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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밥상 - 평범한 한 끼가 선물한 살아갈 이유
염창환.송진선 지음 / 예담 / 2013년 12월
평점 :
염창환, 송진선 - 치유의 밥상
제목과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책입니다. 항상 밥은 진리이며 따뜻한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것이 밥상입니다. 거친 노부인의 손으로 보이는 가지런히 맞잡은 손이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을 연상시킵니다. 사실 밥상의 소중함에 대한 책인 줄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서문에서부터 호스피스 병동이 나와 당혹스러웠습니다. ^^; 몰랐던 책의 정체는 서서히 무게감있게 가슴에 내려앉습니다. 책은 가로세로 사이즈가 작은 편이고 적당히 두툼해 읽기에 좋았습니다. 글자는 작은 편이지만 줄간이 넓어 가독성이 좋았습니다.
첫 글에서부터 식도를 자극할 정도로 가슴을 울리는 울음이 올라옵니다. 짧은 글에 이렇게 울 수 있다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갸우뚱하며 계속 읽게 됩니다. 그 첫 글이 제 삶과 많이 닮았고 먼저 간 아들의 무심함, 아들이 있을 때 사랑을 많이 표현하지 못한 부모의 한이 느껴져 괜히 서러워 지더라구요. 책을 다 읽고도 이 글은 잊혀지지 않고 잔잔히 가슴 깊은 곳에서 흐르고 있습니다.
<눈물 편지>라는 책에서 옛 선인들과 위인들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사별로 절절한 마음을 편지로 나눈 것을 보고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남은 이들에게 어떤 감정과 생각을 남겼는지 그리고 그들이 말로서 대외적으로 하지 못하는 것들을 편지로 전하며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오히려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2명의 공저자는 한명은 호스피스 병동의 의사, 또 다른 한명은 드라마 PD로 죽음이라는 주제를 제외하면 겉보기엔 다른 공통분모가 없는 분들입니다. 생을 마감하는 곳임을 알고 들어오는 호스피스 병동, 이 곳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맞기 위한 치료를 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법정스님의 즉문즉설을 현장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열 분 정도의 질문을 듣고 곧바로 답변해 주시는데 모든 질문의 요지는 살기 힘들다, 왜 살아야되나 라는 것이여서 놀라웠습니다. 이처럼 많은 현대인들이 삶에 힘들어하고 지쳐 죽음을 고려! 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가요.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해 죽음을 기다리는 분들의 하루 하루, 순간을 담아 내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가 처해보지 못한 입장을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생명이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뜻하지 않은 엄청난 고통을 당해 본 사람들은 삶 앞에 겸허해짐을 느껴봤을 겁니다. 저도 내가 손 쓸수 없고 약으로 금방 제어되지 않는 통증에 시달려본 적이 있는데, 그 아픔만 없으면 행복하게 불평하지 않고 살겠다고 되뇌며 나약해지고 삶에 집착하게 되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런 아픔없이도 삶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강력한 메세지를 전해주는 책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안타깝고 아름다운 사연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을지, 더 아름답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합니다.
울음은 딱 한번, 점점 그들의 분위기에 적응하면서 북받치는 울음보다 더 깊이 있는 생각이 밀려왔습니다. 죽음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함을 알게 되고 생을 되도록이면 아름답게 마무리하고자 하는 예쁜 마음들이 삶을 겸허하게 보게 해줍니다. 죽음의 순간에 안타까워하고 후회되는 일이 적었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