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대박 만들기 - 실화소설을 읽으며 가치투자를 배운다
김건 지음 / 가나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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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 - 주식투자로 대박 만들기

 

 

 

 

 

  주식은 재테크 방편으로 과거에는 공무원에게 적극 권유되어 뭣 모르고 나라의 부름에 대량 투자했던 선량하지만 무지한 많은 공무원들의 눈물을 쏙 빼었고, 요즘은 어떻게 뻥튀기 되듯 커진 주식 시장의 달달함에 몰려든 개미들이 매일 게임에 져 슬픈 시장입니다. 저 또한 달콤함을 맛보려다 사탕의 진듯함에 다리 한두개 뜯겨나간 개미마냥 피같은 돈을 손해본 적이 있습니다. 돈의 크고 작음을 떠나, 손해 이익을 떠나 이 또한 자기 계발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이까짓 돈이 뭐라고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나를 원망하게 될까, 남을 탓하게 될까요. 주식 투자를 자기 계발로 생각하고 임한 후에는 손해가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주식 시장을 잘 모르긴 마찬가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실패담에서 내가 미처 모르던 것들을 배우고자 읽게 됩니다. 표지가 독특해 한번 더 뒤돌아보게 되는 책입니다. 두껍지만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자가 크고 대화체는 굵게 적혀져 있어 가독성이 좋은 편입니다.

 

 

 

 

 

  가독성이 좋은 책이지만 실패 실화를 읽는다는 건 마음 편한 일이 못됩니다. 게다가 주인공이 은행원이였다는 점이 충격입니다. 소설 형식으로 현재, 과거를 오가며 작가의 객관적인 시각에서 이야기합니다. 이야기 중간 중간에 '징검다리 투자노트' 코너로 주식 투자에 관련된 정보들을 쉽게 정리해 보여줍니다. 여느 주식책들과 마찬가지로 정석이라 일컫어지는 정보들을 나열할 뿐 그 방법을 실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실제적인 도움을 주진 못하는 것이 한계입니다. 실패담과 함께 이런 정석들만 읽게 되니 가슴이 턱턱 막혀 옵니다. ^^; 일례로 '우량 종목 선택 10계명'을 간략히 소개하지만 만년 초보인 개미들 눈에는 그림의 떡일 뿐, 다른 책과 비슷하구나를 확인할 뿐이라며 실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징검다리 투자노트는 이야기 하나에 투자노트 하나로 매 이야기와 상응하거나 무관해도 올바른 투자 방법을 제공합니다. 역시 정석만을 이야기하는 간단한 원칙들이지만 엉망진창인 주인공의 행보에 이런 정보들로 깊게 생각해 보며 처음부터 투자에 임했다면 어떻게 바뀌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엉킬 데로 엉켜버린 주인공의 대출 상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신문에서만 읽었던 연대보증, 사채, 카드꽝등 다양한 빚잔치로 눈앞이 어질어질합니다. 부모, 형제까지 속여가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속이고 빚에 허덕이며 사기까지 치는 그런 상황에선 인격이고 생명의 존엄이고 눈에 보이는 게 없겠다 싶습니다. 극한의 벼랑에 몰린 사람이 얼마나 무너지는지 안타깝게 지켜봅니다. 그는 마치 감정없는 기계처럼 사기를 쳐대어 감정이입이 되질 않는 주인공입니다. 마지막 장면에서야 흐릿하게 그의 고뇌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해피엔딩에 익숙한 제게는 어리둥절한 마무리. 후기가 없어 다시 프롤로그로 돌아가 저자의 의도를 엿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설마 있을까 싶던 도덕 불감증으로 뭉친 인간들이 의외로 많았고 그들이 우리 머리 위에서 활개하고 있음을 소설 형식으로 까발리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검은 돈의 정체를 파악하고 이로 출세할 수 있었음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과거에 반항하듯 과거의 그림자들을 소설속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지요, 어두운 부분을 해쳐 들여 보였으니 해결책은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가슴이 아닌 머리로 읽어야겠습니다. 저는 감성적으로 그의 피해자들에 감정이입되는 부분이 많아 힘들었습니다. 프롤로그를 미리 읽어보지 못한 채 읽기 시작한 폐단인 듯. 꼭 프롤로그를 미리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주식 시장이나 그 주변의 썩은 부분을 이해했다면 개미들이나 세력들이 우루루 몰려 다니는 작전주, 테마주에 흔들리지 않을 뚝심이 생기겠지요. 실패담은 주식에 실패했던 사람들을 시장에 정을 떼게 하고 '징검다리 투자노트'는 실패보다 성공을 위한 정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선택은 우리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는 현명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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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품격 - 북경대 인문 수업에서 배우는 인생 수양법 Art of Lving_인생의 기술 2
장샤오헝.한쿤 지음, 김락준 옮김 / 글담출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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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샤오헝, 한쿤 - 인생의 품격

