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5
서유구 외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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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석 서유구 선생은 조선시대 실학자로 관직을 두루 역임했으나 현대에 와서는 조선 셰프라 칭하기도 한다. 사대부와 셰프는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는 조선판 백과사전 <임원십육지>를 저술했는데 그 중 <정조지> 편에는 조선시대 먹거리가 총 망라되어있다. 풍석문화재단음식연구소는 풍석 선생의 정조지를 번역해 전통음식 시리즈를 출간했는데 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는 그 다섯 번째 이야기로 이미 김치, , , 떡이 발간되었다.

 

음식에 꽃을 더한다, 막연히 고급스러움의 끝판왕이라 생각했는데 이 책의 저자 곽미경 대표는 현대인들은 꽃음식을 세계 요리계의 최대화두인 자연을 담은 음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데 의미를 둔 탓에 꽃의 아름다움과 영양적인 측만 강조하여 어설픈 음식에도 꽃을 올리고 완성도가 높은 음식이라고 과대평가하는(p21) 경향을 우려한다. 오히려 풍석 서유구 선생의 정조지에서는 텃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한 꽃으로 꽃음식을 활용한 점을 강조한다.

 

꽃이 피는 순서대로 그 순서를 정한 이 책의 첫 주인공은 매화꽃이다. 아름다움과 위엄이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p27) 매화는 수많은 시인과 화가들의 사랑을 받은 꽃으로 이를 섭취하면 감기 예방에 탁월하다고 한다. 매화로 죽도 만들고, 탕도 만들며, 전병, , 잼까지! 가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음식들에 매화를 활용한다는 게 신기했다. 울긋불긋 매화의 색이 그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다음에 혹 감기에 걸리거든 매화꽃으로 죽을 해먹어야겠다.

 

 

책을 훑어보며 우리 곁에 이렇게 많은 꽃들이 있었나 감탄하게 된다. 84개의 꽃음식이 소개되어 있는데 치자꽃으로 만든 담복화전과 칵테일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해열과 진통 효과를 보이는 치차꽃은 치자를 삭혀서 만드는 담복자라는 꽃젓갈을 만들 수도 있다. 꽃으로 젓갈을 만든다니! 어떤 맛일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장미, 가지, 소나무꽃, 상추꽃 등 우리가 당연히 꽃으로 인식하던 꽃부터 이게 꽃인가? 싶은 꽃까지. 화려함과 소박함을 모두 담은 우리 식단을 꾸려보고 싶다면 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을 따라 꽃음식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레시피를 보면 맛은 장담할 수 없지만 한번 도전해 볼만해 보인다. 꽃으로 만나는 우리 음식, 상상만 해도 입과 눈이 즐겁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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