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다시는...... 시치리 작가님에게 속지 않으리!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범인 찾기에 나섰던 나의 호기로움은 한때의 치기로 막을 내렸으니.... 시치리 작가님의 낚시에 제대로 당한 듯한 이 느낌은 뭐지??
추리소설 덕후라면 두 말이 필요 없는 시치리 작가님의 미사키 요스케 시리즈 그 두 번째 이야기,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알바하랴 공부하랴 악기 연습하랴, 시간을 쪼개며 열심히 살지만 이미 벌어진 선택받은 사람들과의 격차에 절망하는 기도 아키라, 일본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쓰게 아키라 학장이 참여하는 가을 정기 연주회의 콘서트마스터를 맡게 된다.
콘서트마스터의 특권으로 스트라디바리의 걸작품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쁨을 누리지만 정기 연주회의 성공을 원치 않는 누군가의 방해공작으로 학교 안 팍은 뒤숭숭하고, 끝없는 사건 사고에 하나의 소리를 내야 할 오케스트라는 불협화음 그 자체.
폭풍우를 뚫고 연주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음악가로서의 열정과 전율을 깨닫지 만 연주회를 중단하지 않을 시 쓰게 아키라의 피를 보게 될 거라는 협박장에 기도의 꿈은 잠시 좌절될 위기에 놓인다.
과연 정기 연주회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울려 퍼질 수 있을까? 정기 연주회의 개최를 막고자 하는 이는 누구일까?
조연이라면서 주연보다도 더 존재감이 빛나는 미사키 요스케의 위풍당당함을 떠올리고 싶다면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내림마장조 황제 제3악장을 들어보길 바란다.
음악가에게 필요한 덕목은 재능이 전부일까 고민해보게 된다. 그 어느 것보다도 재능의 영역이 빛나는 음악계에서 자신의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면. 당신은 도전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음악은 직업이 아니다. 음악은 삶의 방식이다.
연주로 생계를 꾸린다거나 과거에 명성을 떨쳤다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지, 그 음악이 청중의 가슴에 닿았는지 그것만이 음악가의 증거다(p331).
뒤통수를 거하게 맞을 준비를 하며 책에 빠져들게 된다. 음악과 미스터리의 결합, 책에 나온 작품들을 들으며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른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정말 두 말이 필요 없는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