게이, 인형, 망할 드레스 얘기뿐인데, 왜 진짜 논점은 빼는 겁니까? 이 심리는 마르코를 위한 겁니다. 지금도 마르코는 환경이 맞지 않는 위탁소에 있고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어야 할지 모릅니다. 입양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작고 뚱뚱한 지적 장애아를 세상 어떤 사람도 입양하지 않을 겁니다. 우리만 빼고요! 우린 마르코를 진심으로 원하고 마르코도 우리를 사랑합니다. 우리는 마르코를 정성을 다해 좋은 사람으로 키울 겁니다. 그 아이를 위해서라면 최고의 양육환경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래도 부족합니까? 부모로서의 자격이 이걸로 부족하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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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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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갑자기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변하고,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질까?

세상에서 갑자기 내가 사라진다면,

이 세상은 아무런 변화 없이 여느 때와 똑같은 내일을 맞게 될까?

 

 

서른이라는 아직 어린 나이에 뇌종양으로 죽음을 선고 받은 남자에게 자신의 모습을 한 악마가 나타난다. 하지만 남자와는 정반대로 쾌활하다 못해 다소 부담스러운 성격의 악마는 남자의 죽음에 대한 일종의 거래를 제시한다. 이 세상에서 한 가지씩을 없앨 때마다 남자의 생명을 하루씩 연장해 주기로 한 것이다.

누구나 죽음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악마의 이러한 거래는 솔깃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아직 살아온 인생이 고작해야 30년뿐인 남자에게는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너무나 많기만 하다. 이제와 지나간 일들과 하고 싶었던 미래의 일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와 후회와 미련을 만들어낸다.

 

 

/머지않아 죽는다는 운명을 나 나름으로 받아들였던 건 분명하다. 그런데도 막상 생명을 연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그것이 아무리 터무니없는 거래라도 매달리게 되었다. 죽을 때는 발버둥치지 않고, 침착하고 편안하게. 나는 그러고 싶었고, 그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역시나 죽음이 코앞에 닥치자, 지푸라기에라도(악마에게라도) 매달리고 싶어 하는 탐욕스러운 인간의 본성이 내 안에서 드러났다(본문 중에서)./

 

 

결국 남자는 악마의 거래를 승낙한다. 인간이 누구나 그러하듯이 살고 싶은 본능이 드러난 것이다. 전화가 사라진 세상, 영화가 사라진 세상, 시계가 사라진 세상… 없으면 불편한 것들과 친숙한 것들이 하나 둘씩 생명연장수단으로 사라져간다. 그리고 남자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을 상기시킨다. 첫사랑과 주고받던 공중전화에서의 통화, 함께 보던 영화관, 어머니가 좋아하던 영화. 아버지가 운영하는 시계방에 대한 추억 등 모든 기억들이 하나씩 되살아난다. 이야기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내용을 차례대로 보여준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이토록이나 가볍고 위트 있게 표현해 내다니, 실로 재미있었다.

 

 

월요일: 악마가 찾아오다

화요일: 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면

수요일: 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목요일: 세상에서 시계가 사라진다면

금요일: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토요일: 세상에서 내가 사라진다면

일요일: 세상이여, 안녕

 

 

내가 살아온 삼십년 간, 과연 정말로 소중한 일을 해왔을까? 정말로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말을 해왔을까?

눈앞의 것에 쫓기면 쫓길수록 정말로 소중한 것을 할 시간은 사라져간다. 그리고 끔찍하게도 그 소중한 시간이 사라져 가는 것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시간의 흐름에서 잠깐만 멈춰서 보면, 어떤 전화가 내 인생에서 더 중요한지 금방 알았을 텐데.

 

 

