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 - 기적의 노트! 3P 바인더의 비밀 성과를 지배하는 힘 1
강규형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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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형 - 성과를 지배하는 바인더의 힘

다이어리는 중학생 때부터 내 속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기장처럼 쓰였습니다. 요즘에는 내가 바라는 내 모습과 내가 이루고 싶은 꿈, 그리고 밤에 꾸는 꿈일기와 하루 종일 겪은 감정 변화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다이어리는 제 많은 모습을 담고 있고 필요할 때마다 힘을 받을 수 있는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신비롭고 친숙한 다이어리, 이보다 더 큰 바인더를 가져다니는 사람은 제 주위에선 잘 보질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리가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치리라는 데에는 추호의 의심이 없고,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주리란 기대가 들어 책을 읽게 됩니다. 성과가 목표는 아니지만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할 것 같은 촉이 섰는데요. 항상 우아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성과를 최대 목표로 삼아 왔고 엉기적 거리다 도려 남에게 피해도 주고 성과도 없었던 과거와 현재의 모습, 뭔가 정리가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때라 그런가 봅니다. 책은 모통의 책보다 가로, 세로 길이가 조금씩 크지만 생각보다 얇아 가벼웠으며 글자가 큰 편이고 글이 짧아 읽기에 좋았습니다.

저자가 직접 체험한 바인더의 효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30여년간 회사와 보험업무를 통해 바인더의 힘을 느꼈고 이로부터 축적해 온 실제 업무에서 성과를 내는데 필요한 바인더의 사용법과 활용법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프로세싱에 약하고 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바인더가 필수라고 역설합니다. 사실 지능과 근성과 부지런함 등 서구에 비해 우리 나라 사람들의 우수성이 뛰어나지만 사회 발전의 속도로만 보아도 우리 나라는 어디엔가 한계가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저는 그것이 공장 생산에 맞춰진 공교육의 폐해로 인문력이 부족해서라 생각해 왔습니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의 생각은 한국인은 프로세스에 약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바인더를 업무에 활용하도록 했는데 잘 찢어지는 종이를 감안해 20링 즉 구멍이 20개 뚫린 바인더를 사용해 잘 찢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합니다. 이처럼 20링 바인더가 우리나라 업무 현장에 처음 도입된 계기와 함께 저자가 이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잘 활용해 성공적인 사회 생활을 해온 과정을 보여 주어, 사회 초년생과 프로세싱에 약한 많은 분들과 새로운 업무체계에 대한 절심함만 있을 뿐 방법이 없는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바인더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바인더의 장점은 많지만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편리함에 빠진 현대인에게는 그 한계가 들어나는 것이 문제입니다. 좀 뜨악했던 점은 이제까지 만든 바인더와 함께 서브바인더를 차곡 차곡 모아 자료집으로 만들어 활용한다는 점이였는데요. 이 체계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저희 회사 사장님도 주장하고 있지만 저희 직원들은 다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 ^^;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신세대는 아니지만 컴퓨터를 10여년, 인터넷도 10여년을 사용해 와서 모든 개인 자료는 인터넷 블로그나 개인 홈페이지, 스마트폰에 모아두고 있습니다. 회사에는 다양한 연령대 직원들이 있지만 모두 모아두고 쌓아두는 방법을 질색하고 있고, 그 자료들을 아예 그때 그때 데이터베이스화 하여 네트워크에 보관하면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가 말씀하신 것처럼 종이에 쓰면서 허황된 꿈도 현실화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회사 업무에 들어와서는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자료의 한계점을 상쇄할 만한 장점들도 잘 설명하고 있지만 바인더보다 작고 빠르고 내 마음대로 체계를 만들 수도 있는 Tool이 다양한 요즘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한계점을 상쇄할 만큼 저자의 프로세스 이론이 다양해 좋았습니다. 작게는 시간 관리부터 크게는 커리어 관리까지 저자가 진심으로 추천해 준다는 느낌이 팍팍 들만큼 비법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월간, 연간 계획을 세우고 꿈을 이루는 사다리 전략이 제일 좋았습니다. 제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프로세싱이고 딱 지금 제게 필요한 과정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방법과 사례들로 사회 초년생에서 베테랑들까지 다양한 계층과 부류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정수라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운동권 출신이신지라 책이 더 진지하고 성실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세대들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운동권 출신분들이 제대로 사회 생활을 하지 못하게 피해를 당해 왔고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기 떄문입니다.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극복해야 됐을 것이고 저자처럼 극적인 성공을 많이 하신 분일 수록 새롭게 다른 분야에서의 처음 시작이 힘들었을 것이란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바인더 이론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구글 캘린더 등으로 대체했다면 더 완벽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바인더의 힘은 절실히 느낄 수 있어서 이율배반적이였습니다. 바인더의 힘이 아니라 그 안에서 펼쳐지는 프로세싱과 데이터의 힘이 아닐런지. 바인더라는 툴이 아니라 다른 툴을 사용하더라도 저자의 수십여년 사회생활에서 터득해 정리된 프로세싱 이론을 잘 적용한다면 우리 업무에도 인생 계획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저자가 말하는 바인더의 힘이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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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월급을 준다 - 답답한 사무실 없이 즐겁게 일하며 돈 버는 법
마리안 캔트웰 지음, 노지양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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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리안 캔트웰 - 나는 나에게 월급을 준다

