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지 말아요 - 당신의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연애담
정여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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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 잘 있지 말아요

 

 

 

 

 

  인문학을 읽게 되면서 즐겨 찾게 되는 책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인문학을 재해석한 책들이였습니다. 인문학이라는 분야가 워낙에 넓은데다 제가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인 책들을 찾는 일이 아주 힘들더라구요. ^^; 그만큼 인문학적 사고가 발달하지 못해 읽는 것도 삐걱삐걱, 그 책을 내 것으로 소화하도록 생각하는 것도 삐걱삐걱. 초보 수준인지라 제 수준에 맞는 여러 책들을 소개하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을 들려주는 책들을 즐겨 읽게 되면서 이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정여울이라는 이름은 익숙치 않은 거 같았지만 문학평론가라는 소개를 보니 왠지 익숙한 느낌. 책은 구껍고 무겁지만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은 괜찮았습니다. 글자가 작고 중앙에 모여 있어 가독성이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었습니다.  

 

 

 

 

 

 

 


 

 

  다양한 영화, 소설, 연극 등의 작품을 소개, 해설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을 쉽게 소개하는 글이 아니라 여러 작품들을 인문학적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영화를 설명하며 융이 인용되고, 괴테, 성서 등으로 설명되면서 짧지만 깊이 있는 글로 독자들을 감동시킵니다.  

  시적인 제목이 그대로의 뜻만이 아니 듯, 패스트리의 결들을 한결 한결 떼어 먹듯 작품에 은유되고 함유된 의미들을 단정히 벗겨 들려줍니다. 솔직히 제목은 보자 마자 반감이 느껴졌습니다. ^^; 헤어진 연인을 추억하며 아픈 사랑을 보여주는 듯했고 지금은 사랑 이야기에 빠져 찌질한 내 감정의 잔때를 들여다 보기가 싫어 멀리하게 되는... ㅠㅠ 하지만 제목과 딴 판으로 본문은 시원시원합니다.  

 

 

 


 

 

  전체 테마는 '사랑'으로 사랑, 연애, 이별, 인연 이렇게 4개의 테마로 또 나뉘어 4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사랑을 섹스가 있기 전의 전조라던가 결혼이 성립되는 하나의 이유라는 감성적이고 2차원적인 생각을 해왔다면 인문학이라는 돋보기로 보여지는 사랑은 어떤 것인지 3차원적으로 좀 더 어른스럽고 깊이 있게 다각도로 보여줍니다.  

  미리 보고 즐기던 작품도 있고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오래된 작품, 조명받지 못한 작품들까지 다양합니다. 왜 이 작품에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해 보았나, 왜 나는 이걸 아직 보지 못했지 라는 생각에 자신이 한심하면서도 재미있었고 깊이 읽으며 그 작품과 사랑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각 장마다 적게는 8개, 많게는 12개 정도의 작품으로 각 테마에 대해 깊이 들어갑니다. 좋은 글들이 많았지만 깊이 들어갔지만 묘하게 핀트가 어긋난 듯한 느낌도 종종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제가 생각지 못했던 만큼 깊이 내면작업을 통해 나온 글들인 거 같아 감동적이였습니다. 그리고 심리학, 인문학적인 작품 해설이 너무 좋았는데요. 요즘 제가 집중하고 있는 무의식의 빛과 그림자에 대한 테마가 자주 그리고 깊이감 있게 다뤄진 부분들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내용만 듣고 좋아했지만 차마 보지 못했던 작품들인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책 읽어주는 남자> 등이 소개되어져 너무 반가웠습니다. 많은 곳에서 인용되는 작품들이여서 정말 궁금했지만 개인적으로 터부시하는 내용이나 형식이거나 너무 어려워 보질 못했었고, 다른 곳에서 듣던 것보다 더 깊이 있는 해설에 그 작품을 보지 않고도 배울 건 다 배웠다는 만족스럽고 안일한 마음도 생겼습니다. ^^;  그럼에도 다시 보고 싶은 작품도 있었는데요. 읽기 어렵고 구하기 힘든 작품보다 쉬우면서 재미있고 그 나름의 깊은 뜻을 다시 되새김해보고 싶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대표적이였습니다. 기억이 얼마나 선택적이고 왜곡되는지 글을 읽으며 제 기억에 대한 불신이 생기더군요.  

 

 

 

 

 

   

 

  사랑에 대한 4가지 테마를 감성으로만 이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삶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테마로 인해 나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그럼으로 사랑안에 머물 때, 사랑으로 힘들 때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들을 객관적인 눈으로 유체 이탈한 듯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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