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 - 반찬이 더 필요 없는 최고의 반찬
박종임 지음 / 지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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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종임 - 아삭아삭 김치 & 달콤 짭짜름한 장아찌

 

 

 

 

 

  양배추로 겉절이를 만들어 본 게 저의 최초이자 최후의 김치였습니다. 가족을 위해 만들었지만 이상한 맛에 버릴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겉절이. ^^; 집에서 김장할 때 거들기는 하지만 저 혼자 김치를 하라고 하면 매 순간마다 여기저기 자문을 구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에요. 그렇게 해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요. 저는 냉면을 정말 좋아하는데 집에서 해먹는 착한 냉면을 해먹고 싶어 동치미를 담궈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어 도움을 얻고자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두껍고 무거운 편으로 휴대성은 좋지 않았습니다. 김치 이미지를 표지 밑쪽에 배치해 위쪽의 제목과 잘 어울리는 표지입니다. 

 

 

 

 

 

  우와~ 친절하고 감사한 책입니다. 다양한 김치에 대해 익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요리의 기본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일 인상깊었던 건 계량에 대해 처음부터 명시한 점입니다. 무뚝뚝하게 한 가지 계량법을 고집하며 독자들을 억지로 따라오게 하는 것보다 계량컵, 숟가락이 없어도 비슷한 양을 계량하도록 다른 방법을 알려준다는 점입니다. 처음부터 독자들을 배려하는 친절한 책이라 기분좋게 읽게 됩니다. ^^

  김치는 최소 3-4개, 많게는 10개가 넘어갈 정도로 다양한 재료들이 어울러진 발효 요리입니다. 그 재료들 중 하나만 손질이 잘못되어도 맛은 어그러지고 맙니다. 요즘은 그래도 많이 변해서 김치를 조금씩 해먹게 되었지만 한 번 할 때 많이 하게 되는 일이 김장이지요. 이렇게 큰 마음먹고 하는 김장이 작은 재료 손질을 잘못해 망쳐진다면 1년동안 찝찝함을 안고 김치를 견뎌야 하니 신중히 정성을 들여야 할 수 밖에 없는 요리입니다. 그래서 재료부터 신중하게 준비할 수 있게 순서대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과정샷은 네이버 요리에서 보는 대략적인 과정샷이 보이지만 다른 책들과 차별화 된 점이 있습니다. 바로바로~~ 요리에서 알고 보니 제일 중요한 것! 바로 재료의 특성과 함께 그 요리를 할 때 재료의 특성을 어떻게 살려야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 준다는 점입니다. ^^

  사실 김치를 만드는 법이야 인터넷에 잘 나와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따라해도 매번 실패하는 사람이 많은 건 무얼 시사할까요? 바로 계절, 때에 따라 재료를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몰라서 입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친절하게도 요리전에 이런 재료의 특성을 짤막하게나마 알려 줍니다. 3월에 하는 깍두기와 가을에 하는 깍두기를 할 때 어떻게 무를 소금으로 죽여 맛있게 할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많은 친절한 요리책들이 있지만 이런 재료의 계절따라 다른 특성까지 제대로 찝어주는 책은 처음 보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초보자는 물론이요 매년 만드는 김치의 맛이 달랐던 베테랑 요리사들까지 참고할 수 있는 책입니다. 김치와 함께 소금, 간장, 고추장 등으로 장아찌를 만드는 법까지 소개해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밑반찬에 대한 소개도 자세히 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냉면김치를 간단히 만드는 방법과 겉절이 양념과 재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재료를 제대로 파악해야 제대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 어느 요리책에서나 강조하는 재료의 중요성을 그 특성을 더 구체적이고 실제 필요한 대책을 알려주는 적극성으로 차별화를 준 책입니다. '-입니다' 체와 함께 자세한 내용이 어우러져 친숙하고 친절한 책이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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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촉니 린포체 & 에릭 스완슨 지음, 이재석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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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촉니 린포체, 에릭 스완슨 - 하심

 

 

 

 

 