제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책입니다. 우리 직장인들은 한번씩 회사를 훌쩍 뛰어나가고 싶은 충동을 가지고 있지요. 너무 착취당하고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혼자 조용히 일할 수는 없을까 궁리도 하게 됩니다. 오랫동안 1인기업을 생각해 왔습니다. 사업계획서도 써보았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지 못할 거 같아 계속 포기만 해오며 언젠가는 이룰 꿈으로 간직해 왔습니다. 도전적이면서도 획기적인 제목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었지요. 표지에는 작은 책상과 의자가 단촐한 1인기업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 같아 보기 좋습니다. 책은 꽤 두껍고 무거운 편이라 휴대성은 좋지 못하지만 짤막한 글들이여서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Be a free range human, 자유방목형 인간이 되라라는 원제목을 감각적인 제목으로 바꾼 듯 합니다. 제목과 소박한 책 표지가 단번에 눈에 띄는 감각적인 책으로 제목만큼 감각적인 글로 관념적인 글이 아닐까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저자가 자유방목형이 되도록 알려주는 단계들에 매혹되어버렸습니다. 거의 다 개인적으로 고려했던 부분들이였지만 체계적인 방법과 구체적인 질문들로 갈대같은 마음을 잡고 현실에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

총 4장으로 이뤄져 워밍업 -> 정말 하고 싶은 일 정하기 -> 자유 방목형 인간처럼 생각하기 -> 자유 방목으로 가는 비상구 에 이어 에필로그로 마감됩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 정하기'까지는 정석을 벗어난 독특한 생각을 하는 저자가 재미있어 읽어 나갑니다. 그 중 기술과 강점의 차이를 서술하는 부분이 놀라웠는데요. 강점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까지 벌 수 있다니 즐거워 하며 하는 일이고, 잘해도 괴롭고 힘들 일이라면 기술이라 보면 된다고 합니다. 내 강점이지만 지금 환경에 맞지 않고 약점으로 분류된다면, 내 그 기질을 강점으로 바꿀 수 있는 장소를 찾으라고 조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못하는 작업을 콕 찝어 말해주고 있어 속도 시원하고 나와 내 환경을 분석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약점으로 느끼고 있는 기질이 어떤 것인지, 어떤 일을 하면 제일 즐거웠던지 생각해보는 기회였습니다.

3장 '자유 방목형 인간처럼 생각하기' 에서 부터는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되어 초집중해 읽게 됩니다. 2장에서도 주제와 관련된 질문지가 있어 좋았지만, 실제 내 삶을 측정하고 다시 판단하는 데에는 3장의 것들이 더 실제적이여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주제에 맞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는 매 순간 사업에 대해 겁에 질려 있는 제게 용기를 불어 넣어 주면서 어떻게 해야될런지 구상력을 높여주었습니다. 하나 하나 단계별로 꿈에 다가가도록 도와주고 있어 가독성은 좋았지만 질문지에 답하고 제 나름 내용을 정리하는 노트까지 하면서 책 읽는 속도는 점점 느려집니다. ^^ 관념적인 걱정과 실제 노하우까지 선행자로서 두루 독자들의 걱정에 공감하고 그때마다 어울릴 만한 해결책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사례들이 읽는 이들의 상상력을 증폭시켜줍니다.

