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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시장의 법칙 - 미술품 투자! 이성으로 분석하고 감성으로 투자하라
이호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0월
평점 :
이호숙 - 미술 시장의 법칙
2010년도인가 대구에서 열린 아트페어를 둘러보러 갔습니다. 그 전에도 전시나 박물관은 제게 익숙했지만 직접 미술품을 살 수 있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저였기에 충격이였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경매 과정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요. 수천은 부지기수이고 수백만원의 그림이 나오면 저 정도라면 나도 살까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당시에 저는 주식에 안정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어서 미술작품으로도 이익을 남길 수 있다면 왠지 있어보이는지라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식에서 배운 것 중의 하나, 모르는 데 투자하지 말라는 원칙! 그림을 좋아하고 창작품은 거의 다 좋아하지만 돈을 벌어줄 것이냐의 문제로 들어가면 감상자의 입장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로서 공부가 필요할 거 같아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가로 길이가 보통의 책들보다 길고 살구빛의 표지와 텍스쳐가 고급스럽게 느껴집니다. 모두 컬러지로 되어 있어 꽤 묵직하지만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자가 좀 작게 느껴지지만 줄간도 넉넉해 읽기가 좋았습니다.
제목에 어울리게 미술 시장을 분석해 시장의 패턴을 찾을 수 있게 돕는 책입니다. 규모는 아주 크지만 주식 시장처럼 수치화할 수 없는 주관적인 작품들을 다루는 시장이다 보니 50% 정도의 회의감은 듭니다. 저자가 패턴을 짜놓고 사례들을 적절히 들어놓은 것은 아닌지. ^^; 충분히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책은 독자의 마음을 야들야들 부드럽게 만들어 줄 설득의 힘이 모자랍니다. 저자가 애널리스트이셔서 그런지 꽤 관념적이고 말을 어렵게 해 쉽게 알려줄려는 뜻이 없든 그럴 글솜씨가 없든 결론적으로 글이 쉽고 재미있지는 않았고 그만큼 마음이 덜 열렸고 한발짝 떨어져 관망하게 되는 책이라 읽는데 꽤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술작품을 시장 상품으로 보다가 작품성을 논하는 등 제 가치관에선 좀 이해하기 힘든 융통성이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애매모호한 글의 나열이 참 헷갈렸습니다. 다른 책들과는 많이 다른 북디자인, 페이지를 바꾸거나 확실한 분류가 절실했습니다. 크기만 다른 숫자로 단락안의 분류임을 알려주고 나열하고 그 작은 글씨는 목차에도 나와있지 않아 제대로 읽고 있는가 순간순간 헷갈려 집중에 방해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책이라 느껴지는 점도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미술 시장에서 좋은 선례가 되는 고가의 미술품의 경매가와 경매 역사를 재미있게 얘기하듯 들려줍니다. 시장을 파악하려면 시장을 꾸준히 관찰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거래 경향을 꾸준히 살펴보면 시장의 패턴, 법칙이 쉽게 눈에 보이기 마련입니다. 그런 점에서 경매의 역사를 굵직 굵직한 경매 사례를 통해 패턴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미술쪽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솔깃할 얘기거리들을 많이 풀어 놓아 독자들의 관심을 혹하게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사 크게 이익을 본 사례라던가, 무명 작가의 작품을 구매했다 유명해지며 이익을 챙긴다는 둥의 투자계에선 흔히 있는 이야기들 외에도 작가와 시장의 뒷이야기들도 들려 주어 좋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이야기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작품과 작가와 매매 이력을 알 수 있어 참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작품이 사진으로 수록되어져 눈이 참 즐거운 책입니다.
시장을 파악하고 그 시장에 어떻게 매매할지 대략적인 전략이 있어 좋았습니다. 사는 것만 생각했지 팔 것은 미처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파는 방법까지 나와 있습니다. 주식, 부동산도 미술품도 시장의 상황에 따라 매매 대처 방법은 조금씩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그리고 그런 흐름에선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조심스럽고 진중하게 이야기와 통계들과 숫자들로 암시합니다. 세계 시장을 시대별로 분석해 패턴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미술계의 분위기가 어떤지 전문가의 입장에서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던 고가를 형성하는 한국 작가들과 그 작품도 조금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미술작품을 돈보다는 역사에 길이 남는 작품성과 의미에 더 가치를 두고 봐왔는지라 중간 중간에 꽤 힘들었습니다. 아름답게 눈을 즐겁게 해주고 생각하게 해주는 작품으로만 생각해 왔었지요. 만약 미술품을 작품으로만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상품 개념의 설명이 많아 반감이 들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투자처로서 미술 시장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다른 미술품 거래에 관련된 책을 읽어 보았지만 시장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이만큼 좋은 책은 드물 거 같습니다. 이 불황기에 제대로 시장을 파악하실 수 있는 기회를 얻으실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