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렌초의시종 >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콘서트홀의 좋은 자리? 그때그때 달라요-중앙일보

[문화노트] 콘서트홀의 좋은 자리? 그때그때 달라요

 KBS 교향악단은 요즘 정기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2월부터 KBS홀과 예술의전당에서 각각 14회씩 열리는 올해 정기 연주회의 입장권 14매를 예매하면 40% 할인 혜택과 함께 전용 좌석을 지정받을 수 있는 제도다. 인터넷으로 낱장 티켓을 예매하는 관객도 자신이 앉을 자리를 미리 고를 수 있다. 단말기 화면에 뜨는 객석 배치도로 좌석 번호와 위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티켓링크 등 인터넷 티켓 예약 서비스나 예술의전당 등 공연장 홈페이지에서도 팝업 화면으로 빈 자리를 보여주며 직접 고르게 한다.

 예매를 서두르면 같은 등급이라도 좀 더 좋은 좌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도대체 좋은 자리의 기준은 뭘까. 좌석 배치도를 봐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말하면 공연장의 좋은 자리는 장르에 따라 다르다. 오페라극장에선 무대와 가까울수록 좋지만 콘서트홀에선 문제가 간단치 않다. 또 비싸다고 반드시 좋은 자리는 아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경우 독창회나 독주회는 무대와 가까운 앞자리가 좋다. 연주자의 표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데다 소리도 크고 선명하게 들린다. 1층 C블럭 1열은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이 즐겨 앉는 자리다. 하지만 맨 앞자리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악기 소리가 거칠고 뒤죽박죽으로 들리는 데다 지휘자와 바이올린, 첼로 파트만 보인다.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다양한 악기의 음색이 골고루 배합된, 풍부하고도 부드러운 소리를 즐기려면 S석으로 팔리는 2층 C블럭보다 더 싼 3층이나 4층의 B.D블럭이 더 낫다. 무대에서 천장 반사로 올라오는 뭉클한 사운드가 가슴에 사무친다. 눈요기보다 사운드에 집중하는 매니어들에게 맞다. 또 1층 B블럭은 같은 등급인 1층 D블럭보다 더 낫다. 지휘자.협연자를 가까이서 볼 수 있고 첼로, 더블베이스 등 저음을 비교적 풍부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2층 G블럭의 합창석은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지휘자를 정면에서 볼 수 있다. 2층 F.H블럭의 합창석은 메아리 현상 때문에 소리가 겹쳐 들리지만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생생하게 볼 수 있어 좋다. 연주 동안 다리를 쭉 뻗고 싶다면 1층 A.E블럭의 15열, 눈치보지 않으면서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려면 2, 3층 박스의 맨 뒷자리가 좋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2006.01.22 21:30 입력 / 2006.01.23 07:19 수정

http://news.joins.com/et/200601/22/200601222130224171a000a500a510.html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