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먼나라 이웃나라 21~22 : 러시아 1~2 세트 - 전2권 - 시즌 2 지역.주제편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글.그림, 그림떼 그림진행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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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학자들은 러시아의 가장 큰 특징으로 애국심, 차리즘, 정교를 든다. ‘애국심은 어머니 대지, 즉 자연에 대한 사랑과 순종, ‘차리즘은 절대 권력에 대한 순종, ‘정교는 신에 대한 복종을 뜻하는데, 오늘의 러시아에 푸틴이 등장한 배경을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다. (p7)

 

비행기를 타고 유럽에 갈 때 러시아만 지나면 목적지에 다 왔다고 생각했었다. 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지닌 광활한 대국, 한반도의 77배 크기로 얼마나 넓은지 감히 상상조차 되지 않지만 전체 국토의 1/8만 농작이 가능할 정도로 비옥한 땅은 거의 없이 추위에 시달린다. 하지만 방대한 천연자원이 매장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국가로 근현대사에 이르러 한반도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어렸을 때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나라를 상상하게 했던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즌2, 21-22편의 주인공은 러시아.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 자리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유라시아 제국에 속하는 러시아는 공산주의의 태동지로 대한민국과는 무려 85년이나 국교를 맺지 않은 나라다. 그대로 가깝지만 먼나라였던 러시아는 1990년에 이르러 국교가 수립되고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았던 그 본모습을 드러냈다.

 

귀여운 만화로 구성된 먼나라 이웃나라는 러시아에 대한 역사적 배경 지식이 많지 않아도 누구나 쉽고 재밌게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알아보기 좋은 입문서다. 나 역시 러시아하면 구한말 고종이 러시아 대사관으로 피난 간 아관파천과 러일전쟁의 패배,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은 떠올렸지만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이전까지는 알지 못했다. 지정학적으로 많은 민족들의 이동의 중심지일 수밖에 없었던 러시아가 소련으로 거듭나기까지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 아주 오래 전 역사부터 거슬러 올라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피로써 민주주의를 쟁취한 우리에게는 독재에 대한 거부감 때문인지 21세기에 한 사람이 권력을 독점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길고도 긴 역사를 살펴보면 러시아의 특수성, 특히 강력한 리더가 없을 때 인구 대비 넓은 땅을 통치하기 어려운 고충을 알게 되니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러시아를 보게됐다.

 

모스크바 공국이 러시아 제국으로 거듭나기까지, ‘정통성을 얻기 위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혼인 관계.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투에 손꼽히는 대전과 이를 그린 대문호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곳. 나폴레옹을 막아낸 조국 전쟁과 히틀러를 저지시킨 대조국 전쟁의 승리자로 세계 역사에 기록된 위대한 나라 (이렇게 쓰면 좀 그렇지만 어떻게이겼는지는 이 책을 보고 알아서 상상했던 것과는 좀 많이 달랐다). 톨스토이와 푸시킨을 사랑하는 그들의 민족성이 어디서 기인되었는지, 왜 러시아의 농노가 생겼는지. 너무도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개념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주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란 어렵지만 러시아는 언제나 러시아만의 방식을 추구했고, 한때는 세계의 패권을 쥐기도 했으며 몰락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고작 두 권의 책으로 러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다 말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러시아에 대한 배경지식이 미미한 상태에서도 충분히 전체적인 흐름은 알아볼 수 있게 구성되어있다. 러시아를 상징하는 애국심과 차리즘, 정교가 어떻게 태생되었는지, 러시아 민족에게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그 역사를 알고 싶다면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이다. 빡빡한 글씨로 본다면 어질어질 하지만 만화로 휘리릭 넘기면서 보면 내 몸은 벌써 러시아 한복판에 있다. 언젠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에서 유럽에 꼭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니 러시아에 가보고 싶은 열망이 더 거세진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기위해 한국에서 많이 가는 블라디보스톡을 얻기 위해 러시아가 어떤 깡패짓(?)을 했는지 보는 것도 쏠쏠하다. 역시 역사는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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