얼마전에 읽은 <정글만리>는 중국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중국학도인 제게도 깊은 내용이 많아 놀라웠습니다. 미국기자와 북경대 학생들의 토론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언젠가 저도 들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만약 우리 나라에서의 대담이였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아찔하게도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 북경대학의 인문학 강연을 모아놓은 책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그게 아니더군요. ^^; 북경대 출신들이 어떤 품격을 보여주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역사적인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놀라운 점은 북경대 역사가 100년 조금 넘었다는 사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도 6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책은 가로 길이가 보통 책들에 비해 약간 길고 두껍고 무거워 휴대성은 좋지 못했습니다.

북경대의 인문 수업이 아니라 출신 인사들의 언행을 해설한 책입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우리의 현실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고 넘기지 못할 거라 지레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들이 많아 쉬이 포기하고 비겁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사적인 사람들이 더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 품격을 유지하며 살았는지 그들의 삶과 글을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인생관을 가진다면 일부러 가면을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행동 하나하나에 품격이 묻어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대학이라는 통로를 통해야 제대로 어른 대접을 받으며 사회에 나올 수 있었고 출신 대학이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곤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처음 기획 의도부터 세속적이고 배타적인 느낌이라 품격있게 보이지 않는게 흠입니다. 북경대라는 잣대가 꼭 필요했을까, 인문학 공부를 한 사람들의 품격이 남달랐음을 볼 수 있지만 읽는 내내 북경대가 나와 중국만의 중화사상이 보이는 거 같아 마음은 불편합니다.

하지만 글에서는 품격이 느껴집니다. 지식인의 가면일까요. ^^; 비록 책을 팔기 위해 북경대를 팔아먹지만 인문력으로 상쇄하고 있습니다. 중국어 번역 고유의 많은 뜻이 함축된 한자어가 자주 나와 어렵게 느껴지곤 하지만 깊이 있는 글에 감탄하며 읽게 됩니다. 어럽게 번역된 책을 읽거나 어려운 인문학을 읽을 때면 집중을 위해 책꽂이로 한줄씩 짚어 가며 읽곤 하는데 이 책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기 싫을 정도의 단점이 있음에도 계속 읽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책입니다. 좋았던 점은 챕터들의 제목이 처음부터 눈에 확 들어왔는데요. 나 자신에 대한 예의, 타인에 대한 예의, 삶에 대한 예의, 마음 관리법, 리더의 품격 이렇게 5장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지키고 알아야 할 것이 많아지는 것과 같이 지켜야 할 예의가 늘어나고 나 자신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라는 듯 점진적인 발전으로 느껴집니다. 챕터 안의 글들도 주제어를 갖고 관련 위인의 삶과 글이 예시되고 해설되는데, 그 주제어는 비록 명령체라도 그 내용은 비유적이라 부드럽고 평안한 어른의 목소리로 느껴져 좋았습니다. 위대한 품격이 느껴지는 위인의 행동과 글을 전하며 그 사람의 일생도 간략히 알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루쉰이 의사출신으로 도쿄에 가서야 글을 쓰는 작가로 전향했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북경대 출신 인물의 위대한 품격을 그의 삶 전반을 간략히 이해하며 어떻게 멋진 품격을 가질 수 있었는지 유추할 수 있게 합니다.

북경대 출신이 이야기의 처음을 장식하거나 주도하지 않더라도 꼭 한마디라도 누구든 언급하여 연관성을 이어갑니다. 꼭 그들이 아니라도 각 글의 테마에 어울리는 실례를 들기로 고대의 학자들과 위인들이 나와 글의 깊이를 더해 줍니다. 어른의 말투이지만 이렇게 설득력을 이끌어내는 장치들이 없었다면 글의 깊이가 얕게 느껴졌을 듯,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면서도 인정받은 위인들을 많이 가진 중국이 부럽기도 합니다.

