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생존
김주영 지음 / 인디페이퍼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잊는 자와 잊지 못하는 자, 진실을 밝히다

 

1999, 사람의 머리를 차곡차곡 쌓아올린 끔찍한 살해현장의 오두막이 발견된다. 범인은 자살했고 사건은 이대로 정리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 사건에 의구심을 가진 한명의 기자가 아니었다면. 기자는 공범의 가능성을 공론화시켰고 남편을 잃고서야 공범을 잡으려는 추적을 포기한다.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이 사건. 모두가 억지로 잊고 지내는 평범한 일상을 깨는 메일이 한 통 도착한다.

 

안녕하세요, 기자님.

오두막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그 사건과 관련된 일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꼭 답장 부탁드립니다(p26).

 

열혈기자였던 엄마는 정신적 충격을 받아 겨우겨우 살아가고 사랑하는 아빠를 잃었다. 다시는 오두막 사건을 파헤치고 싶지 않은 채은은 엄마에게로 끈질기게 오는 메일을 무시한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무슨 일이 생길까 두려워 친남매처럼 지내는 윤석에게 수상한 메일의 발신지를 가보자고 제안한다. 6살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윤석과 자기 가족을 옭아매던 사건에서 벗어나고 싶은 채은. 이들은 수상한 게스트하우스 오후 3에서 오두막 살인 사건의 공범을 찾기 위해 떠난다.

 

범인은 누구나 될 수 있다. 끔찍한 기억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삭제하기를 택한 윤석. 잃어버린 기억은 없지만 저마다 말 못할 사정을 가진 사람들의 기묘한 보금자리 오후 3. ‘평범한 인상의 사람을 찾으려는 여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통념은 사건 해결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피해자는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은 사건을 잊어도 당사자는 잊지 못한다. 제 삶이 곤두박질쳐도 끝끝내 공범을 잡고자 집착하는 사람들이 의기투합하여 사건의 진상은 밝혀지지만 감당할 수 없는 기억에 누군가는 고통에 빠진다.

 

왜 이 사람이 범인일까, 왜 그랬을까, 너무도 안타깝지만 상황이 사람을 내몬 건지 천성인건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미스터리 소설 <완벽한 생존>,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추리력이 번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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