누구나 더 이상의 삶이나 미래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 덜컥 겁이 날 것이다. 아직 하지 못한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죽음학 수업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배웠지만, 유서를 써보거나 자신의 죽음을 준비해보는 과정에서 현재의 삶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이 이야기의 남자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껏 부질없는 것들을 쫓느라 진실로 소중했던 것들을 잊고 살았음을 깨닫는다. 소중한 시간이 계속해서 흐르고 있음을 말이다. 마지막으로 남자의 선택에 대한 악마의 대답이 이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변한다.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소중한 것들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충분히 아름다웠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고.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니, 영화로 나왔을 때 또 한 번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래도 당신은 마지막 순간에 소중한 사람이나 둘도 없는 귀한 것들을 깨달았고,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근사한 일인지 알았어요. 자기가 사는 세상을 한 바퀴 돌아보고 새삼 다시 바라보는 세상은 설령 따분한 일상이었더라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것만으로도 내가 찾아온 의미는 있었을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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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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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에서 '여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특히나 성(性)적인, 육체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쓰여진 <가시내>라는 작품은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꽤나 충격적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정서에서는(최근에 와서야 젊은이들을 주축으로 다소 개방적이게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와 같이 여자(소녀)들의 입에서 거침없이 성적인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이 낯부끄러운 일이나 다름없다. 특히나 우리나라 어른들의 시선에서 바라보았을 때 주인공인 솔랑주의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고 혼을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관점에서 보자면, 성적인 부분의 솔직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늘 감추려고만 하고 부끄러운 것이라는 관점에서만 다가갔을 때에는 성적인 것은 그저 퇴폐적이고 좋지 않은 것이라는 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오히려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어른들에게도 잘못된 선입견으로 자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시내>라는 작품의 저자는 프랑스 문단에서는 이미 논쟁적인 작가로 유명하다. 이 작품에 앞서 <암퇘지>라는 작품으로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었다고 한다. 각종 영화나 책들을 접하다 보면 프랑스는 성적인 부분에서 굉장히 개방적이고 솔직하다. 앞서 논란을 일으킨 <암퇘지가>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면, <가시내>는 순수한 소녀에서 여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라 한다. 특히나 저자는 자신의 청소년기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그러한 저자의 이야기가 어느정도 함께 덧붙여진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껏 교육을 받고 자라온 환경 및 시대가 달라서 그런지 다소 충격적인 것들도 많았고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것들도 있었지만, 평소 프랑스 작품들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 작품 역시 흥미로웠다. 아직 이 작가의 작품인 <암퇘지>는 접하지 못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 작품 역시 접해보고 싶었다. 충격적이거나 다소 난해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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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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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보세요, 단 한 번뿐인 이 거칠고 소중한 삶을 걸고 당신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요?
-메리 올리버 <여름날> 중에서

 

 

죽음학 수업. 어쩐지 생각지도 않았던 죽음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것처럼 아찔하고, 거부감이 들기도 하다. 하지만, 실상 그 수업의 이면을 살펴보면 따뜻함과 살아 숨쉬는 지금 이순간의 삶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죽음학 수업은 공인 간호사이자 뉴저지 주 유니언의 킨 대학교의 교수로 있는 노마 보위의 강의다.  그리고 바로 그 죽음학 수업을 저자인 에리카 하야사키가 4년 간 따라다니면서 함께 수업을 듣고 기록한 내용이다. 이 책은 실제 수업을 듣는 학생과 교수의 생생한 이야기이면서도 소설형식으로 기록되어 있어 읽힘에 있어서 막힘이 없이 자연스럽다.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자신도 그 수업의 한 학생이 되어 그 자리에 함께 존재하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그리고 그 수업들은 조금씩 내게도 영향을 끼쳐 죽음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죽음학 수업은 워낙에 인기가 많아 이미 3년 치는 수강생으로 꽉 예약이 차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이 수업은 우리 나라에도 꼭 필요한 수업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젊은 사람들의 사건 사고에 대한 죽음뿐만 아니라, 불명예스럽게도 자살률이 1위로 기록된 나라가 아닌가. 외국에 대해 심리 상담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많은 터라 이러한 수업이 자리잡기까지 과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 지 답답하기만 하다.


누구나 삶을 이어가다 죽음을 맞이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늘 죽음이 같은 모습으로 자리잡지 않는다. 예기치 않은 죽음도 존재하고, 준비된 죽음도 존재한다. 그런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둘씩 내 주변 사람들이 떠오르고 결국 마지막에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죽음을 통해 바라보고자 한 것은 결국 지금 살아 숨쉬고 있는 뜨겁고 생생한 삶이었다. 바라보고 있는 푸른 하늘, 느끼고 있는 시원한 바람, 맡고 있는 향기로운 풀잎 냄새까지. 모든 것이 살아 숨쉬고 있는 그 자체이다. 자신의 장례식장을 떠올려 보고, 유언을 써보는 행위를 통해 지금의 삶에서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꿈과 열정을 되찾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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