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ㅣ Philos 시리즈 7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세계적인 석학 제프리 삭스의 신간 <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는 7만년 인류 역사를 일곱 시기로 나누어 인류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지리, 기술, 그리고 제도가 인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상술한다. 경제학자인 그의 서술방법은 역사학자들의 시점과는 사뭇 다르다. 항상 사료로 뒷바침하는 객관성을 잃지 않는다. 긴 세월의 역사를 한 권의 짧은 책에 담은만큼(물론 이 조차도 내게는 벽돌이지만) 치밀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인류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그가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 한 이유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과거를 통해 인류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패턴화 시켰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는 문제는 이전에 겪었던 위기와는 다르다. 기술 발전이 심화되면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극심한 빈곤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인류의 삶이 어느정도 궤도에 들어섰지만 그만큼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또한 미중의 패권 싸움이 극단적으로 치닫을 것을 염려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사회민주주의적 관습이 정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결국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소리다. 더 이상 인류가 직면하는 문제는 특정 국가만의, 특정 인종만의 문제점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로 여겨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전세계가 고통 받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그 어느때보다도 서로간의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제프리 삭스는 공공부분의 확대와 유엔 재편 등을 예로 들었는데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요즘 흘러가는 세태를 보면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커진다. 왜냐하면 그 어느때보다도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는 걸 알면서도 각국은 어느때보다도 국수주의적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코로나 백신 수급 문제와 아프가니스탄 난민 문제를 볼 때마다 정말 협력하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

얼마전에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는 협력의 중요성을 주창하는 책이다. 제프리 삭스의 책도 결론부에서는 비슷해진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두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왜 세상은 더 분열되고 있을까? 이 해답을 찾고 실천하기 위해 모두가 한번쯤은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