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 열여덟 살 자퇴생의 어른 입문학 (入文學)
제준 지음 / 센세이션 / 2019년 8월
평점 :

18살 자퇴생의 용기 있는 결단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성인이 되면 생각보다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많은 보통 사람들이 주류의 길을 가려고 아등바등 노력하지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내 주변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그건 세상의 풍지풍파에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이지 누가 알려주진 않았다. 부모 된 입장에서 내 자식만큼은 보통의 정해진 길을 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18살에 자퇴를 생각한다는 의미는 대학의 자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의 저자 제준이 그렇다. 만약 이 책의 내용을 내 또래가 썼다면 애당초 읽을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별할 것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등학생, 그 누구보다도 억압받는 시기에 ‘꿈’을 찾아 떠난 그의 용기가 가상해 궁금증이 생겼다.
평범 그 이하의 학생이 1도 차이 나는 선택을 했다(p54).
긴 인생을 살아오진 않았지만 보통 사람처럼 사는 건 참 힘든 일이다. 남들은 다 평범하게 잘 사는데,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왜 나는 그럴 수 없을까 자괴감에 빠질 때가 많다. 그런데 저자는 자발적인 의지로 아주 작은 선택을 했다. 자퇴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아직 가시진 않았지만 그는 학교 교육에서보다 교외에서의 경험을 무기로 이 세상을 살아가려 한다. 처음에는 그리 크지 않다 생각한 각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벌어지고 이에 따른 차별적 시선은 오로지 그의 몫이 되었다. 꽃길만 펼쳐질 것 같은 이후의 계획은 소속감의 결여로 공허를 부르고 공황장애에 이른다.
살다보면 내가 원치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다른 길로 떠밀릴 때가 있다. 고등학생이라면 고등학생만의 소속감과 그때만이 가질 수 있는 풋풋함이 있는데 이 모든 걸 박차고 스스로 비주류를 자처하는 그의 선택이 안타까우면서도 그 용기가 부럽다. 그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감정을 글로 녹아냈다. 그리고 세상에 말한다. 자퇴를 했다 고해서 꼭 편견어린 시선으로 바라봐 져야 하는 건 아니라고.
멋있는 게 어른이라면, 세상엔 어른이 아닌 어른이 너무 많다. 멋있기만 한 게 어른이라면,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p171).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치열한 고민은 나이만은 어른인 나를 부끄럽게 한다. 어른은 멋있지 않다. 나이가 들면서 느는 건 적당한 체념과 현실 타협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꿈을 가지고 2020년 7월, 세상에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는 그의 원대한 포부를 응원하게 된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꿀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는 이미 두 권의 책 출간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어른’답지 않은 어른에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꿈’을 생각해보게 한다.
나에게 참 무관심했고 꿈이란 사치라 여겼다. 아니, 꿈을 가지고는 있지만 이루지 못한 목표에 집착하며 정작 다른 좋아하는 것을 만들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내 꿈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것, 내 취향에 대해 생각하며 메모를 했다. 원래도 단조로운 성격이기에 그리 대단한 걸 생각해내진 못했다. 가짓수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성장통을 보며 과거의 나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도 꿈이 있었지. 지금과는 조금 다른, 그런 꿈이.
참 애늙은이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앞으로 세상을 바꿀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에 피로감을 느끼면서도 꿈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반짝임이 그리울 때 읽어보면 좋겠다. 10년 후, 그는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