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유쾌한 소설 읽기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광수 - 마광수의 유쾌한 소설 읽기

 

 

 

 

 

  얼마전 <육체의 민주화>라는 책을 읽고 마광수 교수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저자의 책을 읽어본 건 그것이 처음으로 ^^; 막연히 남들의 말과 글만 보고 들어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는데요. 야한 책을 쓰고 돌아이같은 짓을 저지르는 이상한 지식인으로만 생각하던 분의 말투에 쏙 빨려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지식인이라면 덕목처럼 생각하는 잘난 척, 아는 척, 성인군자인 척 하는 것들이 없고 저와 스타일이 비슷해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런 그의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쓴 듯한 어투는 이론과 선입견에 꽉 묶여 삐걱거리며 읽었던 책들과는 달리 꽤 관념적인 면도 있음에도 속독이 가능할 정도로 잘 읽히는 책을 쓰시더군요. 유명한 소설을 이런 마광수 교수의 시선에서 본다면 어떨까 궁금해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 소개에도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으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표지는 저자의 그림으로 살색이 보이지만 수묵화와 잘 어울리는 글로 멋지게 장식하며 저자만이 낼 수 있는 해학적인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문학 열풍이 불면서 보는 시각, 분야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해설서와 에세이 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인지라 그 런 책들을 즐겨 읽는데요. 그 중에서도 고전 문학은 어릴 때 읽은 것들을 빼고는 다시 옛것을 찾아 읽는 것에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아 오히려 해설서를 보는 것이 제게는 잘 맞았습니다. 고루한 도덕군자도 아니면서 괜히 감상에 젖어 시각을 흐트리지 않을 투명한 지식인이라 생각하는 마광수 교수라는 렌즈로 보는 고전 문학이 궁금했습니다. <육체의 민주화>를 읽기 전에는 마광수 교수를 광인처럼만 여겼고 책을 읽고 나서야 얼마나 과대 평가되었으며 과소 평가 되었는지를 알겠더군요. 물론 광인으로 몰린 그 과정을 제가 알질 못하니 교수님을 다 이해한 건 아니겠지만 제가 보는 시점에서 봤을 때에는 해맑고 순수하며 자신의 천재성을 투명하게 글에 투영해 내는 맑은 영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 렌즈로 보는데다 게다가 32편이나!

  서시에서부터 공격적입니다. ^^ '우리나라 문학 교육은 엉터리'라는 제목으로 우리 사회를 부정하며 시작하니 삐뚤어진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분이라면 이것만 읽고도 외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도 동의하는 바 싱긋 웃으며 읽게 됩니다. ^^

  여러 고전을 읽으며 패턴을 알아갈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소위 야한 소설로 알고 있던 소설들에 숨겨져 보지 못했던 의미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터부, 교육으로 더 견고하게 머리에 각인된 도덕 규범들. 이런 저런 것들이 마치 눈동자 앞에 꺼풀이라도 씌여 있었던 것처럼 야한 것을 보면 야한 것만 보고 거부감이 들거나 좋아하며 감각적으로 느꼈을 뿐, 그 뒤편의 의미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속이 시원했습니다. 물론 오랜 고정 관념에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어 삐걱거리기도 했지만 아주 미미할 뿐. ^^ 페미니스트인 제 입장에서 여성은 근본적으로 마조히스트적이라는 건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마음이 불편한 건 사실.

