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 건들건들 컬렉션
존 위딩턴 지음, 장기현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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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극적인 죽음이라니! 존 위딩턴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암살의 역사』는 인류 역사상 행해온 수많은 암살을 망라했다. 이 책은 기원전 2333년에 목숨을 잃은 이집트의 파라오 테티로 이야기를 연다. 이때를 기점으로 꽤 오랜 시간동안 암살의 이유는 왕위 찬탈이 주요했던 것 같다. 파라오 테티가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 덕분에 파라오가 됐으면서 다른 여자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왕위에 올리려던 시도가 문제가 된 게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정확히 서술하지 않았지만 테티의 아들로 추정되는 우세르카레가 잠시 왕위에 올랐으며 일각에서 그가 다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이라고 말하는 걸로 보아 이쯤되면 클리셰가 너무 뻔한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아닐까 싶다. 더 웃긴건 고대 시대에는 이런 케이스가 매우매우 흔한 경우로 보인다. 대부분의 지배자들이 암살을 당하는 이유는 결국 후계 문제였고, 이때 문제가 되는 건 수 많은 부인을 들여 모친이 다른 자식들이 너무 많았을 때 발생했다. 여자 끼고 놀때나 좋았지 저렇게 방탕하게 살다가 골로가는 건 한순간이라는 걸 역사가 보여주는 데 놀랍게도 이런 이유로 암살당하는 건 현대까지도 종종 일어났었다. 누가 왕이 되느냐, 이런 권력싸움의 이유로 암살이 빈번하게 일어났고, 소시민에게 있어 이렇게 하찮은(?) 이유의 암살은 손무가 손자병법에서 말했듯 가장 뛰어난 전략이라는 점에 매우 동의한다. 누가 왕이되든 하등 상관없는 소시민들은 좀 빼고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끼리 지지고볶는게 맞다. 왕위나 정치 권력을 잡기 위한 암살은 뭔가 스케일이 크지만 점점 종교의 시대가 오면서 ‘신’이 암살을 원한다는 개소리가 합리적인 이유가 된다. 프랑스 종교전쟁의 참상을 읽으며 기가 막혔다. 무려 36년이나 가톨릭과 개신교의 갈등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가. 암살도 아닌 학살의 시대가 온 걸 보면 손무의 말에 매우매우 공감하게 된다. 현대에 와서는 암살의 이유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 정치권력의 이유는 이해라도 가지, 정신이상자들이 관종(?)이 되기 위해 암살자가 된다. 존 레논을 암살한 마크 채프먼이 대단한 사람이길 바랐던 사람들의 염원이 이해가 갈 만큼 자신의 분노를 누군가에 투영해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이것도 암살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권력이 있는 자들은 자신이 언제든지 암살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살았다. 모두가 그의 목숨을 노렸음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놈은 자연사하는 걸 보며 인생이란 무엇인가 싶기도 하고. 서양사를 중점으로 서술하다 보니 잘 모르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아무래도 암살의 동기가 아무래도 정치적 이유가 많다보니 막 와닿진 않았지만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건지, 꼭 권력자가 좋은 게 아니라는 정신승리를 할 수 있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암살 도구도 칼에서 총으로 진화하고, 암살의 동기도 점점 다채로워 진다. 이렇게 암살된 케이스만 한 권의 책에 담아두고 보니… 역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사지 말고 착하게 살아야 겠다. 그런데 착하게 살아도 암살당할 수 있는 세상이니 생과 사는 결국 하늘의 뜻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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