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아트홀릭
김수완 글.그림 / 뜨인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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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완 - 열일곱, 아트홀릭







  아직 어린 4살 조카의 교육에 관심이 많은 고모입니다. ^^ 부모가 억압하지 않는 가정교육을 어릴 때 부터 받아온 올캐의 영향으로 조카를 억압하지 않도록 온 가족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러면서 자라온 조카를 제 어릴 적과 비교해 보며 부러워하곤 합니다. 더 좋은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상황과 주변환경이 갖춰지다 보니 조카에겐 어떤게 좋을까 더 많은 교육 사례를 찾아보며 읽은 책을 올캐에게 선물하곤 합니다. 육아서와 교육서를 좋아하는 올캐에게 좋을 책일 거 같아 읽게 된 책입니다. 현 교육체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나선 용기있는 열입곱, 그 인생이 부러웠고 조카에게도 도움이 될까 기대하며 읽게 됩니다. 책은 작고 가벼워 들고 읽기 좋았습니다. 저자가 여행하며 직접 그린 그림이 수록되어 보기 좋았습니다.


  스물만 넘어도 어른이란 생각에 청소년기의 학생들을 어린애라고 생각하곤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저자의 글에는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음이 잘 들어가 있었습니다. 처음부분을 읽을 땐 솔직히 치기어린 글이 아닐까 걱정도 들었고 사춘기만의 들쭉날쭉한 글들을 볼까 걱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읽어 나갈수록 나이를 잊고 자신의 미래의 길, 인생에 대한 진심어린 고뇌를 보게 되면서 책에 빠져들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사춘기를 다룬 소설과 이야기들에는 새로울 게 없을만큼 다양한 소재와 환경이 소개되어져 왔습니다. 저자는 중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예술만 공부하는 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하게 되고 부모의 도움으로 외국 예술학교의 기숙사 학교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그러다 겨울 방학을 맞아 한국으로 돌아가야될 때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여행을 선택하게 됩니다. 예술작품을 만끽할 수 있는 유럽여행을 선택하고 부모를 선택해 어머니와 단둘이 유럽여행을 하며 이 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단순한 여행에세이라기 보다 16년 예술 인생을 정리하고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글이였습니다. 여행하면서 순간순간에 그린 스케치들은 저자의 공부가 헛되지 않았으며 삶을 잘 영위해 왔다는 느낌을 들게 합니다.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행과 그림을 선택한 그의 방학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 사춘기때의 일기를 다시 읽을 때에도 놀라곤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했던 거 같은 그 시기에도 심각하게 아파했고 힘든 나날을 견뎌냈고 더 잘살기 위해 끊임없이 걱정하고 고민했었더군요. 진지했던 그 순간이 새삼스럽고 귀엽게 느껴지면서 그 고민이 나이와 상관없이 평생 하게될 숙제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긴 예술인의 삶에서 16년을 정리하면서 그의 밝은 미래를 예상하게 해주는 글이였습니다. 그리고 내 삶도 이 책처럼 정리를 해보면 어떤 책이 나올까, 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중간점검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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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위한 타이밍 육아 - 끝까지 공부하는 힘을 기르는 생후 10년 자녀교육 로드맵
오영주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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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 내 아이를 위한 타이밍 육아







  올캐의 조카육아를 지켜보며 아이 육아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릴 적에는 부모가 편하기 위해 아이들을 억압한 편이라면 올캐의 교육법은 되도록 아이의 자유의지를 헤치지 않는데 우선을 두고 있어 너무 보기 좋고 부러워 하는 편입니다. 육아서에 관심이 많이 이 책도 읽게 되었습니다. 나이에 맞는, 때에 맞는 육아법이 있다니 놀라웠습니다. 일관된 부모의 모습 자체가 교육이랄 수도 있겠지만 아이의 그때 꼭 해주면 좋을 육아법을 알게 된다면 더 창의적이고 더 나은 사람으로 인도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듭니다. 노란색에 통통한 제목이 왠지 믿음이 가는 디자인입니다.