  우리나라는 도덕이라는 관념에 젖어 딱딱히 굳어져 버린 듯. 저자는 성, 연애의 자극에 압도되지 않고 그 이면의 의미를 탐색하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지... 성이라는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중했을 뿐 그 이면을 볼 수 있는 여유는 제게 없었나 봅니다. 이런 것들을 볼 줄 모르고 비판하는 가식적인 지성인들을 시니컬하게 들춰보여주고 있습니다. 작품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에서 보는 작품의 의미, 심리학적이고 역사적인 배경과 맞춰 보면 이렇게 심오한 내용이였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제가 한 독서는 작품의 표면만 읽어냈을 뿐, 2중, 3중으로 숨겨진 그 안의 의미를 벗겨 읽는 능력이 아직 없었던 거 같습니다. 안데르센 동화의 위대함은 요즘 우리 작가들처럼 쓰려는 교훈을 표면에 내놓지 않은 우아함이 오래도록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삼국지>의 교훈적이고 유교적인 꺼풀에 쌓인 주인공들보다 <수호전>의 주인공들의 흡입력이 높은 것은 그들이 대의명분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람도 죽이고 살리며 자유자적한 행위들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유쾌한 책입니다. 지성인의 가식이 없어 상쾌합니다. 그리고 아무도 감히 용기있게 나서서 하지 못하는 사회와 문화 교육과 현대의 작품들을 비판하는 모습을 보며 미안하면서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가 갇힌 관념의 세계를 한번에 꿰어 내어 왜 잘못되었는지 차분히 반복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60이 넘어 패기가 빠진 저자의 우아한 말투가 자꾸 마음을 아립니다. 좀 더 힘있게 말해주셔도 될텐데... 우리 사회가 그의 똘기로도 눈을 뜨지 못하니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게 우아해지시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저자의 말대로 저자도 안데르센의 방법을 쓰는 것일 수도. ^^ 재미있는 작품들과 그에 대한 해석을 즐기며, 문학 작품은 어떻게 써야 되고 평가되어야 되는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 정치, 경제는 교육을 통제하고 그에 천편일률적으로 찍혀지듯 교육받은 우리들의 생각은 과거 중국의 전족마냥 기형적으로 좁고 낮게 천천히 만들어진 건 아닐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머니쇼, 머니쇼를 만나다 - 재테크의 풍향계, 살아있는 재테크 상담집
김성원.김우하 지음 / 북씽크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김성원, 김우하 - 머니쇼, 머니쇼를 만나다

 

 

 

 

 

 

  재테크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듯 느껴집니다. 그만큼 우리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고 소득은 한정되었기 때문일 텐데요.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당연시 했던 과거와는 달리 나이가 들수록 노동 가치는 떨어져 오히려 소득이 줄어드는 경우도 종종 있어 위기감은 고조됩니다. 아직 그런 경우를 못 보셨다면 행운이신 듯. 교장, 교수, 공무원, 은행원에 아무리 멋진 과거 스펙이 있더라도 늙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편한 아파트 경비일도 한달에 5, 60만원에 종일 험한 일 하셔야 되니 참 슬프지요.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초라한 우리의 미래를 보는 듯해 섬뜩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력 관리와 함께 꾸준히 재테크 공부는 필수인 거 같습니다. 책은 작고 살짝 두툼하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자가 살짝 큰 편이고 줄간이 넉넉해 가독성도 좋았습니다.

 

 

 

 

 

  적당히 관념적이고 적당히 실용적입니다. 재테크 공부를 꾸준히 한 독자라면 술술 속독을 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쓰인 책입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3일동안 진행된 서울머니쇼 라는 행사의 내용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소제목 답게 재테크 상담을 해주는 듯 쉬운 말투와 적절한 설명이 친절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초반부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집중이 잘 안 되었습니다. 책의 처음을 제목과의 연관성이나 관련 이야기로 시작하면 독자가 무의식적으로 이야기를 기억하기 좋고 설득력을 높일 수 있는데 처음은 물론 전반적으로 머니쇼와 관련된 이야기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주요 내용을 소제목처럼 위쪽에 두고 아래 내용들을 나열하는데... 웃기게도 그 소제목을 보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겠구나 의욕적으로 읽어 내려가지만 내용은 별 상관도 없고 그냥 문제만 나열하고 있어 김빠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몇번이고 읽지 말까 신중히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 하지만 점점 노후 대비 전략들이 나오며 집중하게 됩니다. 은퇴 후 생활을 생각할 때면 정말 가슴이 답답했으니 말이지요. 점점 실제로 필요한 내용들이 듬성 듬성 나와 계속 읽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책은 3장으로 이뤄져 있고 각각 머니쇼 세미나 둘러보기, 머니쇼 스쿨 둘러보기, 머니쇼 상담 사례 둘러보기로 주제를 잡고 있습니다. 머니쇼에서 어떻게 다뤘다는 내용은 전혀 없고 각 장의 제목에만 머니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어 괴리감이 듭니다. 머니쇼에 참석했던 분들은 더 큰 공감이 될런지 그게 궁금해집니다. 여튼 내용은 재테크가 주제이다 보니 독자 대상을 중산급 이상으로 잡은 듯 합니다. 펀드, ELS, 채권 등으로 버는 금융소득을 2,0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증여와 양도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사람들이 제 주위에 없어서인지 그런 분들의 재산 규모가 상상이 잘 안되더군요. 그만큼 돈이 적당히 있는 사람에서부터 꽤 많은 사람들까지를 대상으로 한 책입니다. 저는 그만큼의 재산은 없지만 꽤 도움이 되는 주제들이 많았습니다. 

