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안녕, 인공존재!>는 배명훈의 단편집이다. <타워>의 작가라고 소개되어 있기는 하나, <타워>를 접해보지 못했기에 내게 이 배명훈이라는 작가는 말 그대로 처음이다. 책을 읽기 전 그를 나타내고 있는 다양한 글귀들을 보니, 뭔가 꽤나 흥미진진하게 구미를 당겨왔다. 우주에서 온 무한대의 상상력, SF적인 환상소설 등 뭔가 기묘하고 독특한 것임에 틀림없었다. 사실 흔한 로맨스적인 사랑이야기 보다 이런 류의 글에 더 끌리는 탓인지라 책을 펼쳐 들고는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까지 정신없이 읽어내려 갔던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띵- 한 것이 한 동안 그렇게 멍했던 것 같다. <크레인 크레인>, <누군가를 만났어>, <안녕, 인공존재!>, <매뉴얼>, <얼굴이 커졌다>, <엄마의 설명력>, <변신합체 리바이어던>, <마리오의 침대>라는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편, 한 편 읽어 내려갈 때마다 작가의 상상력에 가히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더불어 나는 그의 글 솜씨와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유쾌했고, 좋았다. 사실 다소 난해하고 어려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상상력을 동원하게 만들어서 그런지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처음 <크레인 크레인>을 읽으면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이란 말이 절로 나왔다. 대체 얼토당토 않는 거대한 크레인이 마을을 이어준다니. 것도 무녀가. 여러모로 참 황당한 상상력이 아닐 수 없다. 다음의 <누군가를 만났어> 역시 공룡화석 때문에 모인 사람들과의 일어나는 조금 색다른 반전과 사건들이 나온다. 특히나 고고심령학자들이 찾는다는 부족의 영혼이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안녕, 인공존재!>는 한 박사가 어느 날 자살을 하고 주인공에게 요상한 조약돌을 남기게 된다. 대체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참으로 황당하다. 그 밖에 한 편 한편 각각 매력적인 특색을 담고 있으며, 각기 신선하고 재미난 상상력이 깃들어져 있다. 이상하리만치 한 권에 묶인 단편집이라 하면 대부분 뭔가 통일되거나 그래도 지향하게 되는 느낌이 비슷할 법도 한데, 이 단편집은 전혀 아니올시다! 이다. 한 편, 한 편 시사하는 바도 다르고 전체적인 느낌들이 각기 넘치는 개성들로 무장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정말이지 말 그대로 8편의 짧은 소설들을 따로 떼어놓고 본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연관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 단편은 그야말로 매력적이었다.  

 


그는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을 아주 유쾌하고 황당한, 혹은 놀라운 상상력으로 포장하고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이해하고,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 혹은 한 번쯤 생각해 보았을 미지의 존재나 가슴 깊이 내재되어 있는 뜨거운 욕망, 슬픔, 상처 등… 다양한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 읽었을 때는 ‘이게 뭐야?’ 싶다가도 잠시 뒷면 퍼뜩 뇌리를 스치는 깨달음이나 놀라움과 같은 글이었다고 할까. 어쨌든 무척이나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과 깊이를 담은 믿음직한 글은, 그의 다른 작품들을 보러 오라고 손짓하는 제스처 같았다. 때문에 그의 작품이라면 언제든 두 팔 벌려 환영하지 않을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핫하우스 플라워 - 온실의 꽃과 아홉 가지 화초의 비밀
마고 버윈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나는 식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랑하긴 하지만, 화초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무지하긴 하지만, 그것들이 얼마나 매력 있고 생기 넘치는지는 알고 있다. 그것만큼 자연스럽고도, 인생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 역시 말이다. <핫하우스 플라워>의 그녀 릴라는 화초에 대해서 무지할뿐더러 일말의 관심조차 갖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녀가 우연찮게 다양한 화초와 열대식물을 팔고 있는 엑슬리를 마주치면서 인생의 변화가 찾아온다. 우연찮게 ‘극락조화’라고 하는 열대식물을 구매해 애지중지 키우게 된다. 극락조화의 잎사귀를 소중한 손길로 쓰다듬고, 그에게 말을 건넬 때면 어느새 평온해지고, 마음의 안정이 찾아들었다. 4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이혼이라는 끔찍한 결말을 맞이한 그녀는, 사회적으로는 인정받는 카피라이터로써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사랑에서는 전혀 그러하지 못했다. 때문에 그녀는 공허하고 빈껍데기의 삶을 산다고 여겼고, 그런 그녀의 마음은 극락조화를 키우면서 위로받기 시작했다. 따지고 보면 그녀가 극락조화를 키우게 된 것 역시 엑슬리에 대한 흑심 때문이었지만, 아무쪼록 그녀에게 처음으로 화초에 눈을 뜨게 해준 것은 엑슬리의 몫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던 중 그녀는 우연찮게 길을 가다 마주친 빨래방 안의 풍경에 넋을 잃고 만다. 구석 구석을 감싸고 있는 식물들과 바닥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는 이끼들. 도무지 빨래방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광경에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발길을 들여놓게 된다. 무엇보다 그녀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엑슬리에게서 받은 책자에서 본 것과 같은 ‘나비단풍’때문이었다. 그것이 귀한 것인지는 몰랐지만, 아무쪼록 그녀의 시선을 끈 건 확실했다. 그때부터였을까. 빨래방 주인인 아르망과의 인연이 닿은 것이 말이다. 그녀는 아르망에게서 나비단풍의 가지를 받아와 그 가지에서 뿌리가 자라게 된다면, 신비스러운 존재인 아홉가지의 화초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조건을 받아왔다. 엑슬리와 아르망에게서 아홉가지의 신비스러운 화초의 얘기를 접하게 되면서 어느덧 그녀에게 화초는 좀 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결국 여러모로 그녀가 저지른 사건들은 그녀의 인생을 또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것 역시 그녀의 선택이었겠지만, 아무쪼록 내가 보기엔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 아니었나 싶다. 그녀를 단단한 끈으로 불러들인 어떤 강력하고도 향기로운 운명 말이다.