  티벳은 제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곳입니다. 영성적으로 청소년기때는 <티벳 사자의 서>를 읽고 죽음과 사람됨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대학때는 졸업 논문도 티벳의 독립에 대한 것이였지만 주제가 주제니만큼 자료도 거의 없고 있는 것들 또한 너무 어려워 인생 최대의 졸작 하나를 내놓았던 실망스런 기억도 있습니다. 청소년기때 인생 최초로 영성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 <티벳 사자의 서>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혼란스럽고 미칠 것 같던 청소년기의 발광을 꾹 눌러준 무게감을 가진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티벳은 제게 신비롭고도 어머니같이 푸근함을 느껴게 해 줍니다. 티벳 불교의 위대한 스승의 책이라 서슴없이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보통 크기의 보통 무게로 휴대성도 좋았고 가독성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빨리 읽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책이였습니다. ^^

 

 

 

 

 

 

  현대인이 영성에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책입니다. 촉니 린포체라는 이름은 저자의 이름이 아니라 전생의 위대한 스승의 이름으로 그가 죽어 환생한 지금 그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어떤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더라도 위대한 영혼이 환생한 사실이 밝혀지면 그는 환생 전의 이름으로 불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호그와트의 입학 편지가 해리포터를 찾아 오듯이 편지 한통으로 당신은 환생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이런 신비로운 티벳 불교의 특성을 설명하며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도입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인생에서 공부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 책은 내면 공부를 위한 입문서로 여겨질 만큼 쉽고 재미있고 게다가 깊이감 마저 중후히 느껴집니다. 글은 '-입니다' 체로 쓰여져 친절한 말투로 강경한 말투가 아니라 부드러운 말투라 반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고압적인 스승이 아니라 친절하고 너그러이 속을 나눌 수 있는 분처럼 느껴지며 3번째로 환생한 촉니 린포체라 믿을 만큼 간단한 말에도 깊이감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의 책에 감히 서평을 쓸 수 있을까 고뇌하게 되는 겸손함속에 담긴 사람을 그리고 자신을 탐구하는 순수함이 느껴져 경외롭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를 읽으면서 티벳승들의 생각, 의식 수련법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경전을 암송하고 그를 토대로 서로 토론하며 경전을 탐구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외울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경전을 외울 수 있는 것도 고대부터 내려온 암기법이 있었는데요. 내 머리속에 티벳의 제일 큰 산보다 더 큰 서랍장을 만들고 각 경전의 내용을 서랍에 나누어 차곡차곡 넣으며 기억한다는 것이 그 중 하나였는데요. 어디에서도 쉽게 보지 못한 수련법으로 이렇듯 저자도 마음챙김 명상, 그리고 제대로 생각길을 만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마음이 예쁘게 그리고 바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나를 알아가고 몸과 마음을 연결하고 마음을 다루는 방법은 우리 현대인이 어디서도 배우질 못한 것들이지요. 머리속에서 정리가 잘 안되어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지지만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상담 등을 예로 들었습니다. 자신의 약점도 서슴없이 예로들어 독자들이 깊은 공감과 느끼며 쉽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우아하고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히. 제가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명상법, 생각법이 담겨져 있어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힘들었던 점은... 이 책은 조금씩 생각하며 1달 정도 읽어야 할 책인데 서평을 올리기 위해 속독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

 

 

 

 

 

 

  아쉽게도 위대한 스승의 정수를 다 받아들일 순 없었습니다. 한 페이지에서도 몇 번이나 생각하고 깨달음에 무릎을 치는 책이였습니다. 고대로부터 전해져오며 전수되던 명상법, 우리 현대인들이 잃어버린 그것을 되찾는 데 첫걸음 아니 성큼 다가선 듯한 느낌입니다. 영성적으로도 지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책으로 조금씩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으며 명상하고 싶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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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심야특급
조재민 지음 / 이서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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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민 - 아메리카 심야특급

 

 

 

 

 

 