  돈을 내면서도 찝찝하고 한번씩 기분 나쁠 때는 어떤 방법으로든 해약하고 싶은 국민연금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놀랍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국민연금이 실제 심각한 위기에 있고 위기를 그것도 여러번 잘 넘겨야 됨을 지적했었는데 그와 상반된 이야기들. 실제 국민연금에서 1년에 한번씩 30여년 뒤 제가 받을 수 있는 연금을 알려주는 데 책에서처럼 그때의 물가를 적용해 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금액이 찍혀 있어 허탈함을 맞보곤 합니다. 시간이 제대로 된 답을 알려주겠지요. 

  중간 중간에 재테크와 관련해 체크해 두어야 할 것들, 그리고 새로 나온 세법에 관한 컨텐츠들이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뉴스 아닌 경제 관련 책에서 새로 바뀐 세법 등을 설명해 도움을 주는 책은 흔히 보질 못했거든요. 세법이든 재테크 관련 정보들은 정말 빨리 바뀌기 때문에 항상 개미들은 모르고 넘어가 손해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자주 바뀌는 정보들에 발맞춰 가기에는 느릴 수 밖에 없는 매체다 보니 금방 금방 바뀌는 현실에 발맞춰가기 힘들진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그리고 요즘 시대에 맞게 맞벌이 부부, 싱글들이 참고할 수 있는 간략한 재무 설계 방법이 실려 있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컨텐츠들이 체계적이라기 보다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혼잡히 섞여 있어서 기존 책들과 달리 덜 지겹게 느껴지는 책입니다. ^^ 기존의 재테크 책들은 딱 짜여진 듯이 세금 문제들을 한군데 모아 1장에 세금 관련 내용만 가득 채웠다면, 이 책은 컨텐츠들을 골고루 섞어 세금문제와 대처방안, 현 시장 파악 내용과 대처 방법, 바뀌 세법과 재테크 방법, 재산 계층별 재테크 방안 등 다양한 내용들이 섞여 있어 은근히 재미있었습니다. 현 시장을 이해하고 싶고 재테크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적당한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력혁명 - 뇌피로가 풀려야 인생이 풀린다!
이시형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이시형 - 뇌력혁명

 

 

 

 

 

 

  요즘 무의식에 관심이 생겨 뇌와 관련된 책들을 유심히 보다가 이시형 박사의 책이라 서슴없이 들어 읽은 책입니다. ^^ 이시형 박사의 '세로토닌 하기'라는 몇가지의 조건을 지키면서 약해졌던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제게는 위기의 순간에 손을 내밀어 준 한분이셔서 그의 말은 꼭 경청하려 하는 편인데요. 방송대학에 한번씩 나오셔서 강연을 하시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강연 속도가 느려 제게는 맞질 않더라구요. ^^; 역시 리듬을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책이라는 매체가 최고인 거 같더군요. 책은 보통 크기에 가벼운 편이라 휴대성이 아주 좋았습니다. 보통 글씨 크기에 줄간이 넓은 편이라 가독성도 좋았습니다.

