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강승현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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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의 고전이 그렇듯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역시 대략적인 내용은 알지 몰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발췌된 부분만 봤던 것 같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성은 잘 알고 있지만 그의 작품 세계를 알진 못했다. 모모북스에서 출간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의 대표 단편 7편을 엮어 톨스토이가 지향했던 바를 한 권의 책으로 명확히 알 수 있게 해준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있는데 그건 바로 사랑이다. 톨스토이의 글이 이렇게 종교적인 색채를 강하게 띠는 것조차 이번에 처음 알았으니, 나의 무식함을 탓하면서도 생각만큼 큰 감명을 받진 않았다.

 

일단 인간에게 온갖 고통을 주면서 이 조차도 신의 뜻이라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느님의 입장에서 바라 본 최선은 어디까지나 그의 관점일 뿐, 인간은 신의 장난감이 아니다. 그렇기에 어떤 고통 앞에서도 선하고, 깨달음을 얻었던 앞의 이야기들과 달리 내 심금을 울린 건 마지막에 수록 된 <무엇 때문에>였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신은 인간에게 이리 큰 고통을 주는가? 신의 뜻이 아닌 인간들의 탐욕에 의한 것이라 항변하는가? 이런 무책임한. 톨스토이가 러시아의 작가였단 걸 감안하면 식민지 폴란드인의 감정과 울분을 세밀하게 묘사한 것 자체가 신기하다. 무엇보다 이런 글을 쓰고도 러시아인들에게 변함없는 찬사와 사랑을 받다니.

 

오직 사랑만을 갈구하며 남편을 존경한 여인 알비나의 용기에 감탄하면서도 전작들과 달리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에 더 큰 여운이 남는다. 무엇 때문에 그녀와 그의 남편 미구르스키는 고통 받아야 하는가? 알비나가 존경하는 남편은 무엇 때문에 러시아인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져야 하는가? 왜 신은 그들에게 보통 사람들이 겪는 고통보다 더 지독한 슬픔을 겪에 하는가? 무엇 때문에 그들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가? 사랑을 가득 품은 선한고 순수한 이의 말로가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더 현실적인 작품으로 느껴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해답은 이 소설에서 찾아봐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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