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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공포증
배수영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7월
평점 :

“좀 친해졌다고 생쥐를 유리관에서 꺼내 주는 과학자는 없거든(p63). “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을 결심한 그날, 한 남자의 인생에 절망이 다가온다. 그 이름도 희귀한 ‘햇빛 공포증’, 특수하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전문가를 자처하는 정신과 전문의 주승, 어딘가 수상하지만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해내기 위해 그의 치료를 받아들인 한준은 치료를 거듭할수록 어둠에 빠져든다.
그녀는 왜 이별 문자를 보냈을까, 우리 사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 같은데. 자신을 입원시키는 것에 동의한 희우를 이해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한준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치료법을 공유하지 않는 주승의 수상한 행동에 심리치료사 소영은 의구심을 품는다.
경비행기 조종사와 정신과 전문의, 접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두 남자의 해묵은 원한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고, ‘실험용 쥐’로 전락한 한준은 이 상황에서 탈출하고자 도움의 손길을 청한다.
과연 한준은 빛에 대한 공포감을 극복할 수 있을까? 빛을 향한 트라우마가 어디서 기이한 것인지, 그 비밀을 추리하며 읽어본다는 재미는 두 배가 될 것이다!
‘뼛속까지 어두워야 밝아지리라.(p32)’
밝아지기 위해, 얼마나 더 어둠을 헤매야하는 것인가. 밝음을 찾기 위한 한 남자와 밝음을 뺏기 위한 또 다른 남자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진다. 복수가 삶의 전부일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처절한 분노 앞에서 우리는 누구를 원망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