  저자는 영재학회 부회장으로 영재교육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하며 임해오신 분입니다. 제목부터 부모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내 아이를 위한. 어린 아이일 때의 교육에 유독 사회 전반적으로 관심이 많은 거 같습니다. 3살 이전의 아이에게 영어 노래를 많이 들려주며 무의식적으로 영어를 익숙하게 한다든지 동화를 들려주어 언어와 관련된 뇌를 자극해 더 빠른 발달을 유도한다든지. 그런 막연한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을 때면 더 좋은 방법이 있는데 나만 모르는 거 같아 초조하기도 합니다. 고모가 이러할진데 부모님들은 오죽할까요. 


  5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장은 타이밍 육아의 원칙, 2장과 3장은 언어발달, 4장과 5장은 행동발달과 실행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모는 모두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를 가지고 부모가 됩니다. 원하는 것만큼 아이를 잘 양육하지 못하고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육아서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쉬움을 남기는 일은 많은 아이들을 가지지 못하는 부모들에겐 간절하기 마련입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 아이를 가지고 양육하며 아쉬움을 남기는 현대의 부모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글을 선사해 줍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영아에서 말을 하고 뛰어다니기까지 하는 아이까지 어릴 때의 언어, 행동 발달과 관련된 다양한 예시들을 보여줍니다. 그와 관련된 분석과 아이에게 옳은 길을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연구한 육아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신뢰하게 합니다. 


  아이와 함께할 때마다 제일 힘든 것은 때마다 다른 아이의 요구와 고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을지, 그리고 실제 아이를 키우는 동생네 부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 저희 올캐도 자신의 행동이 아이에게 옳은지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고 합니다. 자기 확신없는 부모에게 도움이 될 책입니다. 너무도 많고 다양하고 엄청난 상황들을 겪을 부모들, 그들이 책에서 나오는 사례들을 똑같이 겪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될지 가닥을 못 잡을 때가 많은 부모에게 예비하기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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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IT 천재들 - 청소년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괴짜들의 이야기 한국의 천재들 시리즈
유한준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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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준 - 한국의 IT 천재들







  

얼마전부터 SNS 마케팅 중 카카오가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매일 즐겨하는 게임들 모두 카카오를 통한 게임들이라 점점 더 관심이 깊어져가고 있던 차에 만난 책이라 읽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를 필두로 매체와 그 매체를 만든 사람간의 관계는 뗄래도 뗄 수 없는 깊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책도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 현대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매체와 그것을 개발한 회사의 머리들을 만날 수 있을 거 같아 기대되는 책이였습니다. 글자는 크고 줄간이 넉넉해 읽기엔 좋았지만 책은 적당히 두껍고 무거워 가볍게 들고 읽기엔 약간 불편했습니다.


  글자가 커서 읽기가 쉬웠습니다. 우리나라를 IT강대국이라고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저는 그 비교대상이 없으니 원래 이렇게 빠른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쓰는 것을 당연시 합니다. 외국에 살다 오거나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말을 듣자면 우리나라처럼 오픈 와이파이가 많고 빠른 곳이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빠른 인터넷이라니. 그럼에도 IT  대기업을 들라면 저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만이 떠오를 뿐입니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의 활약을 IT 생활을 하며 확연히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대선때 네이버의 정치성 덧글과 관련된 기사들, 얼마전 카카오톡의 카카오 대화의 감찰 가능성이 노출되면서 확연히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좋은 소식이 아니라 꼭 꺼림칙하고 나쁜 뉴스와 접하게 되었지만 그만큼 그들의 존재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중하다는 뜻이지 않을까요.