  아름답고 신비롭고 물가도 싸지만 그만큼 사람살기 힘들어 강도, 사건 사고가 많은 곳으로 유명한 남미. 혼자 다니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는 그래서 남미는 엄두를 못내고 있습니다. 신비로운 언어,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잉카 제국의 잔재, 그리고 엄청난 고산병과 이를 염두하지 않을만큼 엄청난 자연 경관들까지. 라틴 아메리카는 사람을 유혹하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고고함이 느껴집니다. 언젠가는 꼭 가볼 곳이고 흔치 않게도 마광수 교수님이 이 여행을 권하지 않겠다며 추천해 주셔서 ^^ 선뜻 읽게 된 책입니다. 책은 생뚱맞게도 여성의 사진과 칙칙한 색으로 되어져 우리가 남미, 라틴 아메리카를 상상하면 떠올리는 싼티 나지만 밝은 분위기가 아니라 놀랍습니다. ^^; 두꺼운 편이지만 책 자체가 가벼워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글자도 크고 줄간도 커서 쉽게 읽혀졌습니다.

 

 

 

 

 

  군을 제대하고 미국을 통해 남미로 떠난 저자의 일정을 같이 합니다. 치안 자체가 실종된 곳, 경찰이 의미를 잃은 곳, 빈민들이 득시글 거리는 그곳에 뭐하러 수많은 사람들이 가질 못해 난리일까요. 어릴 때는 이런 곳엔 절대 가지 않겠다며 다짐하곤 했지만 이제는 그런 위험 자체도 나를 배워가는 과정임을 알게 됩니다. 여행의 묘미인 예상할 수 없는 위험들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이여야 합니다. 그럼에 여행기는 많은 이들에게 미리 감당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간접경험입니다. 감정적이지 않은 담담한 남자의 말투로 들어도 남미는 제겐 아직도 두렵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경찰이 소용없는 건 중국에서도 겪었지만 거기는 그래도 상황마다 달랐고 언어를 조금 아는 곳이라 괜찮았는데, 영어도 잘 통하지 않는 남미는 여행가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왔고 이 책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남미 여행기는 솔직히 처음이 아닙니다. 일기 형식으로 자신의 마음 모두를 보여주는 책도, 그림 여행을 하며 낭만을 즐기는 여행기도 읽었습니다. 이 책은 담담하고 굴곡없는 목소리의 글로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역시 여행기는 여행 과정과 함께 나를 보여주는 작업이다 보니 저자의 성격과 필력에 따라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는 거 같습니다. 마음의 검열없이 소설읽 듯 온 마음으로 즐기는 여행기는 정말 오랜만입니다. 아니 처음인 거 같기도... ㅠㅠ

  얼마전 <탁PD의 여행수다>라는 방송에서 볼리비아편과 페루편을 봤습니다. 엄청난 자연 환경에 가기 힘들고 적응도 힘든 고산지대에 빈민가와 자본주의에 찌들대로 찌든 원주민들. 좋고 슬프고 두렵고 감동하는 감정들이 혼합된 그곳, 제게 남미의 이미지는 그렇게 혼합되어 환상적인 여행지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만큼 보고 겪을 것이 많은 곳이 흔치 않고 인도나 아프리카 정도일까요. 여행수다를 보고 들으며 그들의 경험이 내게도 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여행하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 두근거림을 이 책은 거의 소설을 읽 듯 감정이입을 해 읽어 정말 말 그대로 간접 경험을 한 듯한 기분을 들게 합니다. ^^ 여행기의 기본은 어디에서 어떻게 이동했고 누구와 함께 했으며 어떤 대화로 어떤 깨달음이나 생각을 했으며 어떤 기분을 느꼈는지 등이 잘 어울어져야 합니다. 이 책은 제가 이제까지 고대했던 여행기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행기 중간 중간에 저자의 군생활과 그로 인한 감성을 짤막하게 보고 여행기에 이입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독자들은 더 깊이 여행기에 빠지고 저자의 생각과 경험에 다른 책보다 더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마지막 여행지인 쿠바도 너무 인상적이였습니다. 대학까지 무상 교육과 국가에서 주는 월급, 고등교육을 받아도 몸을 혹사하며 열심히 일해도 똑같은 월급을 받는 실정을 보여주며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이 적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동안의 여행은 일탈을 넘어 거의 생활하는 여행으로 짧은 떠남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의 일탈로서의 여행뿐 아니라 거기에서 배워나가고 성장하는 과정까지 함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행을 거의 생활처럼 하면서 계속 그 곳에서 살 것처럼 그곳에서 성장하는 저자의 모습을 보다가 마지막 부분에서야 퍼뜩 이 모든 것이 일장춘몽, 여행이였음을 깨닫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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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 부인이 가져본 적 없는 열 명의 아이들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림원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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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엠마뉴엘 슈미트 - 밍 부인이 가져본 적 없는 열 명의 아이들

