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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국선변호사 세상과 사람을 보다
정혜진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직업은 국가에서 월급을 받지만 국가가 아니라 국가의 상대로 서는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 일하지만 당사자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 덕분에 당사자에게 휘둘리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취했다(p5).
변호사,
그
중에서도 국선변호사는 보통의 변호사와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
정혜진
변호사의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를
읽으며 국선변호사가 어떤 피고인들을 만나 변론을 하는지 사람 사는 이야기를 느껴볼 수 있었다.
사실
국선변호사하면 편견이랄까,
비싼
돈을 들여 고용한 사선변호사보다 사건을 건성으로 대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피고인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잘못됐던 편견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국선변호사가
존재하기에,
까막눈인
사람들도 법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다.
법조인들은
드라마를 보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책을 읽을수록 드라마가 왜 필요 없는지를 실감했다.
막장의
연속이랄까.
변호사에게는
자신의 가치관을 되돌아볼 수 있는 회고록이겠지만 독자에게는 매 에피소드가 한편의 막장 드라마같았다.
일평생
법원에 드나들 일 없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누군가는 죄를 짓는다.
특히
그 죄가 병력에 의한 것이라면?
요즘
정신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졌는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개인의 ‘의지’를
넘어 뇌의 신경 회로의 문제점이라면.
변호인에게조차
거짓말을 일삼는 피고인들은 자신이 하는 말이 거짓말임을 인지하고 있을까?
아니면
진짜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할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거짓이겠지만 그 범죄의 영역이 보통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일탈 행위들인지라 크게 공감가진 않았다.
이런
이들을 어떻게 변호할 수 있을까?
새삼
국선변호사들의 존재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변호사의
존재 목적은 어찌되었든 재판에서 이겨야한다.
피고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야 하는데,
이기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결과에
조금은 부담이 없는 위치일지라도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정말 그녀의 삶은 스펙타클해보인다.
특히
국선변호인을 믿지 못하는 피고인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때때로 그들에게 공감가기도 했다.
‘상식’보다는
‘판례’가
우선인 법조계에서,
절대적인
정보가 부족한 재판을 앞둔 일반인들의 막막함이 공감이 갔달까.
국선변호인의
‘충분함’은
어디까지 일지 고민해보게 된다.
국선변호사가
평소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일을 하는지,
국선변호사만의
이야기를 알 수 있어 법조계의 숨겨진 비밀을 한 꺼풀 벗겨낸 것 같았다.
그리고
어떤 일이라도 송사 없는 삶이 행복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국선변호사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듣고싶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