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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바다 - 바다의 숲, 산호초를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케이트 메스너 지음, 매튜 포사이드 그림, 안지원 옮김 / 봄의정원 / 2023년 2월
평점 :
함께 함께 하는 삶의 시작은 언제나 하나에서 시작된답니다. 『눈부신 바다』를 읽고

학기초 학급 아이들과 그림책 『보이지 않는 아이』를 함께 읽었다. 투명인간이었던 책 속 주인공 브라이언에게 자신의 색을 찾아주고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까지의 여정의 시작은 ‘저스틴’이라는 한 아이였다. '함께 하는 삶', 아름다운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의 시작은 언제나 하나(한 사람)이다. 이 단순한 진리를 생각지도 못하게 『눈부신 바다』를 읽으며 다시 만났다. 바닷속 산호초 이야기를 다룬 환경 이야기 속에 하나,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로 연결되는 감동 실화가 숨어있다. <봄의 정원>그림책 출판사의 『눈부신 바다』의 부제는 바다의 숲, 산호초를 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의 이야기로 만들어지기까지의 한 사람의 일대기가 가슴 뭉클하게 펼쳐진다.

여기, 산호가 하나 있어요.
- 본문 중에서
'여기, 산호가 하나 있어요.'로 산호초의 이야기가 시작되다가 한 소년, 켄이 등장한다. 켄이 사는 곳은 케네디 우주 센터 가까운 곳이기에 소년은 사람들의 우주 정복 과정을 직접 목격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무엇이든 꿈꾸면 다 이룰 수 있다’ 는 생각이 마음 속에 새겨진다. 어린 시절 품게 되는 생각은 한 사람의 전 생애를 거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런지...
우주 정복의 꿈을 가질 것만 같은 소년 켄의 꿈은 우주가 아닌 바다다. 하늘과 바다의 대비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바닷 속 세계에 홀딱 빠진 소년은 산호초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의 힘으로 '바다의 사람'으로 자라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바다는 변한다. 기후 변화가 바다를 비껴갈 리 없다. 바닥에 딱 붙어 살기에 산호초는 제 힘으로 이사를 갈 수도 없다. 그대로 그 자리에서 환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다. 『눈부신 바다』를 읽으며 산호초를 왜 바다의 열대우림이라 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산호초의 '산호'는 숲의 '나무'를 참 많이도 닮았다.

산호초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는, 바다를 너무도 사랑하는 소년은 어른이 되어서도 산호초와 함께 하는 삶을 택한다. 소년이 어른이 되고, 소년의 딸이 성장하여 자신의 머리가 희끗희끗 해질 때까지 켄은 물질적 이익보다 바닷속 산호초를 다시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의 한결같은 산호초 이야기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산호복구재단이 설립되기에 이른다. 이 책은 산호복구재단을 설립한 켄 네디마이어의 실제 삶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 감동은 더 배가 되는 듯한다.

하나,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모두가 하나의 산호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 본문 중에서
산호가 하나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모여 산호초를 이뤄 바다생물의 안식처가 되고 바다의 허파가 되듯 켄의 아름다운 삶 하나가 모여 또 다른 이의 삶을 변화시킨다. 하나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의 삶의 모여 혼자서도 해결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지구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간다. 이제 켄의 삶의 이야기는 『눈부신 바다』를 읽는 많은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림책 하나로 시작되는 또 다른 연대 이야기가 쓰어질 차례다.
'하나,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이 아름다운 구절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오래, 깊이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