제가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지은이가 내담과 강의등을 통해 다양하게 소개해주는 실제 사례들과 사례자들의 짧지만 정곡을 찌르는 말들이였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두 적용될 좋은 말들을 들려주고 있어 실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걱정할 때 용기를 줄 뿐 실제 막상 현실에서는 큰 도움이 되질 않았습니다. 저자가 소개해 준 듣도 보도 못한 일들을 하고 게다가 성공도 한 다양한 사람들의 말들이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상담을 통해 얻은 이론들을 실제 적용해도 되겠구나, 나도 저런 방법을 써보고 싶다는 의욕과 함께 깊은 신뢰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앉아 있기 보다 뭔가를 하고 싶게 하는 책입니다. ^^ 삶에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실제 하나의 일에 그치지 않고 파생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어 너무 좋았습니다. 저도 매일 상상만 하던 일들을 질문지에 답하며 계획을 써보며 다양한 가능성들을 점쳐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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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이화열 지음, 폴 뮤즈 사진 / 현대문학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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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열 - 배를 놓치고 기차에서 내리다

 

 

 

 

 

 

 

 솔직히 에세이는 오랫 동안 피해왔습니다. 아무리 문체가 좋고 멋진 분위기의 책도 저를 홀리지 못했고 몇 장 읽다보면 어떤 책들보다 오롯이 저자를 어떤 간접 장치 없이 그대로 접하는 에세이는 제게 버겁게 느껴졌습니다. 이제 생각하니 내 생각을 갖추고 남의 말을 들어야 되지 않을까 라는 나름의 고집이 작동했던 듯. 아직 내 철학을 갖추진 못했지만... 얼마전 재불 작가 목수정 씨의 강연을 듣고 그녀의 책을 사게 되었고 이화열님도 우연히 알게 되어 읽게 되었습니다. 패미니스트에 정치 활동까지 한 진보적인 목수정씨는 우아하고 설득력있는 목소리와 말투로 부드럽게 보이며 지적이면서 넉살도 참 매력적이였습니다. 버거운 에세이를 새롭게 만난 매력적인 재불작가와 비슷하리란 기대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제목과 표지는 우울하고 침작되고 허무한 느낌을 줍니다. 보통 크기에 무겁지 않아 휴대성이 좋았고 줄간도 넉넉하고 글씨 크기도 적당해 가독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여유로움이 가득해 프랑스의 정취와 인생을 즐기는 저자의 발자취에 느리고 여유로운 기차를 탄 듯 리듬에 흔들리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배고픔 없이 넉넉한 여유로움으로 가득합니다. 배고픔과 절실함은 요 근래 느껴보질 못했지요. 하지만 한 번 씩 극기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책을 읽을 때면 지적 배고픔으로 무장한 절실함으로 읽곤 했습니다. 절실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책은 오랜만인 듯 합니다. 그래서 초반엔 뜻하지 않은 죄책감으로 기분이 언짢기도 합니다. 그만큼 무의식적으로 책을 읽을 때면 회초리로 후려 맞는 마조히스트였던가 봅니다. 나를 채찍질하며 괴롭히며 읽어야 안심할 수 있었다는 걸 죄책감을 느끼고 깨달아 갑니다. 이런 자기 강압적인 독서가 어느 정도 변태적이지만 효과는 확실하지요. 그래도 꾸준히 하는 건 피해야겠다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

  느긋하고 부유한 분위기에 점점 물들어 갈 즈음 나직하게 말하고 있지만 저자의 남편이 심장병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도 살짝 나옵니다. 아~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위기를 이겨내셔서 이렇게 힘을 뺀 채로도 독자를 집중하게 하는 서정적인 글이 나온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힘이 팍팍 들어간 글은 확실한 문체로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 책처럼 힘이 빠진 문체는 뒤에 뭔가를 더 숨겨진 듯해 그 음흉함에 물들까 피했던 거 같아요. 저자의 말투에서는 그런 음흉함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잘 정돈되고 비질 잘 된 정갈한 정원을 거닐 때처럼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몸의 고난은 마음도 힘들게 하는 법, 힘든 일을 이겨낸 사람들이 내는 힘이 없지만 내공 가득한 가벼운 말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회 깊숙이 스며든 저자의 모습이 외지 사람이 그 사회를 보는 느낌이 아니라 독특했습니다. 인종과 국경의 경계없이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관찰하고 사람과 문화를 독자들이 엿볼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전지적 작가시점의 소설을 보는 듯 하지만 작가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부드러운 말투로 독자의 생각의 여지를 남겨둔 채 우아하고 짧게 말합니다.