글의 주제에 따라 처세에 관련된 실제적인 조언들도 있어 오래된 고전들을 실례로 들어 설명해도 아무런 어색함이 없어 좋았습니다. 제가 고루한 고전을 깊이 알지는 못해도 동경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왠지 저자들의 말투에 힘을 싣어 설득력을 높여주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북경대 출신들의 인문력이 그런 고전들의 영향력으로 자랄 수 있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마음이 복잡하고 갈피를 못 잡을 때 읽으면 고전에서 유추되는 처세술을 배울 수 있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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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지 말아요 -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
정여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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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 잘 있지 말아요

 

 

 

 

 

  인문학을 읽게 되면서 즐겨 찾게 되는 책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문학을 재해석한 책들이였습니다. 인문학이라는 분야가 워낙에 넓은데다 제가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인 책들을 찾는 일이 아주 힘들더라구요. ^^; 그만큼 인문학적 사고가 발달하지 못해 읽는 것도 삐걱삐걱, 그 책을 내 것으로 소화하도록 생각하는 것도 삐걱삐걱. 초보 수준인지라 제 수준에 맞는 여러 책들을 소개하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을 들려주는 책들을 즐겨 읽게 되면서 이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정여울이라는 이름은 익숙치 않은 거 같았지만 문학평론가라는 소개를 보니 왠지 익숙한 느낌. 책은 구껍고 무겁지만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은 괜찮았습니다. 글자가 작고 중앙에 모여 있어 가독성이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다양한 영화, 소설, 연극 등의 작품을 소개, 해설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을 쉽게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여러 작품들을 인문학적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영화를 설명하며 융이 인용되고, 괴테, 성서 등으로 설명되면서 짧지만 깊이 있는 글로 독자들을 감동시킵니다.  

  시적인 제목이 그대로의 뜻만이 아니 듯, 패스트리의 결들을 한결 한결 떼어 먹듯 작품에 은유되고 함유된 의미들을 단정히 벗겨 들려줍니다. 솔직히 제목은 보자 마자 반감이 느껴졌습니다. ^^; 헤어진 연인을 추억하며 아픈 사랑을 보여주는 듯했고 지금은 사랑 이야기에 빠져 찌질한 내 감정의 잔때를 들여다 보기가 싫어 멀리하게 되는... ㅠㅠ 하지만 제목과 딴 판으로 본문은 시원시원합니다.  

 

 

 


 

 

  전체 테마는 '사랑'으로 사랑, 연애, 이별, 인연 이렇게 4개의 테마로 또 나뉘어 4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랑을 섹스가 있기 전의 전조라던가 결혼이 성립되는 하나의 이유라는 감성적이고 2차원적인 생각을 해왔다면 인문학이라는 돋보기로 보여지는 사랑은 어떤 것인지 3차원적으로 좀 더 어른스럽고 깊이 있게 다각도로 보여줍니다.  

  미리 보고 즐기던 작품도 있고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오래된 작품, 조명받지 못한 작품들까지 다양합니다. 왜 이 작품에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해 보았나, 왜 나는 이걸 아직 보지 못했지 라는 생각에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재미있었고 깊이 읽으며 그 작품과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각 장마다 적게는 8개, 많게는 12개 정도의 작품으로 각 테마에 대해 깊이 들어갑니다. 좋은 글들이 많았지만 깊이 들어갔지만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 듯한 느낌도 종종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제가 생각지 못했던 만큼 깊이 내면작업을 통해 나온 글들인 거 같아 감동적이였습니다. 그리고 심리학, 인문학적인 작품 해설이 너무 좋았는데요. 요즘 제가 집중하고 있는 무의식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테마가 자주 그리고 깊이감 있게 다뤄진 부분들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내용만 듣고 좋아했지만 차마 보지 못했던 작품들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 읽어주는 남자> 등이 소개되어져 너무 반가웠습니다. 많은 곳에서 인용되는 작품들이여서 정말 궁금했지만 개인적으로 터부시하는 내용이나 형식이거나 너무 어려워 보질 못했었고, 다른 곳에서 듣던 것보다 더 깊이 있는 해설에 그 작품을 보지 않고도 배울 건 다 배웠다는 만족스럽고 안일한 마음도 생겼습니다. ^^;  그럼에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요. 읽기 어렵고 구하기 힘든 작품보다 쉬우면서 재미있고 그 나름의 깊은 뜻을 다시 되새김해보고 싶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대표적이였습니다. 기억이 얼마나 선택적이고 왜곡되는지 글을 읽으며 제 기억에 대한 불신이 생기더군요.  