 

 

 

 

 

  독특한 일러스트 표지에 눈이 가 읽게 된 책입니다. 밍부인이란 이름이 중국여인을 연상시키고 중국이라면 10명의 아이를 낳을 수 없기에 프랑스에 사는 중국 부인이란 생각이 들어 왠지 신비롭게 느껴졌습니다. 타국에서 화장실 관리를 하며 어떤 중국 고전을 전해줄까 기대되는 캐릭터입니다. 책은 작고 얇지만 하드커버에 책갈피줄까지 있습니다. 휴대성이 좋았고 글자가 크고 줄간도 넉넉해 읽기 편한 책입니다.

 

 

 

 

 

  2시간여 만에 읽힐 정도로 단편입니다. 일견 하드커버가 낭비처럼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고는 귀히 모셔야 될 책 중의 하나가 되어 버립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들에 미치는 힘을 생각하게 하는 짧은 글입니다.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은근하지만 강력한 영성의 힘을 이야기에 담아내는 저자의 내공이 상당합니다. 오랜세월 은은히 영향을 미친 많은 선조들의 입김과 영성에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고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는 책입니다. 

  밍부인은 애초 상상과 달리 중국의 소도시에서 호텔의 남자화장실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는 노부인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드는 의심, 이 부인은 어떻게 10명의 자녀를 낳을 수 있었을까. 미처 중국의 출산제한정책을 모르는 분들도 천천히 이야기에 따라갈 수 있으며 오히려 아는 분들보다 더 놀라움을 맛보게 됩니다. 게다가 이 부인의 신비로움은 거기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고전 중의 고전인 공자를 줄줄 인용하는 멋진 분이라는 점. 저에겐 공자하면 쾨쾨한 유교학자로 유명하며 보수적이고 진부한 분이란 생각을 많이 해 왔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공자는 중용을 알고 덕이 있으며 가족을 중히 여기는 따뜻한 사람이였습니다. 

  주인공과 밍부인의 대화에는 의도치 않은 거짓이 담겨 있습니다. 무의식적인 거짓으로 말하는 자신마저 수긍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깊은 곳에서 나를 안위하는 그런 거짓. 그것이 깨졌을 때 다칠 감정을 걱정하며 더 커져가는 거짓들.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과 현실에서 우리들이 잘 하지 못하는 철학적인 생각들이 어우러져 인간미 있으면서도 세련되고 질척대지 않으면서도 끈끈한 정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아마 주인공의 직업이 세계를 여기저기 다니며 정착하지 않는 것이고 그의 성격이 반영되어 그렇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밍부인은 어떻게 보냐에 따라 후줄근하고 어디에나 있는 특색없는 아줌마일 뿐이지만 세계를 넘나들며 무역을 하는 저자의 눈에는 자신의 일에 만족하는 화장실의 고고한 여왕이면서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 넘치고 중국 고전과 인민들과 통할 수 있는 통로로 여겨집니다. 

  프랑스 책에는 종류에 상관없이 조금씩의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제가 쉽게 읽은 글이니 누가 읽든 쉽게 읽으실 수 있는 글입니다. ^^ 프랑스 번역책을 읽을 때면 거의 매번 글자들이 눈앞을 아른거리며 어지러워지고 내용 파악이 안되게 하는 난독증이 올라오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아 너무 신기했습니다. 

