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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욕탕 ㅣ 바람그림책 153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4년 3월
평점 :

천개의 바람에서 김유 작가와 소복이 작가의 콤비 신작 <개욕탕> 이 출간되었다. 콜라보 세 번째 책이다. <마음버스>를 시작으로 <사자마트>를 거쳐 <개욕탕>으로 이어진다. 버스, 마트, 목욕탕 , 세 장소 모두 살아가면서 자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일상의 공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글작가 , 그림 작가의 센스로 마을이 마음으로, 무서운 사자에서 팔고 사자의 사자로, 목욕탕이 개욕탕으로 변한다. 글자들을 살짝 바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따뜻하게 그려놓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같은 등장인물을 찾는 묘미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부터 의도한 기획인지 묻고 싶을 만큼 드라마 시즌 1, 2, 3 못지 않는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어느 새 모두 소장하게 되었으니 이 콤비 시리즈의 매력에 빠졌음을 고백한다.

개들이 목욕탕에 간다고?
그렇다. 개들이 가는 목욕탕. '개욕탕'이다. 삐뚤게 붙여진 '개' 글자가 눈에 띄고 뒷모습의 동물 모습과 목욕탕 타일을 그대로 재현한 듯 에폭시로 반짝반짝 윤기가 나는 타일의 표지에서 미소가 살짝 지어진다.

목욕탕 문을 열고 들어오는 다양한 개들의 모습은 모두 화가 나거나, 지쳤거나, 짜증이 가득하다. 몸의 때보다 마음의 찌꺼기를 씻어내는 일이 먼저일 것 처럼 보인다. '마음까지 씻고 가' 버젓이 벽에 붙여 둔 개욕탕이니 제대로 찾아온 것이라 다행이다.
오래된 동네 어딘가에 있을 듯한 정겨운 목욕탕 모습과 개들의 목욕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어린 시절 엄마 손잡고 가던 '목욕탕'이 생각난다. 추억 여행이 가능한 만큼 개욕탕이나 목욕탕은 다른 게 없다. 낮에는 목욕탕, 밤에는 개욕탕이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마을버스의 'ㄹ'을 떼고 'ㅁ'으로 만들어 마음버스를 만들더니 목욕탕의 '목' 글자를 '개'로 바꾸어 한바탕 목욕탕 판타지를 펼쳐 놓았다. 글자를 바꾸는 개연성있는 스토리도 숨어있다.
'개' 욕탕 ...어쩌다 보니 이름이 좀 거칠다. 사람들이 욕을 할 때 '개' 글자를 자주 들먹이니 개들 입장에선 억울할 만도 하다. 무심코 쓰는 어휘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음을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그 상처를 회복하는 해법도 알려준다. 마음까지 씻을 수 밖에 없는 묘안이다.
<개욕탕>을 읽고 난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개욕탕>은 목욕하고 난 뒤 쪼르륵 마시는 '요쿠르트' 다.
'아~ 목욕탕 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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