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철학의 위대함

왜 칸트인가 - 인류 정신사를 완전히 뒤바꾼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ㅣ 서가명강 시리즈 5
김상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칸트 철학의 위대함

철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임마누엘 칸트, 그 이름은 들어봤을 것이다. 그만큼 칸트는 서양철학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인데 정작 우리는 왜 칸트가 중요한지를 알지 못한다. 서가명강의 다섯 번째 시리즈로 출간된 <왜 칸트인가>는 김상환 교수가 칸트 이전과 이후의 철학사를 논하며 그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명해준다. 사실 ‘철학’이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이전 시리즈들과 비교했을 때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가독성의 가장 큰 걸림돌은 ‘칸트식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읽는 것이라 본다. 그러다보니 1회독만으로는 전체적은 내용을 온전히 흡수하기는 좀 어렵지만 칸트의 주요한 특징은 기억할 수 있는 책이다.

칸트 이전의 윤리학은 ‘선’중심이었다. 하지만 칸트는 ‘선’중심의 윤리학을 ‘법’중심의 윤리학으로 바꿈으로서 ‘선악’의 의미를 축소시킨다. 사회공통체가 작았던 이전과 달리 종교, 풍속, 교육배경이 다른 집단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공통체가 합의한 ‘선’의 개념이 흔들렸다.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라왔기에 이상적인 선에 이견을 보인 것이다. 이에 칸트는 법 중심의 윤리학을 내세우며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법칙을 지닌 ‘의무’를 윤리에 적용시킨다. 이때 칸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법칙은 개인에게는 자유를, 사회에게는 정의를 허락하는 법칙이다(p103).

인간을 다른 생명체와 구분 지으며 자연의 최상위 지배자라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데카르트는 인간의 과학적 탐구능력을 높게 평가했지만 칸트는 문화와 윤리적인 부분에서 인간을 자연의 주인으로 인정했다. 칸트는 목적론적 판단의 계기를 4가지 (내적 합목적성, 외적 합목적성, 최종목적, 궁극목적)으로 나누어 최고선을 증명하고자 했다. 칸트가 생각하는 인간의 궁극 목적은 인간이 도덕적 주체로 거듭나고 지상에 이상적인 윤리가 펼쳐지는 것인데(p278) 이때 그가 생각한 도덕적 인간은 신을 요청하는 인간이다.

이전까지의 철학은 신학 중심이었는데 칸트의 첫 번째 저서 순수이성비판은 신학의 해방을 외쳤었다. 혹자들은 그의 후속서들이 신학을 다시 살린 것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전까지의 신학은 세계의 중심이었다면 칸트 이후에는 주변부로 밀려났다.

지금 생각하면 당연한 사고들이 칸트 시대에는 당연하지 않았다니,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놀랐다. 도대체 이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간 것일까? 한 위대한 철학자의 탄생이 현대의 사람들에게 이렇게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니. 새삼 철학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철학적 내용이라 조금은 어렵지만 부분 부분 분명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칸트의 철학이 현대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다면! 이보다 칸트 철학을 더 쉽게 설명하는 책은 없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