 

 

 

 

 

 

  읽었지만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짧은 글이지만 깊이감있는 생각할 거리들이 다양합니다. 주인공과 밍부인의 스토리가 있고 현대 사회를 생각하는 고뇌가 있고 개인의 철학에까지, 사소한 것에서 부터 큰 사회문제까지 고민하는, 단편이지만 스펙트럼이 큰 작품입니다. 읽을 때마다 다른 주제에 집중할 수 있을 거 같은 책으로 여러번 읽어도 지겹지 않을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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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즈가 좋다 - 꿈을 찾는 당신에게 들려주는 꿈을 이룬 이야기
매트 페로즈 지음, 홍상현 옮김 / 이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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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페로즈 - 나는 치즈가 좋다

 

 

 

 

 

 

  이제까지 인생에서 내 치즈를 가진 적이 없었다면 얼마나 불행한 인생일까요. 물론 치즈가 꼭 있어야되는 건 아니겠지만 있으면 그만큼 행복하리란 막연한 기대가 있습니다. 아직도 내 치즈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저, 안주하지 말고 쭉 달리자는 의미에서 읽게 된 책입니다. 꿈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부럽고 그 꿈을 실현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많은 자극과 함께 제 인생과 꿈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고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지만 꽤 묵직하게 느껴지며 치즈와 관련된 부록이 많아 치즈에 관심이 많은 제게는 선물같이 느껴졌습니다. ^^ 본문은 아래, 위 여백이 여느 책보다 좁고 줄간도 넉넉해 읽기에 좋았습니다. 

 

 

 

 

 

  꿈은 무엇이고 어떻게 가지게 되는지 저자의 수기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책입니다. 현실에 만족한다면 왜 궂이 꿈이 있어야 될까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던 저자는 프랑스의 음식 문화가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지 알게 되면서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영국이 얼마나 음식을 먹고 만드는 데 불편한 곳인지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 치즈를 접하고 좋은 치즈를 만들겠다는 꿈이 생겨납니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차근히 자신의 꿈에 접근하는 과정을 마치 일기를 읽는 것처럼 세세히 알 수 있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치즈를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면서 꿈을 찾는 독자들에게 길을 안내해줄 수도 있는 좋은 책입니다.

  역시 번역체는 책을 읽는 초반에 저를 헤매게 했지만 작은 모험 소설을 읽는 듯 낯설게 시작하는 저자의 여행을 따라가며 점점 그 여행에 적응하고 저자의 말투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안정적이고 사회적 지위까지 높은 좋은 직업을 뛰쳐나와 치즈에 올인하게 되면서 저자의 꿈을 찾아가는 모험은 시작됩니다. 책의 홍보문구를 봤을 땐 너무 급격한 직업의 변화가 생뚱맞기도 했고 과격해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조금씩 풀어지는 과거로부터 이어지는 치즈와의 인연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운명이 저자를 치즈로 이끌고 있고 저자가 천천히 자신의 꿈을 찾아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처음엔 생뚱맞게 느껴졌던 그의 과격한 꿈을 찾아나서는 여행이 이해가 되면서 그의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된 용기가 억지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절로 일어난 것임을 알게 되어 놀랐습니다. 

  저는 인생 전반을 보자면 아직 구체적인 꿈이 없어 안정된 미래와 돈만을 막연히 생각해 왔고 그러기 위해선 억지로 나를 현실에 맞춰야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세상에 맞추지 않고 절로 하고 싶은 일에 자신을 던졌음을 알게 되니 이제까지의 제 삶을 반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일견 단순하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제목은 이런 저자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던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좋아해서 궁금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내 손으로 해보고 싶고 그 꿈으로 명예까지 얻을 수 있도록 이끌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요. 치즈를 찾았습니까, 치즈를 좋아합니까, 치즈로 나를 알릴 수 있습니까. 맞지 않는 치즈에 나를 우겨넣고 있진 않습니까. 저처럼. ㅠㅠ 

  현실과 타협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못하는 분들에겐 큰 힘이 될 책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아직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영혼에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용기를 북돋워줍니다. 백년을 산다는 우리 세대가 억지로 현실에 맞춰 살지 않도록,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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