 

 

 

 

 

  아주 읽기 좋은 책입니다. 그림과 적절한 여백으로 뇌에 피로를 적게 주려는 안배가 느껴집니다. 생각은 많아지지만 눈과 마음이 편안한 책입니다. 초반의 글 흐름이 조금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중반으로 갈 수록 깊이 빠져들어 마음 편하게 설득되고 납득되는 책. 초반 흐름은 쉬운 예를 들 때는 이야기가 느려져 좀 지루해졌고, 전문 용어가 나오는 곳은 후다닥 지나치는 느낌이라 무슨 의도가 있을까 곰곰히 생각하게 됩니다. 뒤에 자세하고 쉽게 다루고 있어 어려운 용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은 것임을 알게 됩니다. 솔직히 뇌와 관련된 용어들은 어렵고 기억도 잘 안되고 이해도 안되는 한자 이름이라 읽을 때마다 새롭게 느껴지지요. ^^;; 반복적으로 그리고 매번 그 특성을 다르지만 비슷하게 언급해 주고 있어 다른 어떤 책들보다 더 쉽게 읽히고 이해도 잘 되어 좋았습니다. 

  지성 편향적인 현대 사회에서 힐링 열풍을 설명하는 데에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감성과 동물적인 쾌락 등을 관장하는 변연계 즉 구피질을 억압해 온 것을 풀고 이성을 주관하는 신피질과 조화를 잘 이루어야 뇌피로가 없으며 이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힐링 열풍을 몰고 온 것이라 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인간은 해결책을 찾고 사회도 이 요구를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삶에도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 듯 신피질(이성)과 구피질(감성)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함을 반복해 역설합니다. 그 균형에서 많이 벗어났을 때 일어나는 증상으로 짜증 등의 부정적인 기운이 우세해지고 눈이 침침하고 입맛이 없는 등 오감에 이상이 오는 것으로 우울증의 부작용과 비슷하거나 유사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뇌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임과 동시에 약을 써야 겨우 고칠 수 있는 우울증 등을 유발하고 거대한 무의식이 나오는 작지만 거대한 신체 부위입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사회에서 나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뇌가 멍해 질때까지 뇌피로를 축적하고 뇌를 괴롭히는 현대인을 돕고자 하고 있습니다. 뇌가 어떤 매커니즘으로 돌아가며 왜 피로해지는지에 대한 이해, 뇌피로를 순간 순간 그리고 장기간 쌓지 않고 풀 수 있는 방법, 뇌에 도움이 되는 세로토닌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그리고 은근히 반복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뇌에 대한 연구를 오래하신 만큼 다른 어떤 책들보다 명확하면서 이해가 쉬웠습니다. 어려운 단어로 뇌를 마비시키며 억지 설득하려는 책들이 은근 많은 건 저자들 자체가 연구가 부족하거나 이해가 덜 된 상태에서 설명하려니 그런 게 아닐까요. 여백이 느껴지는 여유로운 말투로 독자에게 생각할 여유를 넉넉히 주면서 점점 뭐가 제일 중요한지 느낄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뇌피로와 뇌활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후반부로 갈 수록 뇌력인간이란 어떤 사람인가 가닥이 점점 잡힙니다. 사실 바쁜 현대인들은 뇌력에 대해 고민할 정도의 여유가 없었던 거 같습니다. 꼭 필요한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여유롭게 읽으며 생각할 수 있게 기회를 준 좋은 책입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선 우울증, 자살, 암 등 빠르고 암울하고 수동적인 퇴행만 하게 될 뿐임을 강조하고, 이제는 뇌력 혁명이 필요함을 차근히 역설합니다. 나의 뇌력은 어디에 속하는지 중간부즘에 있는 테스트도 해보며 차분히 생각해보고 어떻게 변화해야 될런지 주변 환경, 생활 습관, 업무 스타일, 감정 습관 등 다각도로 검토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과거의 내 모습을 되돌아봐도 그렇고 주변을 둘러봐도 은근히 뇌피로에 시달려 한계에 다다른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나 남들이 봤을 때 힘든 순간이 아니여도 그렇습니다. 뇌피로는 쌓이면 쌓일 수록 호르몬 반응에 민감해져 쉽게 자극받고 쉽게 지친다 합니다. 우리 모두가 쉽게 무시하고 참으며 병을 쌓아온 건 아닌지 꼭 한번씩 체크해 보아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 - 내가 꿈꿔 온 달콤한 손뜨개 세상이 펼쳐진다! 북유럽 스타일 시리즈
주부와생활사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주부와 생활사 편집부 - 북유럽 스타일 손뜨개 소품-1

