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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터졌대요! ㅣ 엉뚱하고 발랄한 1
로렌초 콜텔라치 지음, 비올라 굴로 그림, 이승수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4년 3월
평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등 전쟁은 세계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 이뿐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도 크고 작은 다툼이 끊임없이 벌어진다. 그러기에 아이들에게도 '전쟁'에 대한 이해는 꼭 필요하다. 심각한 '전쟁 이야기' 쉽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두마리토끼출판사]에서 나온 그림책 <전쟁이 터졌대요>를 만난 순간,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주제를 무겁지 않게, 재치있게 풀어낸 이야기라는 것을 표지의 그림과 색감으로도 단박에 알 수 있다.

‘전쟁이 터졌대요’의 제목에는 거기에 내가 한 일이 아니라는 의마가 들어있다. ‘제 3자’가 되어 전쟁 소식을 전할 뿐이다. 이 책은 '과연 그럴까? ' 질문을 던진다.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떻게 전쟁으로 연결되는 지 알고 나면 ‘전쟁이 터졌대요’라는 제목이 다르게 다가온다.
표지의 책 속 주인공 아이 ‘제라드’의 눈빛을 보면 제라드는 전쟁과 자신의 연결점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시선을 제라드의 손과 연결된 점선에 두게 되면 제라드와 전쟁과의 관계가 궁금해진다.
제라드는 아이스크림 봉지를 거리에 휙 던져 버린다. 봉지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 벤치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 곁을 지나게 된다. 아이들의 `별난 옷'에 잔뜩 편견을 지닌 아저씨가 아이들이 버렸을 거라 지레 짐작하고는 버럭 소리를 지른다.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세대 간의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억울한 아이들은 시위를 하고 시위 진압을 온 경찰은 동료 경찰이 버린 바나나 껍질에 미끄러져 발목을 다친다. 이 사건이 ‘시위 진압 중 경찰관 부상’ 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으로 신문에 크게 부풀려 보도된다. 언론이 어떻게 사건을 왜곡하여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장면마다 사건이 연결되며 제라드가 함부로 버린 아이스크림 봉지 하나가 세상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 언론 왜곡, 내 나라의 이익만 생각하는 집단 이기주의 등을 만나 ‘어처구니 없는 전쟁’으로 이어진다.
"작은 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 그러니까……" 의 열린 결말을 통해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충분히 생각하게 한다.
그런 뒤 작가는 또 다른 사소한 일을 그림으로 그려 우리들에게 다시 질문한다. 제라드가 무의식적으로 아이스크림 봉지를 버리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 즉 반려견 산책 길 자신의 개가 싼 똥을 치우지 않으며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여인이 등장한다. 여인의 뒤로 ‘개똥 금지’ 표지판이 있다.
"이 일은 사소한 일인가요?"
과연 당신의 답은?
내가 무심코 한 작은 행동 하나, 작은 말 한마디가 왜곡되고 부풀려져 어처구니 없이 감당할 수 없는 결말에 이르게 된다면 우리들은 이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엉뚱하고 발랄한 전쟁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묵직하다.
덧. <두마리토끼책> 의 출판사 제목이 이렇게 흥미를 끌 줄이야. 두마리가 뭘까 궁금해진다. 뒷표지 아래에 설명으로 궁금증이 풀린다.
“ [두마리토끼책]은 좋은 글과 반찍이는 그림으로 재미와 의미, 두 가지 모두를 담는 어린이 그림책 출판사입니다.”
재미와 의미라면 <전쟁이 터졌대요!> 그림책은 출판사의 선택을 받을만한 책이다.
<전쟁이 터졌대요!>는 <두라미토끼책>의 엉뚱하고 발랄한 이야기 시리즈 ①이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답게 이 책은 어구니 없게 엉뚱한 전쟁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게 발랄하게 풀어놓아 누구에게든 ‘전쟁’에 한발짝 다가가게 하고 있다. 참 좋은 책! 널리 널리 권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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