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한일 양국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민감한 문제를 가감 없이 건드린다. 일본군 ‘위안부’문제는 좁은 민족적인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권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점(p79), 재일조선인들의 정체성을 밝히라면서 이용하기만 했던 삼국의 정부, 목적, 과정, 동기 등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며 경쟁에서 무조건 이기고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친일파의 사회진화론을 밑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p119) 등 우리 사회에 알게 모르게 형성된 혐오와 차별이 어디에 바탕을 두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서평을 자기반성적으로 쓰긴 했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결국 일본이 제대로 된 사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평화’를 지향한다 말하면서도 모순적인 행보를 보이는 일본 정부의 행태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들은 왜 사죄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무시했는지 시민운동의 실패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한때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반일 종족주의자들의 과거 민낯을 낱낱이 밝힌다.『한일 우익근대사 완전정복』은 한일 양국이 서로 반목이 아닌 연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위해선 과거사 청산이 시급한데 그 방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볼 수 있다. 과거사 청산은 현실을 개혁함으로써 해야 한다는(p143) 저자의 말이 아른거린다. 여전히 일본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들의 비틀린 생각의 원천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