  카카오 김범수 의장, 넥슨 김정주 회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네이버 이해진 의장 이 4명의 주인공은 포스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1세대로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활약을 연구하고 따라해 왔습니다. 성공적으로 우리 IT업계를 이끌고 있는 4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IT 대성을 이룰 수 있음을 알게 해줍니다. 글자가 커서 어린이들도 보기 좋으므로 IT업계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읽기에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창의성과 가능성을 자신의 사업에 펼치길 원하시는 분들도 참고하기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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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포효하다 - 빛나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
유순하 지음 / 문이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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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순하 - 사자, 포효하다







  희망이 절실한 이 때, 또다른 희망이라는 광고글과 강렬한 제목과 표지를 보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의심없이 믿고 있던 큰 믿음, 정부는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 존재한다는 제 마음속 믿음이 언제부터인지 조금씩 깨지며 의심과 불안이 팽배해졌습니다. 그러던 중 만난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책입니다. 왠지 제목만 들어도 '그래, 지금 이렇게 아픈건 원래 이래서였던거야' 라는 체념과 함께 왠일인지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책은 읽을 수록 무슨 말을 하는지 모호해졌고 제목만 각인되는 독특한 책으로 기억합니다. 얼마 후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별로 좋은 책은 아니라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이 책도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다룬다는 말에 반가웠습니다. 몇년이 지난 지금 재정리가 필요할 만큼 그 책이 자주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책은 작고 가벼웠으며 본문은 조금 빡빡하다고 느껴질 만큼 꽉 찬 느낌을 줍니다.


  책 초반의 저자는 제게는 마광수 교수가 느껴질 만큼 자기보호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사회로부터 부당한 비난과 질책과 힐난을 받았고 그 것에 대한 한탄과 토로로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저자에 대한 선입견없이 읽기 시작한 제게는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만 앞뒤 상황을 조금 알고 있던 분들에게는 새로운 이해로 새로운 시각이 생겼거나 혹은 똑같은 이야기를 또 봐야하는 피곤를 야기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선입견 없던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한일관계에 대해 아슬아슬하게 날카로운 터부위를 날뛰는 저자의 과거 행적이 신선했고 호기심을 자극해 빽빽하게 느껴지는 책을 읽는데 힘을 주었습니다. 


  마광수 교수님이 떠올리게 할만큼 자기보호적으로 책을 시작한데다 우리가 구체적 이유는 없지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터부인 반일감정을 자극할 만큼 직설적인 저자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직설적인 시원시원한 말투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됩니다. 글에선 격한 감정도 느껴져 감정과 이성의 기로에서 넘나드는 격정이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똑똑함이 느껴집니다. 좋든 싫든 책을 쓰는 저자에 대한 감정을 끌어내는 도입은 책에 몰입하게 하는 힘을 줍니다. 크게 관심이 없던 마광수 교수의 글에 처음엔 홀렸지만 읽을 수록 반복되는 흐름에 지쳐갔던 것이 어렴풋하게 떠오릅니다. 이 책도 마광수 교수의 책처럼 흡입력이 높지만 똑같은 논지가 반복적으로 강조되면서 피로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취적이고 진보적이며 진심으로 우리 사회를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의 말과 저작을 인용하고 있어 흥미를 돋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논조가 고여있지 않고 어느 흐름으로 조금씩 흘러간다는 게 느껴지며 저자의 똑똑함에 눈을 빛내며 계속 읽게 됩니다.


  새로운 희망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지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고 합니다.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세월호 참사, 대학의 부재 등으로 저자는 희망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책은 읽을 수록 재미있습니다. 어두운 사회 문제를 내 문제로 받아들여야 함을 애둘러 말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고 팔짱끼고 남의 일인 듯 냉소해선 안되며, 누군가에게서 대안을 받아내려 대들지 말라고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 군대와 여중생들의 어두운 뒷모습을 같이 슬퍼했지만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희망이 없는 이 시대에 사회의 어두운 문제를 남의 문제로 생각지 말고 각개각생이 대안이라 합니다. 어설픈 논조의 글이였다면 피식 웃고 지나갔겠지만 잘 짜여진 설득력을 갖춘 글로 마음을 현혹합니다. 추상적인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말이라 우습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책 처음부터 끝까지 잘 짜여진 논조의 글이 부드러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 재미있게 읽으며 설득당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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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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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 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아버지가 요몇년간 화제의 주제로 오르내립니다. 드라마 그리고 영화같은 친숙한 매체에서 자주 다루면서 아빠, 아버지와 친하지 않던 제게 점점 더 아버지를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소설로도 더 깊이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을까 기대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작고 가벼웠고 본문도 짧고 줄간도 넉넉해 읽기 쉬운 책입니다.


