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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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33년 대장정의 막이 오른다.

 

1986, 대학생이었던 가가 교이치로는 2019년 니혼바시서 경부보에 근무 중이다. 주인공의 시간만큼이나 독자의 시간도 흘렀다. 33년의 긴 시간동안 독자와 동고동락했던 가가 형사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 <기도의 막이 내릴 때>, 풀리지 않았던 그의 비밀을 한 꺼풀씩 벗겨낸다.

 

일평생 잊지 못 할 그 이름

 

어머니, 본청에서 근무하던 그가 일말의 사건으로 좌천되고 니혼바시서로 자리를 옮긴 건 어머니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 바쁜 아버지가 힘겨워 집을 떠났던 어머니 유리코가 센다이에서 병사하고 그녀의 유품을 수집할 때 알게 된 어머니의 애인 와타베씨, 그에 대해 알고 싶었다.

 

사건은 불쑥 찾아온다. 생각지도 못한 긴 인연의 사슬이 풀리는 건 우연이 아닌 필연일까. 도쿄 변두리에서 한 여성이 살해됐다. 오시타니 미치코라는 여인은 선하면 선했지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리가 없는 평범한 여성, 그녀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현재 메이지 극장에서 연출을 맡고 있는 아사이 히로미로 두 사람은 중학교 동창 사이였다.

 

가가 교이치로의 사촌 마쓰미야 슈헤이가 해당 사건을 담당하면서 평생의 숙원은 필연처럼 풀린다. 마쓰미야는 전혀 다른 두 사건, 오시타니 미치코의 살인사건과 오두막에서 불이 나 죽은 노숙자의 사건이 어떻게든 연관되어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가가의 조언을 받아 미궁에 쌓인 사건에 한 걸음씩 내딛으면서 두 사건의 연관성은 심증이 아닌 확증이 되고 달력에서 발견 된 니혼바시의 12개의 다리 이름이 가가 어머니의 집에서도 있었단 것이 확인되면서 사건은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굴곡 많은 여인의 기구한 삶

 

아사이 히로미는 평범한 소녀였다. 어머니가 빚을 지고 도망치지 않았더라면 그럭저럭, 남들과 같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어머니는 가출을 하고 그녀의 보금자리에 사채업자가 쫓아다니며 더 이상 삶의 희망을 찾지 못한 아버지는 끝끝내 자살하고 만다. 그녀는 보호시설에 보내져 연극을 통해 위로받고 꿈을 갖는다. 연극배우로도 잠시 활동하지만 자신의 길은 연출이란 걸 깨닫고 권위 있는 메이지 극장에서 극을 올리기까지 얼마나 힘든 길을 걸었을까. 마침내 일평생 바라던 일이 이뤄지지만 경찰에서는 이 사건의 가해자로 그녀를 지목해 수사망을 좁혀나간다.

 

가가 교이치로의 새로운 삶을 응원하며

 

벌써 10번째 작품이다. 그에게 어머니는 늘 마음의 빚이었고 그녀에 대해 알고 싶었다. 고독하게 죽어갔을 어머니를 생각하며 아버지와의 갈등은 청산되지 않았다. 형사가 되고 지금까지 수많은 사건을 해결했지만 그는 언제나 어머니의 그늘 아래 있었다. 필연처럼 다가온 우연을 통해 지금껏 그를 짓눌렀던 진실이 밝혀지고 30대 후반의 그에게 새로운 인연이 다가온다.

 

가가 형사를 떠나보낸다니, 아쉽다. 중학교 때 한창 추리 소설에 빠져있었을 때 만났던 그, 그때가 언제였던가. 톡톡 튀는 매력의 사나이는 나이를 먹고 해묵은 한을 씻어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은 죄 짓고는 못살겠구나다. 끈질긴 탐문수사를 통해 범인을 찾아내는 그의 열정과 집념을 보자니 혹여라도 죄를 짓는다면 빨리 자수해서 광명을 찾는 게 심신의 안정에 좋을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언제나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린다. 일본인들에게 가장 큰 숨기고 싶은 치부, 후쿠시마 원전 피해자를 등장시키며 그 유해성을 널리 알린다. 위험하고 힘든 일 이기에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 사람을 먹고 산다는 원전의 문제를 꼬집으며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센다이의 보통 사람들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생 연작,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면 그 마지막 대장정을 함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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