 

 

 

 

 

 

  겨울이면 따뜻한 곳에서 꼼지락 꼼지락 손으로 만드는 작업을 매년 반복하고 있어요. 어떤 해에는 가죽 파우치만 주구 장창 만들기도 하고 어떨 땐 뜨개질만 하는 등 실과 바늘로 하는 작업을 좋아하는데요. 저희 세대는 수공업을 추억하는 세대로 어릴 때는 어머니가 겨울에 떠주는 털옷을 싫어하면서도 억지로 입었었다면, 다 커서는 뭐에 이끌렸는지 제가 옷을 만들고 싶어하며 꼼지락 거려 보지만 어머니 솜씨 발끝만큼도 못 따라가고 있지요. 게다가 천도 없이 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작 작업은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신기하고 오묘하지요. 책은 가로 세로 길이가 거의 같아 정사각 모양에 얇습니다. 가벼운 편으로 앞쪽 다 만들어진 작품과 모델컷은 컬러지로, 뒤쪽에 만드는 방법과 바느질 방법 안내는 컬러지가 아니였습니다. 앞쪽에서 작품을 둘러보고 해보고 싶은 걸 골라 하나씩 만들어 보기에 좋은 북디자인입니다.

 

 

 

 

 

  만들어져 나온 상품에 길들여져 있는 나날들, 뭐든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영감이 돋거나 다른 분들이 만든 것들을 보고는 만들어봐야겠다 시도할 때면 줄곧 세상을 한쪽으로만 편향되게 보고 살아왔다는 걸 깨닫고  세계가 뒤집히는 듯한 감명을 받곤 합니다. 제일 큰 충격은 은공예로 불로 순은을 녹여 바(bar)를 만들어 열을 가해 구부려 링을 만들어 붙이고 내가 원하는 모양으로 다듬고 하는 과정 자체가 충격이였습니다. 마치 연금술을 배운 듯한 마법사 마냥 한참 심취해 있었지요. ^^ 그 다음이 재봉질, 그 다음으로 제가 빠져든 작업이 손뜨개질입니다. 실을 이리저리 꼬고 엮어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 처음엔 손뜨개질에 대한 로망이 있어 시도했지만 점점 더 신기해지고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창조적인 생각을 샘솟게 해주는 작업입니다. 

  실에서 천으로가 아니라 바로 옷으로 만드는 과정,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적인 작업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실 때는 몰랐는데 엄청 복잡하고 귀찮고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이런 실용서들은 앞쪽에 착용샷을 모두 모아 어떤 걸 만들면 제일 만족스러울지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형식을 채택합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블론드 백인이 모델이라는 점이 북유럽 스타일임을 은근히 더 강조해 주고 있습니다. ^^ 모델의 착용샷이나 디테일샷과 함께 디자인 한 사람, 실 종류, 만드는 방법이 수록된 페이지를 알려 줍니다. 실용서 답게 자잘한 스토리가 없는 게 한계이지만 분위기 있는 멘트들이 감성을 돋워 줍니다. 그리고 뒤쪽에는 첫코, 첫단 만드는 방법과 재료를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직 배색뜨기를 한번도 해보질 못했는데 이 책에서 무늬를 넣는 배색뜨기를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해보지 못한 것들을 상세히 배울 수 있었는데요. 벙어리 장갑을 만들 때에는 3개의 대바늘로 둥글게 뜨는 것과 좌, 우 달리 뜨는 법, 엄지 손가락 코 줍는 방법 등 배우기 힘든 것들을 익힐 수 있습니다. 실제 뜨는 모습을 크기가 작은 사진으로 보여주어 참고할 수 있었구요. 기본적인 방법은 제일 뒤편에 다시 이미지로 깔끔히 정리해 주고 있어 참조하기 좋았습니다. 단 초보자에겐 설명도 좀 어렵게 느껴졌고 이미지도 함축적인 듯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는 점. 초보이기에 어쩔 수 없는가 싶기도 하고 이미지가 조금만 더 컸으면, 한국책이였으면 이해가 더 쉬웠을까 괜히 생각이 많아 집니다. 