 

 

 

 

 

   

 

  사랑에 대한 4가지 테마를 감성으로만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테마로 인해 나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럼으로 사랑안에 머물 때, 사랑으로 힘들 때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객관적인 눈으로 유체 이탈한 듯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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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노예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09
미셸 오스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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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스트 - 밤의 노예

 

 

 

 

 

  미리 들은 평이 묘사에 강하다는 말을 듣고 읽게 된 책입니다. 작년에 읽은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의식의 흐름에 맞춘 듯 흐르는 묘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 작품과 비슷한 작품을 많이 읽어봤지만 캐릭터에 어느 정도의 매력을 주지 않고는 그 흐름을 끝까지 따라가기가 힘든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즐기는 이야기흐름 방법을 알게 되었으니 이에 만족할 만한 책을 찾는 도전은 계속해야지요. 표지는 뭉크의 <절망>이라는 작품에서 입벌린 사람을 없앤 채 모자를 쓴 외롭게 보이는 남자의 옆모습을 보여주며 소설의 분위기가 잘 어울리게 장식됩니다. 제목이 도통 감을 잡을 수 없고 뭉크의 그림이 신비스러운 느낌을 자아냅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서술됩니다. 인간 내면이 악의와 선량함이 공존하고 남을 평가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모습이 함께인지 그리고 우리 모두 내면의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의심과 패배의식과 나태함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합니다. 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의 성장 과정을 보여줍니다. 현실을 부정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모든 것을 귀찮아하는 주인공의 영웅은 전쟁이 끝나고도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입니다.  

  얼마 전 들은 꿈과 무의식에 대한 강연을 듣고 엄청난 지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 안에는 밝음과 어둠이 있고 이 둘의 시소 관계를 균형맞게 맞추려 노력해야 되고 절대 중간 균형이 맞춰질 일은 없으므로 평생 노력해야 되는 숙제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주인공은 관념적이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나태하며 꿈에 빠져 사는 사람으로 어둠과의 균형을 맞추지 못해 밝음에만 치우친 상황이였지요. 그리고 그가 아버지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모험은 최초의 인간다운 삶으로의 노력이였고 아버지의 모습에 실망해 뒤돌아간 모습은 자신의 어두움을 발견했을 때의 어린 아이의 태도로 몸은 장성해 어른이 되었지만 자라지 못한 그의 내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지 않을까요. 그가 만약 아버지에게 다가가 그가 과거에 그들을 떠나고 지금의 모습에 대해 물었다면... 그는 진정한 어른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자신의 어두움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곧바로 팩 돌아서 버리며 그는 성숙할 수 있는 균형의 에너지를 얻지 못했고 그럼으로 무의식적으로 편했고 안주할 수 있는 어린 시절로 그대로 회귀해 버린 거 같습니다. 어느 정도 그의 덜 저란 자아를 엿보며 비슷한 점을 느끼고 반성하던 제게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글이 쓰여졌지만 그의 생각과 함께 보이는 그의 주변에 대한 평가에 대해 객관적이고 그의 주관에 끌려다니기 보다 독자만의 생각을 만들어내게 유도하는 기법이 독특합니다. 아름답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그의 삶은 독자들을 질리게 하지만 아이같은 주인공을 능가하는 독자의 입장이 생기고 점점 나아지는 그의 모습에 성장기만이 가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쟁이라는 세상의 큰 트라우마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새삼 생각하게 합니다. 어떤 이는 중학교 2학년 즘의 반항기를 다스리게 돕기 위해 세대마다 전쟁을 치뤄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 때의 목적없는 끝없는 에너지를 잘 다스려야 되며, 그 때 우리의 주인공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균형을 맞추며 생기는 에너지를 내 것으로 얻지 못하고 어른이 되질 못하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는 학생들이 심리학을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읽은 프랑스 소설들은 조금 남달랐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요. 대화 장면에서 한 사람의 말이 2-3페이지에 걸쳐 쓰여진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아 놀랍습니다. 그리고 마치 꿈을 꾸듯이 현재에서 추억으로, 이사람과 저사람으로 빠르고 교묘하게 옮겨지는 시선에 혼미해지기도 합니다. 아주 어릴 때의 기억에서부터 40대로 성장하는 한 사람의 일생을 옳고 바르게 보이려는 가면을 쓰지 않은 채 쓴 자서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가면없이 자서전을 쓸려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요.

