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석 서유구 선생은
조선시대 실학자로 관직을 두루 역임했으나 현대에 와서는 ‘조선
셰프’라 칭하기도
한다.
사대부와 셰프는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는 조선판
백과사전 <임원십육지>를 저술했는데 그
중 <정조지>
편에는 조선시대
먹거리가 총 망라되어있다.
풍석문화재단음식연구소는
풍석 선생의 정조지를 번역해 전통음식 시리즈를 출간했는데 『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는 그 다섯 번째
이야기로 이미 김치,
포,
술,
떡이
발간되었다.
음식에 꽃을
더한다,
막연히 고급스러움의
끝판왕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의 저자 곽미경 대표는 현대인들은
꽃음식을 세계 요리계의 최대화두인 자연을 담은 음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데 의미를 둔 탓에 꽃의 아름다움과 영양적인 측만 강조하여 어설픈
음식에도 꽃을 올리고 완성도가 높은 음식이라고 과대평가하는(p21) 경향을
우려한다.
오히려 풍석 서유구
선생의 정조지에서는 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꽃으로 꽃음식을 활용한 점을 강조한다.
꽃이 피는 순서대로
그 순서를 정한 이 책의 첫 주인공은 ‘매화꽃’이다.
아름다움과
위엄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p27)
매화는 수많은
시인과 화가들의 사랑을 받은 꽃으로 이를 섭취하면 감기 예방에 탁월하다고 한다.
매화로 죽도
만들고,
탕도
만들며,
전병,
술,
잼까지!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음식들에 매화를 활용한다는 게 신기했다.
울긋불긋 매화의
색이 그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다음에 혹 감기에
걸리거든 매화꽃으로 죽을 해먹어야겠다.

책을 훑어보며 우리
곁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있었나 감탄하게 된다.
총
84개의 꽃음식이
소개되어 있는데 치자꽃으로 만든 담복화전과 칵테일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해열과 진통 효과를
보이는 치차꽃은 치자를 삭혀서 만드는 ‘담복자’라는 꽃젓갈을 만들
수도 있다.
꽃으로 젓갈을
만든다니!
어떤 맛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장미,
가지,
소나무꽃,
상추꽃 등 우리가
당연히 꽃으로 인식하던 꽃부터 이게 꽃인가?
싶은
꽃까지.
화려함과 소박함을
모두 담은 우리 식단을 꾸려보고 싶다면 『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을 따라 꽃음식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레시피를 보면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한번 도전해 볼만해 보인다.
꽃으로 만나는 우리
음식,
상상만 해도 입과
눈이 즐겁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