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소의 노래
나카하라 추야 지음, 엄인경 옮김 / 필요한책 / 201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카하라 주야, 그리 긴 세월을 산 것도 아니다. 현대 문학사에 길이길이 이름이 남은 다자이 오사무와는 서로 푸른 고등어니 민달팽이니 악담을 주고받은 앙숙 사이였으나 나카하라 사후 그의 재능을 가장 안타까워 한 것도 다자이였다. 단 두 권의 시집을 냈지만 그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무수히 많다. 

나카하라 주야의 첫 시집 <염소의 노래>는 엄밀히 말하면 실패작이다. 단 10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대의 판매 부수가 그 작품성의 절대적인 수치가 아님을 주야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는 숱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펜을 놓지 않았다. 비록 알아주는 이는 없었지만 그의 꿈과 소망이 가득 담긴 염소의 노래를 읽느라면 그가 참 노래를 좋아하는 시인이 아니었나 싶다. 염소의 노래 뿐만 아니라 ㅇㅇ의 노래라 불리는 시가 참 많다. 

쇼와 시대 작품이 대게 그렇듯 읽으면 읽을수록 참 권태롭고 허무하다. 번역의 한계인지 그의 언어 표현력의 다채로움때문인지 한 문단 한 문단 읽을 때마다 무슨 뜻인지 와닿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무한한 부정의 늪에 빠진건지 그럼에도 빛을 찾았다는 건지 갸우둥해진다. 어쩌면 이게 나카하라 주야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처음으로 완역본이 나온 필요한 책 출판사의 <염소의 노래>는 한 쪽은 한국어, 다른 한 쪽은 일본어를 수록해 일본어 능통자라면 두 언어로 그의 시를 음미해 볼 수 있다. 그저 부러울 뿐... 

짧은 생을 살았지만 그의 작품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의 문장을 당신이라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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