  소설로서 편하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소설은 현재의 이야기에서 등장한 책을 연계로 과거로 돌아갑니다. 책의 전반은 과거 이야기이며 책 후반부에는 앞의 도입을 마감하듯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예비 연습없이 바로 부모가 됩니다. 완벽하지 않고 서투른 부모님, 아이들은 그들의 서투름을 모르고 그것을 바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휩싸이곤 합니다. 사회에서 대외적인 모습에만 집중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아버지. 가정에서도 그에 버금가는 좋은 아버지가 되면 좋겠지만 힘들지요. 책의 주인공은 아이들에게 소홀한 아버지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기의 아들입니다. 자신을 과시하길 좋아하는 그는 농구부의 기대주로 활약하다 폭력을 휘두르게 되며 중요한 경기를 망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전교생의 괄시를 받게 되고 어머니의 권유로 휴학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함께 여행을 가자고 하고 누구든 부러워하는 좋은 차를 선물로 받고 그 차를 타고 아버지와 함께 미전역을 여행하게 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아버니는 차분히 자신이 가야할 곳들의 리스트를 보여줍니다. 감사한 사람들, 미안한 사람들을 적어둔 순서대로 찾아나서는 여행, 미 전역에 무분별하게 섞여진 주소를 그런 식으로 찾아간다는 건 말 그대로 무분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고집을 꺽지 않는 아버지. 왜 그런 순서일까요.


  여행을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6개월 시한부 암환자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아들은 아버지가 자신이 생각하던대로 사회에 헌신하고 퍼주는 그런 넉넉한 성공한 사업가만은 아니란 걸 알게 됩니다. 성공한 아버지에게도 자신처럼 철부지 시절이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이지요. 청소년기에 자신이 생각하던 모든 것이 뒤흔들리는 경험은 모두 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내가 알고 있던 사실이 다가 아니라는 것, 표면만 봐 왔던 그 사실의 이면엔 다른 사정들이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는 것. 내가 선하다고만 생각해왔던 사람도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그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 아들의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요. 크게 느껴졌던 아버지가 사실 작고 보잘 것 없는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다 죽어간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아들에겐 크게 눈을 뜨게 해준 기회가 이니였을까요. 


  왜 맞아들을 여행 동반자로 선택했을까요. 초반에 아버지가 아플 거란 걸 어렴풋이 짐작하게 해주는 복선을 깔아주지만 아들에 대한 배려를 뚜렷이 느낄 만큼 사랑을 느낄 수 없어서 의아했었습니다. 바로 그런 게 부모의 사랑이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하게 됩니다. 끝없는 배려, 생의 끝을 아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의 아버지처럼 비서와 마지막 여행을 함께 하거나 어머니와만 떠났다면 철없는 아들에겐 큰 배려와 깨달음을 줄 수 없었겠지요. 아들은 그 여행을 통해 삶의 방향을 잡고 아버지가 남긴 유지를 이어갑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그 의미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그 감동은 이야기를 쉽게 잊지 못하게 하고 곱씹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 생을 마감하게 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듣고 준비하게 된다면 뭐부터 해야될까 종종 생각해보곤 했습니다. ^^; 내가 함께 했던 사람에게 나의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질 못했습니다. 무모하지만 의미있는 결심을 통해 아들을 크게 해준 큰 아버지의 이야기였습니다. 삶은 양파처럼 많은 꺼풀이 있고 그 꺼풀을 벗으며 사람은 성장하는 게 아닐까요. 꺼풀을 하나 벗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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