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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 - 알수록 쓸모 있는 생활 속 수학 이야기
티모시 레벨 지음, 고유경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수학은 여기 있다! 꼭꼭 찾아라!
학창시절, 수학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영혼을 앗아가는 아주 사악한 존재다. 수학이 얼마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지 침을 튀겨가며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수학선생님의 외침도 그저 공허하게 다가올 뿐이다. 도대체 수학이 뭐 길래 우리를 이렇게 괴롭게 했을까? 더 이상 수학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나이지만 수학이 우리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를 펼쳐보길 바란다.
이 책의 저자 티모시 레벨은 아주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제목으로 우리를 수학의 세계로 이끌었다. 딱딱하기 그지없는 수학과 사랑의 상관관계라니? 어떤 이성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 수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세대가 온 것이다. 왜 내 친구는 인싸인데 나는 아싸일까, 이 문제는 나의 자격지심인지 아니면 팩트인지 아리쏭할 때, 이것이 당연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저자는 수학적으로 설명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학과 스포츠는 얼마나 가까운 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000년대 초 빌리빈의 수학적 분석이 선수 평가 가치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치는지 성적으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한 선수의 컨디션이 좋아 경기력이 좋을 때, 특히 농구에서는 득점력이 유독 좋은 선수에게 ‘뜨거운 손’이라는 칭호를 붙인다. 뜨거운 손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단지 나의 느낌일 뿐인지 아니면 실제로도 손은 존재할 수 있는지? 이 모든 것이 단지 우연인 것인지 수학적 확률로 합당한 결과인지 수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알아낼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건 수학은 우리가 막연히 그러지 않을까 싶은 것들을 수식 화하여 이 현상이 단지 느낌인지 아니면 타당한 논증인지를 보여준다. 자동차 길이 더 많아 진다면 막연히 교통체증이 덜해지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막연히 그러지 않을까봐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확률을 계산해 보이는 건 다르다.
우리가 배운 수학으로 고작 사칙연산만 생각한다면 참 슬플 것 같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수학을 배웠고 너무도 사소한 일부터 큰일까지 수학의 지배 밖에 있는 일은 없다는 걸, 어떻게 이런 주제와 수학을 연계시켰을지 말도 안 된다 생각하는 것도 결국 수학이라는 걸! <수학님은 어디에나 계셔>가 보여준다.
수학을 왜 배워야할까? 사실 이 책을 다 읽고도 일반인인 내가 굳이 수학을 배워야 할 이유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일상생활에 수학이 얼마나 밀접한지는 확실히 깨달을 수 있는 책이다. 훌륭한 수학자분들이 우리 일상을 분석해 얼마나 이 세상이 수학적인지 정리해둔 책을 보니 수학자들의 훌륭한 통찰력과 직관을 찬양하게 된다. 수학을 잘 하지 못해도 어디 가서 수학은 쓸모없다는 실례를 저지르지 않도록 확실하게 증명해주는 책, 수학이지만 읽다보면 수학이 아니라는 걸, 이건 우리의 삶이라는 걸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