결국 멕시코로 날아간 그녀에게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은 그녀를 송두리째 바꿔 놓기에 이른다. 아홉가지의 화초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아니 이름조차 없는(이미 멸종된 것이라 알려진) 열정의 화초까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다양한 화초들을 찾아나서는 광경을 보는 내내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머릿속으로는 아름다운 광경이 흘러들었다. 푸르른 열대우림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만난 디에고와 그녀. 그리고 아르망과 엑슬리의 모습까지. 자연 속에 놓인 화초들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아름다운 향기와 매력적인 자태의 모습이 아른거려왔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으로 영화화된다는 것으로 책을 덮는 것에 있어 아쉬움과 기대감으로 벅차올랐다. 어떤 영상으로 풍족하게 차오른 기대감과 아름다움을 채워줄지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어쩐지 책을 읽는 내내 그녀의 모습이 줄리아 로버츠로 겹쳐 보이는 통에 이미 내 머릿속에서는 한 편의 영화가 시작되는 듯 했다. <핫하우스 플라워>는 참으로 아름다운 소설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화초에 관심이 없던 사람일지라도 이 책을 읽고 나면 절로 화초에 대한 관심이 솟구치게 될 것이다. 비단 나 역시 그러하다. 화초를 가져다 집에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생생하게 집안을 빛내 줄 수 있으리라.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 질투, 욕망, 외로움, 허망함 등 다양한 악한 기운을 몰아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연은 그 만큼 우리에게 고마운 존재이자, 너무도 많은 것을 선물로 주고 있지 않나 싶다. 고맙다는 말로는 다 할 수 없을 만큼 말이다. 읽는 내내, 읽고 난 뒤에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작품이었다. 이제는 길을 가다가도 화초나 식물을 마주치면 쉽게 지나치지는 못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변신 - 한차현 장편소설
한차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에 앞서 책의 앞면, 뒷면 할 것 없이 모조리 읽고 보니, 어쩐지 기괴하고 독특한 소설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표지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는 외계 생명체와도 같은 그림이 그 사실을 더 없이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었다. 더욱이 40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에 다소 겁이 난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앞 페이지를 넘겨 한 장, 한 장 읽어내려 갈수록 더없이 기괴해지고, 난해해지는 내용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주인공은 목사인 한차연, 그는 한 점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깨끗하고 반듯한 기독교인이다. 그의 아내 역시도 기독교인으로서 솔직하고, 당당하고 야무진 사람이다. 이 두 사람에게 닥친 것이 과연 이들이 말하는 운명인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앙상하게 마르고 어딘지 아파보이는 A는 목사인 차연에게 자신의 실제 모습을 선보임과 동시에 그에게 특권을 주기에 이른다. 우주 밖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 그는 오래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기어이 이 기회를 잡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와 더불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은 아내와도 함께 떠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들은 허무한다르안한다르라는 앎의 탑이 있고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도서관이 있는 곳을 선택해 우주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 곳에서의 일정은 이들에게 너무도 부족한 것이었다. 이 많은 자료 속에서 그들은 하느님의 동영상을 보게 되며 아내는 결국 남편만 먼저 돌아갔다 오라고 한 뒤, 자신은 이곳에 남겠다고 한다. 여기서부터 남편과 아내의 운명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치닫게 된다.



