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통한 내 꿈은 하나다. ‘쟤도 하는데, 나도 해볼까?’의 만만한 가 되는 것. 책을 읽고 지금 당장 쓰레기를 줄여보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거린다면 바랄 게 없다. 대단한 결심도 필요하지 않다. ‘이제 나무 칫솔을 써볼까?’하는, 딱 이정도의 관심이면 충분하다. (p19)

 

이 책을 읽기 전까지 환경보호는 남의 일처럼 생각했었다. 하루가 다르게 파괴되는 환경을 걱정하지 않아서라기 보단 나 하나의 힘이 너무 미미하게 느껴져 고작 내가 텀블러 들고 다니는 걸로 세상이 바뀔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내 게으름을 정당화하기 위한 변명일지도 모른다. 허유정 작가의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읽고 나니 나는 애당초 말로만 환경을 걱정했을 뿐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나빠서 일수도 있지만 환경 보호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나처럼 평범하게 게으른 사람이 도전하기에는 너무나도 불편하고 대단한 일처럼 느껴졌다. 만만한 쟤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 작가님의 의도대로 책을 읽고 난 후 이름조차 생소했던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아주 조금이나마 실천하고자 마음먹고 당장 나무 칫솔을 주문하고 텀블러를 챙겼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p67)

 

건강 악화로 살기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던 저자의 글이 좋은 건 독자들에게 훈계하지 않는다는 거다. 지구를 위해 이 정도는 마땅히 해야지! 가 아닌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보자며, 자신도 까다롭게 모든 걸 다 지키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완벽할 필요가 없는 걸 알지만 왠지 지키기 힘들고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시작부터 주춤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의 응원을 듣고 있으면 이정도 쯤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용기가 생긴다. 제로웨이스트란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자는 운동(p45)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우리가 무심코 사용했던 생활용품들을 좀 더 지구 친화적인 제품으로 대체한다.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모로 다양한데 시장을 갈 때 물건을 담아올 용기를 챙기고, 향기가 좋아 듬뿍듬뿍 썼던 샴푸, 린스, 섬유유연제를 샴푸린스바로 바꿔본다.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만든 쓰레기는 재활용하는 것(p96). 숨만 쉬어도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내게는 참 어려운 일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단 생각도 든다. 이렇게 미약하게나마 용기를 낸다면 아주 조금은 지구에게 무해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

 

법을 바꾸는 목소리는 어쨌든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텀블러에 눈길을 주는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p215)

 

책에는 어떻게 쓰레기를 줄이고 대체할 수 있는지 자세히 수록되어 있다. 문득 비닐은 쓰레기 같은 인간이란 걸 알지만 쉽게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 같았다(p87)는 저자의 고백처럼 내 최애탬 비닐이 없는 세상은 상상도 되지 않는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저자가 겪은 시행착오덕분에 마음만 먹는다면 한결 수월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를 영위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농부가 직접 시장에 나와 소비자를 만나는 마르쉐@’ 채소 시장에 꼭 가보고 싶다.

 

나 하나의 힘은 너무 미약해보이지만 제도가 개선되면 분명 지금보다는 환경에 더 이로울 것이다. 카페에 일회용 컵 사용이 금지됐을 때 정서적 반발은 거셌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이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당장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목소리를 높일 만큼 환경 보호에 대한 깊은 지식은 없지만 텀블러를 들고 나간다는 건 환경 보호에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동의의 표현이 아닐까. 말은 이렇게 하면서 오늘도 나는 텀블러를 잊었지만 말이다. 이처럼 잔잔하지만 큰 울림을 주는 책을 통해 사람들의 사고가 조금씩 바뀐다면 지구의 건강에 청신호가 들어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평범한 사람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실천하는 제로 웨이스트라이프,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와 함께 시작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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