  <7막 7장>의 홍정욱씨는 미국의 상류층 사회에 빠져 보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거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거기가 좋았다면 빠져나오지 않았을 것이고 대략 냉소적이지만 이해는 한다는 식의 관찰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저자는 프랑스 사회에 스며들었고 그만큼 깊이 독자들이 프랑스 내부 깊숙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깊이 빠지지 않았다면 볼 수 없을 것들, 깊이 있는 프랑스 사람들의 습성과 문화를 알 수 있어서 놀라웠습니다. 프랑스에 사는 지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땠을까 상상하기에 좋은 재료였습니다. 나도 저렇게 늙어가지 않을까 싶은 분의 이야기에는 흠뻑 빠져 내가 아닌 그들의 미래를 상상하기도 합니다.

  다급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아도 독자의 가슴에 깊이 닿을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에세이는 속독으로 페이지를 후루룩 넘기던 저였지만 정독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짧은 한 두가지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야기가 마치 옆집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마냥 재미있게 즐기면서 생각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주위 사람과 나, 프랑스와 한국,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소소한 일상에서 . 총 3부로 이뤄져 있고 각각은 철학적인 제목으로 각 10여개의 짧고 깊이 있는 이야기들로 각 주제를 조금씩 천천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을에 읽기 좋은 글들이였습니다. 제목은 처음 느낌처럼 허무하지 않은 뜻을 담고 있나 봅니다, 본문에서도 에필로그에서도. 제목 하나에서 크게, 이런 일 저런 일 모두 다 일어날 수 있으며 세상은 새로운 매력으로 가득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잘하게는, 남의 사색과 생활을 엿보는 건 우리가 은연중 갈망하는 것들이지요. ^^ 이를 통해 나 자신과 내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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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마틴 에이미스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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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이미스 - 누가 개를 들여놓았나?

성장 소설을 유독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독특한 표지로 위트감을 보여주며 눈에 확 튀는 책입니다. 보통의 성장 소설은 순수하게 살던 아이가 세상과 만나며 나를 찾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책은 독특합니다. 막 나가는 삼천과 바른생활 조카의 생활기라는 독특한 소재가 서로 부딪히며 이너센트 풀의 모습과 함께 악인의 모습을 보여줄 삼촌의 모습이 기대되면서 조카가 어떻게 바르게 커갈지 궁금해지게 하는데요. 표지가 펑키하면서 삼촌의 다양한 면을 한번에 보여주고 있는데다 그와 어울리지 않게 화려하고 화사한 표지색이 재미있게 잘 어울려 읽는 내내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꽤 두껍지만 가벼운 편이여서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자는 큰 편이고 줄간이 넉넉하고 페이지의 아래위 여백이 넉넉해 집중하기 좋은 북디자인이였습니다.