우주여행. 나 역시도 허무맹랑하고 다소 기이한 현상과 이야기에 많은 매력을 느꼈던 터라 혹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알 수 없는 곳에 대한 호기심과 열망은 누구나 어느 정도는 갖고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인지 이들의 우주여행 부분이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누구나 자신에게 그런 특권을 주겠다며 기회를 부여한다면 쉽게 거절하지는 못했으리라. 인생의 단 한번뿐인 기회를 말이다. 차연 역시 그런 것이다. 후에 차연이 다시금 아내를 찾기 위해 방황하고 고생하는 부분은 안타깝고 가엾기까지 했다. 또한 누구하나 아는 이 없는 낯선 땅에 놓인 아내 역시도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 싶기도 했다. 결국엔 이것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 모를 결말을 불러일으켰을 때에는 나도 모르게 힘 빠지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도대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 그토록 언급하는 운명인가 하고 말이다. 아내는 재회의 순간에서 남편에게 ‘운명’이라는 말을 많이 언급한다. 이 역시도 운명이고,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말이다. 이 모든 것들은(지금 현재까지도) 모두 정해진 운명이었다고. 과연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인가? 운명이라는 것으로 합당한? 사실 난 종교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그 관점이나 생각이 내겐 다소 어리둥절했으며 이해 불가능한 부분이 많았다. 운명으로 결론지어 그간의 일들을 태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도 그러했고, 글의 상당 부분 등장하는 종교에 대한 부분 역시 그러했다. 그래서 인지 이 책을 읽는 데 더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싶다.



이 작가의 글은 처음 접하지만, 그 처음 접한 충격이 상당하다. 애초에 그 정도의 각오를 하고 읽은 글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상당히 기괴하고 재미있으며, 난해하고 충격적이다. 마지막 구절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목사의 앞날을 암시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것을 끝으로 이 책의 결론에 사뭇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목사와 아내의 운명을 비롯해서, 지구로 돌아온 목사의 운명까지. 이 모든 것이 결국은 운명이라는 굴레 안에서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것일까. 공상 과학 같은 느낌이 종교의 조합이라니. 정말이지, 참 난해하다. 아무쪼록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 덕에 저자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내겐 참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극한기
이지민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청춘이란 무엇인가. 청춘이야말로ㅡ 여름의 뜨겁게 작렬하는 태양보다 뜨겁고 봄의 싱그러움을 노래하는 풀빛보다 푸르른 것이다. 청춘의 열정과 꿈이야 말로,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값지고 놀라운 잠재력이 되는 것이다. 그 청춘의 단연 으뜸이야말로 사랑이 아닐까 싶다. 설레고 풋풋한 감정 속에서 시작되는 가슴앓이와 애틋함. 절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청춘극한기>는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한 때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종플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내 러브 바이러스를 만들어 낸 것! 그 바이러스에 걸리면 마치 사랑을 하는 사람처럼 가슴이 콩닥콩닥 떨리고, 얼굴이 발그레해진다. 이 얼마나 귀엽고 놀라운가.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바이러스지만, 어디까지나 그 시초와 발단과정이 나는 너무도 앙증맞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작가(반 백수)인 오택선, 그녀는 우연찮게 스타벅스에서 소개팅으로 미키마우스의 아버지 남수필을 만나게 된다. 그때부터 사건이 시작된다. 남수필은 과학자로서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사람이다. 소개팅이 있은 후 그녀를 찾아와 마치 갓 사랑에 빠진 열렬한 남아의 모습을 보인 뒤 그는 죽은 채로 발견된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유언과 사과, 그녀가 찾아야 할 사람을 일러준다. 그녀는 그에게서 G-10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를 도와주러 나타난 남수필의 동료 이균과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된다.



실로 그녀에게 있어서 이 상황은 지지리도 복도 없고 운도 없는 상황일지 모른다. 하필 간만에 한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와 별다르게 진전된 일도 없이 그저 그가 먹던 토란국을 먹었다는 이유로 바이러스에 감염되다니 말이다. 이 바이러스의 증상 중 또 하나는 예전의 추억을 실제처럼 마주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좋은 기억이 될 수도 있고, 나쁜 기억이 될 수도 있다. 아무쪼록 골목을 지나가다가 초등학교 때의 내 모습을 훔쳐보기도 하고, 느닷없이 치욕스러웠던 예전의 그 순간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녀는 다소 몽환적인 상태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바이러스와 싸워나갔다.