 

 

 

 

 

 

  마흔이 넘어도 성장하지 못하는 인간상을 보여주니 아직 덜 자랐다 생각하는 제게는 조금 공포스럽습니다. 얼마나 많은 내 그림자를 만나 균형을 이루는 힘든 고난을 넘어야 제대로 현실을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는 걸까요. 아직 어린아이의 꿈에만 머문게 아닐까, 어른의 세계로 한발도 떼지 못한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합니다. 두렵다는 생각에 빠져 따뜻하고 몽글한 어린이의 세계로 돌아가면 안되겠습니다. 주인공의 덜자란 씁쓸한 뒷모습을 생각하며 내 모습을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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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습관이다 - 부정의 나를 긍정의 나로 바꾸는 힘
박용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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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 감정은 습관이다

 

 

 

 

 

  불 쑥 불쑥 예의없이 튀어나오는 감정들에 휘둘리며 힘들 때가 많은 사람에게 이 책의 제목은 좀 당혹스럽습니다. 감정도 습관처럼 내가 조절할 수 있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되는 제목인데요. 이런 대책 불가능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뇌 관련 책을 읽으며 저 나름의 해답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고 그 과정에 만족해 하고 있습니다. 제 대답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될 거 같은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면 띠지를 떼고 읽는데 책의 표지는 웃고 찡그리고 고민하는 등의 표정이 다양한 자잘하고 밝은 아이콘들로 되어 있어 발랄하고 귀엽습니다. 적당한 크기에 무기로 휴대성이 좋았고 줄간도 적당해 읽기가 좋았습니다.






  꾸뻬씨가 생각나는 책입니다. 실제 그 시리즈의 저자도 정신과 의사로 친숙하고 무던한 정신과 의사인 주인공이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도움을 주고 자신의 정진을 위해 떠난 여행 이야기를 들려 주며 인생을 재해석하며 도움을 주듯, 이 책도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진료 과정을 따라 가며 감정에 대해 배우고 깨달을 수 있습니다. 각 주제마다 다른 환자의 사례와 치료 과정과 결과를 알 수 있었고 그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감정에 대한 이론을 하나씩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꾸뻬씨가 간접적인 이야기들로 추상적으로 두루뭉실한 이야기를 한다면 이 책은 우리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하는 감정의 특성을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는 실제 진료 과정과 이론들입니다.

  뇌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은 경험으로 보아도 참 괜찮은 책입니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없는 호르몬과 뇌의 반응들을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객관적인 정보와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 등 증상의 원인과 그 증상들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행복거식증'이라는 단어가 무릎을 치게 만드는데요. 음식 섭취 불안증으로 볼 수 있는 거식증의 악순환이 감정의 습관과 비슷한 데서 저자가 만든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단어입니다.  

  혼자 있는 데 익숙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면 불편하고 낯설어 하며, 항상 무언가를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데 익숙했던 사람도 걱정이 없는 상황이 힘들고 불편해 걱정거리를 찾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저도 항상 무언가를 걱정하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 엄청난 공감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스트레스의 악순환은 자극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강도만큼 자극적인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악순환의 원인, 오히려 자극없고 조용한 혼자만의 활동이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모든 감정의 악순환이 감정습관의 속임수로 책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 인지하는 것이 습관을 고치는 첫걸음이라 합니다. 내가 어떤 유형이고 어떤 패턴의 습관을 가진 사람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매번 비슷한 불행과 스트레스, 우울증에 고통받고 있다면 감정 습관으로 인한 것은 아닌지 체크해 볼만 합니다. 감정은 무의식과 뇌에서의 교감신경, 신경전달 물질등을 통해 이뤄지므로 내가 쉽게 조절할 수 없는 만큼 습관적인 패턴을 자각하고 깊고 긴 내면작업을 통해 긍정적인 습관으로 고쳐나갈 수 있으리라 힘을 주고 있습니다.





  반복된 감정 악순환에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매번 반성과 자책만 합니다. 저자도 감정 습관을 알게 된다고 한 순간에 고칠 수는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습관은 유전과 달리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천천히 몇 개월의 적응기간을 둔다면 행복한 감정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데 이 책에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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