생뚱맞아서 재미있게 느껴지는 제목 또한 삼촌과 관련된 것이더군요. ^^ 미국 빈민가에서나 일어날 법한 강력 범죄와 비도덕적인 일들이 영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습니다. 제 상식이 얼마나 미천한지 깨닫고 또 한번의 충격을 받습니다. ^^; 대대로 물려져 온 흑인들의 가난 그리고 범죄에 노출된 환경과 스스럼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모습이 간단한 소설책 나부랭이가 아님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블랙코미디 느낌을 짖게 느낄 수 있습니다. 유럽스타일 일까요, 북유럽쪽 소설에서 느꼈던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멍청한 삼촌은 알고 보니 너무 똑똑해서 멍청해 보이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다는 식으로, 한 번 씩 꼬아 주어 그 이면의 뜻을 생각하도록 독자들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처음부터 손자와 할머니가 동침하는 설정이 노출되어 얼떨떨해 지지만 곧바로 든 생각은 '설마, 진짜일려고, 주인공의 상상이거나 거짓으로 장난하는 거겠지' 라는 평가였지만 놀랍게도 사실이더군요. 반감이 솟구쳤지만 읽기를 그만둘 수 없었던 건, 흐지부지 삼촌과의 일상과 색다른 가족 사정을 풀어놓아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솟구치게 만드는 필력이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데스'의 1인칭 시점에서 작가의 객관적인 시점까지 다양하고 빠른 전개가 재미를 돋아주는 장치입니다. 게다가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속으로 일어나 심심할 참이 없는데다 언제 불이 붙을지 모르는 삼촌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성미가 긴장감을 유지시켜 줍니다. 이런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깊이감까지 갖추었습니다. 일견 멍청한 범죄형으로 보이는 삼촌과 주인공의 대화는 긴장감을 유지시켜 줌과 동시에 가볍지만 의외로 진중한 내면작업을 거쳐 툭툭 튀어 나오는 깊이 있는 말들에 머리가 띵해지며 나는 어떤가 생각하게 해주는 힘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볍게 느껴지는 사람도 내면작업을 해 자기 철학이 있었구나에서 부터 라이오넬 삼촌 주위의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왜 이런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을까 인간상을 생각하게 되면서 주위 사람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을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어둠의 라이오넬과 밝음의 데스. 데스는 과거의 가족들을 극복하고 어둠을 이겨내고 자신의 삶을 살며 새 가족을 만듭니다. 그가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었던 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정진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희망에 북받치게 합니다. 어둠에서 점점 희망으로 나아가는 전개가 솔직히 마음에 안 들었지만... ^^; 우리의 현실이 실제 어둠에 휩싸여 있기에 소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전개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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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느냐면, 제주도에 - 일주일의 절반, 느린 엄마 허수경의 황홀한 이중생활
허수경 지음 / 중앙M&B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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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경 - 왜 사느냐면, 제주도에

좋은 목소리는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자주 듣지 못하지만 허수경씨의 목소리는 제가 좋아하는 목소리 중 하나로 차분하고 진중하고 여성스러우면서 품위가 있어 그녀의 인생과 품성에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가 읽게 된 책입니다. 게다가 제주도에 살며 겪은 노하우로 가득할 거 같아 기대되더군요. 책은 가로 길이가 약간 길고 두껍한데다 컬러지로 되어 있어 묵직했습니다. 표지는 언덕 너머 바다가 보일 것만 같은 배경에 허수경씨와 딸이 독자들에게 유쾌한 미소를 짓고 있어 눈이 즐겁고 호감을 주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어떻게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시작해 제주도의 역사와 자녀 교육에 필요한 노하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두 번의 아픔후에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그녀인지라 일상이 참 궁금했는데요. 친정 부모와 같이 살다 딸과 함께 독립한 이야기, 일주일에 반은 일하러 서울에 가고 텃밭에서 일군 생식을 하는 등의 소소한 일상이 허수경이라는 유명인의 꺼풀을 벗겨주는 듯 합니다. 8년동안 제주에 살며 제주에서의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차분하게 제주가 육지와 많이 다르며 왜 그런지 역사적인 부분에서부터 깊이 있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제주도로의 이주를 가볍게 그리고 꽤 오랫동안 고민해 왔습니다. 그래서 여럿 책을 보았지만 이 책만큼 진중한 책이 없었던 듯 합니다. 육지와는 너무도 다른 사고 방식과 답답한 현실들이 갑갑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책들은 많지만 역사적으로 왜 이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대도시 외곽의 시골에 귀촌하는 것도 아주 힘든 일인데 생각이 꽤 다른 제주로의 귀촌은 얼마나 힘들까요. 상상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많은 경우들을,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참고될 만한 일들을 가감없이 들려줍니다. 특히 주위에 살고 있는 부모들의 부러운 사례와 친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어 사회적이면서 정치적인 저자의 귀여운 면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책의 처음과 끝을 딸아이 별이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계속 같이 있지 못하는 워킹맘의 절절한 안타까움과 사랑이 잘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삶을 통째로 독자에게 내보이며 제주의 삶과 함께 엄마로의 삶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겠지요. 더 친숙하게 느껴지고 아는 언니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의 친숙한 목소리와 책에서 느껴지는 어감이 다르지 않아 더더욱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했지만 인생의 굴곡을 겪으며 솔직히 우리의 기억에서 아련한 추억으로 기억되는 허수경씨. 그녀의 팬이 아니여도 읽기가 편했고 친숙한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제주도의 먹거리와 둘러볼만 한 곳에서부터 정착에 필요한 정보까지 넓고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어 다양한 분들이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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