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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모두 똥을 먹어요 - 진화의 비밀이 숨어 있는 웃기고 알찬 똥 이야기
박재용 지음, 오승만 그림 / 해나무 / 2019년 2월
평점 :
아이들은 유독 ‘똥’ 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똥을 단순히 더럽고 쓸모없는 것으로 인식을 해나간다. 그 이유는 어른은 우리가 똥을 그렇게 대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농경 문화때만 해도 똥은 거름으로써 매우 소중한 자원이지만, 지금은 양변기를 통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관심 밖이었던 ‘똥’ 이라는 주제를 이 책은 충분히 우리들의 소중한 것으로 인식하게 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읽어가면 읽어 갈수록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게 된다. 단순히 ‘똥’ 이라는 것에 촛점을 맞추지 않고, 진화, 생태계, 분류학 등 생물적인 것, 과학적인 것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이 책은 담고 있다.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다. 저자는 각 장별로 등장하는 동물들이 직접 말하는 방식으로 책을 구성함으로써 아이들이 흥미롭게 책을 읽어 나가게 하였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진화, 과학 등에 관한 여러 책을 쓴 과학전문 저술가였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쉽게 책을 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뛰어난 글솜씨로 이 책을 우리들이 푹 빠지게 한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던, 소, 토끼, 말 등과 같은 동물에서부터 쇠똥구리나 박쥐와 같은 생명을 소개하는데, 하나 하나가 너무도 재미있다. 왜 박쥐라는 생명체가 생겨났는지, 앵무새가 왜 똥을 먹는지 등을 알아가며 우리 지구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 자연과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탄을 하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은 장미 꽃과 지렁이로 마무리를 한다. 이 부분은 다소 이 책의 아쉬운 면이 아닌가 한다. 물론 글로는 모든 식물들과 우리 모두 똥을 먹는다고는 했지만, 사람의 똥이라는 것, 그리고 단순히 이쁜 장미만이 아니라 땅에서 나는 우리가 먹는 모든 것들이 우리 모두의 똥을 최고의 양분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러나 현대라는 시대에는 이러한 똥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도 알려주면 조금 더 우리의 기술이라는 것의 한계를 깨닫기 않을까 한다.
예전 우리 선조들은 사람의 똥을 거름으로 썼지만, 서양은 거리의 똥을 피하기 위해 높은 굽의 구두가 생겼다는 것은, 우리의 지혜가 얼마나 대단한지, 현대의 서양 문명이라는 것이 자연을 얼마나 해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많은 어린이 도서를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 줬으면 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