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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형 인간 - 성격의 재발견
변광호 지음 / 불광출판사 / 2017년 9월
평점 :
저는 원활한 사회생활을 못하는 편입니다. 20대때에는 전여옥의 '여성이여 테러리스트가 되라' 라는 책이 제게 큰 위안을 주었습니다. 어울리는데 스트레스를 받느라 일을 지체하는 것보다 일에 집중하고 혼자 있던 제가 그르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었거든요.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에게서 내가 그리 나쁘지 않은 사람이며 여러 사람과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지만, 감정적인 면은 항상 쉽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겨울이 되면 항상 조금 더 힘들어지는 감정 컨트롤, 이 책으로 뭔가 새로운 걸 배우고 느끼고 싶었습니다. 정말 내 성격은 자위하는 말대로 괜찮은 것인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궁금한 마음에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얇고 읽기 좋습니다. 단락이 잘 나눠져 있고, 중간중간 체크리스트를 통해 내 성격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분석과 함께 어떻게 하면 E형 인간이 될 수 있을지 알려 줍니다. 그리고 문고형으로 느껴질 만큼 표지가 가벼워 들고 읽기 좋은 책입니다. 평소 나 자신의 성격을 E형 성격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충격적이였습니다. 자신을 가끔은 과격하게 변하는 다혈질로 알고 있었는데 그와 크게 다르지 않는 평을 책으로 부터 받게 됩니다.
저자는 스트레스 상황에 따른 반응에 따라 사람의 성격을 A, B, C, D형으로 나눕니다. 저는 4가지 모두에 해당하지만 C와 D형 사이의 그 어딘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선 D형으로 결과가 나와 조금 우울해졌는데요.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고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저자는 천천히 성향을 변화할 수 있는 방법과 함께 그 사람의 성향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까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요즘 몸이 기대만큼 건강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름의 해결책을 찾고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날때 제 반응들은 사실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자신에게 실망을 하는 편이였습니다. 이성적이고 침착하길 기대했지만 조급하고 성급한 편으로 항상 걱정하던 문제점이였는데, 이것이 성격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위안도 얻었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자아비판을 반복하던 습관에서 벗어나 분노로 나를 발전시키는 발전까지 여러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저처럼 문제가 생길때마다 자신을 되돌아본다며 비판하던 과거의 습관을 정말 되돌아보고 고쳐야겠다는 깨달음을 준 좋은 책입니다. 나를 몽글몽글 감싸고 있던 눈앞의 흐릿한 환상을 깨부수어 주었고, 비판 죄의식 없이 자기를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준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