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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고래의 똥 이야기 - 멸종위기의 처한 동물을 생각하는 그림책
다니엘 김.벤자민 김 지음 / 인테그럴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잔잔한 그림과 글씨체가 마음에 끌린다. 특이하게도 한글과 영어, 중문의 3개 국어로 된 동화책. 벤자민 김, 다니엘 김이라는 두 명의 저자가 지었다고 나오는데, 자세한 저자 소개는 없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 궁금해 졌다.
이 책은 오묘한 책이다. 읽어 갈 수록 점점 빠져든다. 결말을 예측 할 수 없는 흥미진진함도 있다.
제목처럼 아기 고래의 똥에 대한 이야기다. 똥을 어떻게 싸는지 배우지 못했던 아기 고래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 생각해보니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물론 똥을 싸는 것에 대해서만 아니라도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어떻게 하는지 배우지 못한 것을 할 때의 두려움. 다행히 주변에 그것을 참고할 만한 사람이 있다면 따라 하면 되겠지만,, 아기 고래는 주변에 자신보다 작은 물고기들 뿐이다. 스스로 해야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아기 고래는 이겨 낼까.
이러한 이야기 전개 속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들, 화려한 그림체는 아니지만, 바닷속의 아름다움이 색채에서 느껴진다. 그림에 비해 글씨가 너무 작은 것은 다소 아쉽지만, 3개 언어를 모두 표현하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아기 고래는 똥을 싸기 위해 바닷속 깊이 내려간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그러나 그것이 사실은 잘못된 행동이었다는 것을 우연히 깨닫는다. 자신의 똥이 사실은 작은 물고기들의 중요한 식량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연의 섭리를 일깨워 준다. 우리는 보통 숲에서의 자연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뭇잎이나 동물의 사체가 다시 거름이 되어 더 큰 숲을 만드는 그러한 순환. 이러한 순환이 바닷속에서 있는지 잘 몰랐다. 더군다나 고래의 똥이 작은 물고기들에게 소중한 밥이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이야기다. 사실 인간의 똥도 중요한 거름으로 쓸 수 있으니 마찬가지가 아닐가 생각된다.
이 책은 자연의 순환에 대해 이야기 하며, 아기 고래의 자립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며, 자연의 아름다움도 표현한다.
이 짧은 한 권의 책이 매우 따듯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해준다. 인간도 자연에게 이로운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 파괴자가 아닌 순환의 고리에 중요한 축을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