인생이란 것이 이런 것이 아닌가. 그 누구도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죽음을 예측할 수 없듯이, 모든 인생의 운명도 이렇게 알게 모르게 무턱대고 다가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죽음과 가까운 연상선상에 있는 것이라면 결코 반가울리 만무하다. 더욱이 한창 청춘의 늪에 빠져 있을 나이라면 말이다. <청춘극한기>는 말 그대로 재밌는 책이다. 때문에 가볍게 넘기기 쉬울 법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속은 진지하고 꽉 찬 진실로 똘똘 뭉쳐있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야말로 저자가 푸르른 청춘들에게, 암울하고 위태로워 보이는 우리네 청춘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지나고 나와 생각해보면 그때만큼 아름다웠던 적도, 그때만큼 용기백배로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적도 없었거늘, 그 당시에는 왜 그리도 모든 게 두렵고 암담하고 지쳤는지 모르겠다. 뜨겁게 열정이 불타올랐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무서웠다. 모든 것이. 하지만, 말 그대로 청춘이 아닌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당신만의 아름다운 청춘.



꼭 청춘이라는 제목이 들어간 책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는, 그 청춘 중에서도 꼭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암울한 청춘 이야기를 들춰내고 싶었다 한다. 나 역시도 그렇게 콕 집어준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더욱이 요즘의 청춘들은 아마도 이 러브바이러스가 진심으로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청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의적 글쓰기 전략 - 예비작가를 위한
아델 라메트 지음, 김정희 옮김, 정제원 감수 / 베이직북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글을 쓴다는 것은 대개의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꺼리는 일 중 하나다. 때문에 내 지인들만 보더라도 예를 들어 시험 문제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아야 하는 서술형 문제는 곤혹스러워 하며 어렵다고 불평하기 일쑤였고, 자기소개서 쓰는 일에도 막막하다며 풀 죽인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 그것은 말하자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글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파악하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솔직하고 깔끔하게 적어놓는다면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전달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는 바를 적는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구구절절 늘어놓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 무엇보다 한 가지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논리정연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 대개 어려워 하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논리정연하게 정리하여 글로 옮길 것인가 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글쓰기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모로 효과적인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글쓰는 것 역시나 어렵지만, 그 중 독창적인 글쓰기가 단연 어렵다. 풍부하고 진부하지 않은 상상력으로 독창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야 말로 단연, 자기만의 색을 지니고 독자들에게도 신선함과 호응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글을 쓰는 일을 두려워하진 않는다. 외려 좋아하는 사람들에 속한다. 하지만, 역시나 글쓰는 일은 힘들다. 더욱이 분명 머릿속으로는 계속해서 맴도는데 그것을 글로 표현하자니, 어울릴만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가장 고통스럽고 답답하다. 한 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그 부푼 꿈은 내 인생의 전반적인 것이었고, 그 순순하고 어렸을 때의 꿈은 무엇이든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과 욕심으로 똘똘 뭉쳤었다. 여전히 그 꿈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의 열정만큼 용기가 생기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무언가 다시금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다시금 작가의 꿈을 키워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 책에는 여러가지의 글쓰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신문이나 잡지에 실릴 글부터 에세이, 소설, 자서전 까지. 그 분류를 상세하게 나누어 각 분류마다 갖추어야 할 요소와 주의해야 할 요소를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때문에,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떠한 글이든, 그저 글을 쓰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것이다. 글이라 함은 혼자서 보는 일기와 같은 형식이 아니고서는,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그래서 인지 작가의 경험담이나 일상생활에서 흔히 우리 역시 겪을 수 있는 글들이 많은 사랑을 받는 듯 하다. 그와 반대로 비 현실적인, 그래서 신비하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글들도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작가의 상상력이 무한한 존경을 표하며, 놀라움을 느낀 적이 한 두번은 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와- 어쩌면 이 부분을 이렇게 기가막히게 썼지? 혹은 이렇게 반전을 줄 수 있다니! 와 같은 것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부류의 책을 다독하는 것 역시나 중요하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 만큼 다양한 글을 읽었기 때문에 어휘력이 풍부해지고, 다양한 글의 맥락을 파악했기 때문에, 논리정연함과 많은 상상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평소에 메모하는 습관이 단연 중요하다. 생각은 말 그대로 생각인지라, 확- 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라할지라도 생각에만 머무른다면 잊혀지기 십상이다. 나 역시도 그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때문에 무슨일이 있어도 메모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굳이 글쓰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세세한 것일지라도 메모하는 습관은 아주 중요하다.

 

글을 쓰는 방법이라 하여, 다소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건 큰 착각이었다. 짤막한 단락으로 나뉘어져, 가볍게 읽힐 뿐더러 이해하기 쉽게 표를 보여준다거나, 예를 들어 설명해 주고 있어서 쏙쏙 잘 들어온다. 더욱이 예비작가를 위한 이라고 제시되어 있지만, 굳이 예비작가가 아니라 글에 대한 거부감과 공포감을 지닌 사람이라도 충분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이 책을 읽고 나면, 아마 어떠한 글쓰기라도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특별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다는 편견이나 거부감은 사라질 것이며,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