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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식탁 - 우리는 식탁 앞에서 하루 세 번 배신당한다
마이클 모스 지음, 최가영 옮김 / 명진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마이클 모스 - 배신의 식탁
작년에 <음식의 제국>이란 책을 읽고 문명과 먹거리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간 문명이 먹거리들로 인해 흥하고 쇠한데다 발전 방향까지 바뀌었다는 걸 알고 참 신기했고 우리 현재의 먹거리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예로 부터 먹어오던 전통적인 먹거리들조차 식재료들이 인공적인 힘으로 가공되었고 인스턴트 음식이라는 인류 최초의 음식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우리는 이런 식재료들과 함께 어떻게 발전해 나갈까요. 아니면 영화나 소설등에서 요즘 자주 예견하듯 멸망으로 치다를까요. 현재를 되돌아보는 것을 넘어 미래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이 책과 함께 해보고 싶었습니다. 책은 두껍지만 가볍고 두꺼운 두께감으로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은 좋았습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먹고 있는 음식들은 거의 모두가 미국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것이 전통 음식이 아니라면 거의 소소한 양념에서부터 모든 식재료가 현대의 기술로 병충해에 강해졌고 영양제가 듬뿍 들어갔으며 유전자 조작으로 과거의 그것이 아닌 변형된 것이라 영양학적으로든 어떤 분야에서 보든 검증된 것이기 보다 지금은 테스트 기간이라 보면 좋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많은 가공품으로 성공적인 산업을 발전시켜온 식품 회사들의 상품들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시점을 마련해주는 좋은 책입니다. 우리는 가공 식품들에 많이 의지하고 있지만 그만큼 충분히 알지도 못하고 막연히 그것이라는 시점만 가지고 있을 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그것으로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렇게 시점을 만들어 내는 3가지 재료로는 설탕, 지방, 소금으로 구체적인 시점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소비할 수 밖에 없던 이유들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업계에서 어떤 식으로 식품을 만들어 왔고 지금 우리가 받고 있는 피해에 대해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폭넓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두꺼운 두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책 자체도 잘 쓰여졌지만 원동력들도 있었습니다. 식품들에 대해 하나씩 알게 되면서 느껴지는 배신감과 함께 이제까지 차곡차곡 쌓여져 왔던 의심을 확인하면서 느낀 카타르시스였습니다. 프롤로그에서 그래도 식품업계의 무차별적 무계획적인 생산을 막기 위한 소소하지만 숭고한 노력이 있었다는 걸 시사하지만 영향력은 미미했다는 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최고 경영자들의 도덕불감증에서부터 잘 파는 회사가 파워가 있는 업계의 분위기까지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식품업계 내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합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가격을 만들기 위해선 감리료를 쓸 수 밖에 없고 처음 이런 음식을 만들 때 지금처럼 고도비만과 그와 관련된 질병들이 늘어날 것을 모르고 만들어냈다는 등의 업계 도덕불감증과 실적 위주의 권력 패러다임이 업계가 설탕, 지방, 소금의 황금비율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감각적인 입맛을 이용하도록 부축였다며 업체들의 핑계들을 그럴 듯 하게 들려줍니다. 그런 후 설탕, 지방, 소금의 순으로 챕터별로 식품에 들어가면서 어떤 맛을 내게 되고 업계에서 그 감미료를 어떻게 써 소비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이런 재료들의 악영향을 깨닫거나 소비자들의 요구에 의해 설탕 등을 줄인 업체와 상품들이 소개되어 재미있었습니다. 개탄스러운 점은 그런 상품들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시장에서 사장되었다는 것입니다. ㅠㅠ
설탕, 지방, 소금 등 각 챕터별로 그 조미료가 생긴 기원에서 부터 역사, 그리고 인간의 어느 부분을 자극해 먹고 싶어지게 되는지, 그리고 우리의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등부터 세세하게 설명함과 동시에. 업계에서 조미료를 쓰는 방식 등 다루기 힘든 굵직 굵직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마케팅 과정에서 실험적으로 조미료를 줄이거나 없앤 기업들의 실패담과 함께 꾸준히 조미료를 써서 성공한 기업들의 이야기, 자신이 만든 제품은 먹지 않는다는 디테일한 업계의 이야기까지 재미있는 소설을 읽듯 읽을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회사들의 이권이 걸린 문제임에도 의심을 재기하고 다양한 연구 결과와 실제 마케팅, 제조 과정과 역사등을 토대로 양심적인 책을 써 낸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소비자의 바램보다 더 늦은 기업의 대처가 이런 책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겠지요. 욕심으로 일그러진 기업들의 탐욕에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가공 식품에 빠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설득력을 갖고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