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클래식 2 -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이지 클래식 2
류인하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클알못에서 벗어나 클잘알이 되기 위한 클래식 이야기

 

보통 사람들에게 클래식은 익숙한 듯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분야다.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베토벤, 모차르트와 같은 세기의 음악가들은 잘 알지는 못해도 그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류인하 작가의 이지 클래식21권에 이어 클래식을 잘 알지 못하는 이들도 쉽게 친근하게 클래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클래식 이야기를 쉽게 재밌게 풀었다.

 

책은 총 3분류로 나뉘어져 있는데 먼저 클알못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아야 할 음악가 6, 이보다 좀 더 나아가 클잘알로 가기 위해 알아야 할 음악가 6, 마지막으로 가장 심화 레벨인 클잘알 도장깨기를 위해 알아야 할 음악가 5인을 소개한다. 가장 기초단계에서는 슈베르트, 드뷔시, 엘가와 같은 친숙한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날이 갈수록 음악가로 성공할 수 있는 희망이 실현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껴. 지금 나는 빈털터리. 1센트도 없어.” (p122)

 

영국의 자랑으로 손꼽히는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 독학으로 시작한 음악 공부를 채 꽃피우기 전에 그는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영화 킹스맨에도 등장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떠올려 본다면 엘가에게 이런 시기가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음악가였던 아버지 덕에 음악과 문학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며(p118) 자랐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울 기회가 좌절되고 취미로 음악을 하던 그는 음악을 업으로 삼을 길을 찾고자 동분서주한다. 악기 교습으로 생계를 겨우 이어가던 그는 신분도, 나이도, 종교도, 뛰어넘는 사랑하는 아내 앨리스를 만나 점차 음악가로 명성을 쌓는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약혼 선물로 작곡한 곡이라니. 원래도 좋아했던 노래지만 그 말을 들으니 한층 더 사랑의 인사가 달콤하게 느껴진다. 음악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자유로운 영혼처럼 자유로운 연애사인데 지고지순한 연애사를 가진 그의 이력이 사랑의 인사를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듣기만 해도 흥겹고 근엄한 위풍당당 행진곡, 한 여인을 위해 사랑을 약속한 사랑의 인사, 엘가란 이름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의 노래는 알게 모르게 우리 가슴 속 깊이 퍼져있다.

 

그의 음악은 강렬하면서도 화려하고, 또 한편으로는 옅은 슬픔이 묻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p203).

 

이 문장의 주인공은 러시아 발레음악에 한 획을 그은 <불새>의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다. 기초 레벨에서 조금 더 클래식을 알게 된다면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그의 이름을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그는 전쟁의 총성이 난무했던 시기 작곡 활동을 했기에 한 곳에서 정착한 삶을 살 수 없었다. 전쟁으로 인해 고국을 떠나 세계를 떠돌아야 했지만 이 때문에 그의 음악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함이 특징이다.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봄의 제전>은 클래식하면 고상함을 떠올렸던 이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을 줄 것이다. 낭만파에서 현대음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음악을(p202) 알고 싶다면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찾아보길 적극 추천한다.

그의 음악들이 재즈라는 장르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클래식이라고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p338).

 

클잘알 레벨이 높아질수록 모르는 작가들이 더 많아진다. 최고레벨에 이르러 어색한 이름만 아른거릴 때, 반가운 이름이 보이니! 역시 클래식이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오려면 영화나 드라마가 최고다. 한때는 열광하면서 봤던 노다메 칸타빌레를 생각한다면 거슈윈의 이름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알고 있는 그의 곡이라고는 노다메 칸타빌레에 나온 게 전부다보니 그의 음악이 현대 음악으로 분류되는지 조차 모르는 클알못의 밑천이 다 드러났다. 앞선 음악가들과 상황적으로 전혀 다른 환경, 미국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새로운 음악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한 그의 창작 활동에 경의를 보내면서도 미국이 자랑하는 작곡가의 절명이 참 안타깝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랩소디 인 블루>같은 명곡을 얼마나 더 많이 작곡했을까!

 

류인하 작가의 이지 클래식2를 읽고 느낀 점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익숙한 멜로디의 음악이지만 정작 그 곡을 작곡한 음악가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이들을 선별한 것 같다. 책에는 큐알코드가 삽입되어 있어 설명만으로 어떤 곡인지 바로 떠오르지 않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 불멸의 음악가와 기구한 삶은 필연적인 걸까, 음악적 재능이 없어 다행이다(?) 싶은 안도감도 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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