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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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지성,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낸 이어령 선생이 지난달 별세했다. 솔직히 이어령이라는 이름은 들어봤지만 책을 읽어본 건 처음이다. 선생의 서원시를 담은 다시한번 날게하소서』는 간결한 문체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이지만 다 읽고 나면 마음이 찡해진다.


은빛 날개를 펴고

눈부신 하늘로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이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날개 하나씩을 달아주소서.


혼돈의 역사 한 가운데에서 태어난 선생은 자신의 학력은 높지만 시대의 이유로 제대로 된 학교를 다닌 적이 거의 없기에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책에서 말한다. 현행의 획일화 된 교육이 창조적으로 생각할 기회를 앗아갔다는 것이다. 책을 넘기다 보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지?라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굳는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데 이 책을 읽으며 그건 노력하지 않는 자의 핑계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나에게 하는 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이 그 가치를 잃은 이 시대, 선생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내는 데 큰 가치를 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다고해서 그 가치가 없는 건 아니다. 특히 미키 마우스와 일본의 디즈니랜드를 예시로 정작 누가 돈을 버는 가?를 생각해 본다면 선생의 말에 십분 공감했다. 무형의 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새로운 정의의 3D도 매우 흥미로웠다.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자질이 무엇인지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뭐니뭐니 해도 오역으로 인해 사람들이 열광하는 구절들이었다. 그것이 잘못됨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건 왜 일까. 왜 사람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할까 싶으면서도 오역이, 다시말해 틀린 것이 옳은 것을 압도하다니. 하나의 작은 예시였지만 실상 우리가 정답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 문화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이 시대, 선생의 바람처럼 우리나라도 문화선진국까진 아니지만 문화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전파하는 나라가 되었다. 전국민이 창조적일 것 까지야 없지만서도 대한민국이 조금씩 이뤄 낸 발전에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선생께서 88올림픽을 연출했을 때의 대한민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은 아주 많이 다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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