  저는 주부와 생활사 편집부가 만들었다길래 한국책인 줄 알았는데 일본의 출판사 입니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뜨개질이 발달되어 북유럽쪽 국가들과도 민간으로 교류가 다양하게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평소 접하기 힘든 무늬를 넣을 수 있는 배색뜨기를 쉽게 알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역시 북유럽이라는 주제를 내놓았지만 딱히 북유럽만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었다는 아쉬움은 남지만... 거의 대부분의 북유럽 주제의 책들이 그렇듯 독특한 색깔과 무늬의 조화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
나서영 지음 / 젊은작가들의모임 / 201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서영 - 환상

'젊은 작가들의 모임'이란 초현실적인 출판사의 이름에 끌렸고 제가 좋아하는 '환상'이란 제목에 끌려 읽게 되었습니다. ^^; 불타는 것 같기도 연기에 휩싸인 것 같기도 한 꽃의 이미지와 제목으로 미니멈한 표지가 눈에 띄는 책입니다. 알고 보니 젊은 작가들의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나서영 작가의 작품으로 책의 수익금으로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니 책 자체가 선하게 느껴집니다. ^^ 책은 가로, 세로 모두 보통 책 사이즈보다 작은 편이고 두껍지 않아 휴대성이 좋았고 글자가 약간 큰 편이라 가독성이 꽤 좋았습니다.

동화같은 이야기만 즐기는 제게는 읽기 힘든 책이였습니다. ㅠㅠ 아름답고 순수한 영혼이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을 그리기 떄문입니다. 언제나 탐욕이 이기고 돈이 이긴다면 돈 없고 순수한 사람들은 어찌 살아 가야 될까요. <환상>적인 스토리에서 막연하나마 작은 힘을 얻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힘든 책입니다.

책은 출연하는 주인수, 이나래, 나서영, 김현숙, 임수향 등의 시점으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시점을 돌아가며 물 샐틈 없이 독자들의 관심을 얽어 매고 집중하게 하고 있습니다. 돌연 작가의 이름인 '나서영'이 출연해 놀랐습니다. 그리고 10일만에 홀린 듯 쓰여진 소설이란 데 더 놀랐습니다. 이런 내용을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작가가 신기했습니다. 운명을 극복하거나 나를 이겨내어 더 나은 사람이 되거나 하는 탈피가 없이 그대로 현상 유지되거나 꺼져 버리는 소설을 재미있게 쓸 수도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 하기사 비극적인 이야기는 넘쳐 나고 시간이 갈 수록 인생을 잘 그려낸 것이라 평가받으며 추앙받기도 하니깐요. 이 작품의 등장 인물들은 하나 같이 나약한 정신 세계를 가진 아이들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운명의 흐름을 개척할 수는 없었을까 미미한 노력에 안타까웠습니다.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저도 미미한 노력에 만족하며 자신을 대단하다 생각하며 자위하 듯 우리는 이러고 사는 운명일까요. 소설을 읽고 나자 막상 생각이 없었지만 생각을 되뇔수록 의미가 생기는 걸 보면 역시 비극의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파도처럼 우리 인생에도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삶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지요. 그런 점에서 보아도 문학 작품을 읽을 때에도 비극과 희극을 넘나 들어 감정의 파도를 만들고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나서영을 보며 느낀 점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자기의 세상을 좁히지 말고 넓혀 나가야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선량함으로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살면 법도 무섭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으니깐요.

사랑, 예술, 인생을 그린 소설임에 틀림없지만 비극의 굴곡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설에서만 벌어졌으면 싶은 이야기들. 현실에선 이보다 더한 소설들이 넘쳐나지만 우리는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것만 내 눈에 들여놓지요. 미처 우리가 보지 않았던 현실을 일깨워주고 허무한 삶이 되지 않기를 경각하고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