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은 없다 - 문제는 불평등이 아니라 빈곤이다
해리 G. 프랭크퍼트 지음, 안규남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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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등에 관한 고찰

 

처음 제목만 봤을 때는 이 세상에 온전한 평등이 불가능한 이유에 대한 내용인 줄 알았다. 하지만 <평등은 없다>의 저자는 우리가 흔히 결부시키는 평등과 도덕의 상관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불평등은 죄가 아니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이 평등의 격차를 없애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는 논지에 조금은 난해한 느낌이 들었다.

 

이미 사회적으로 안정된 전형적인 기득권이 주장할 수 있는 논지를 계속 펼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등을 도덕적으로 여기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강제해야지 조금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본인이 충분하다고 느낀다면 한정된 자원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는데, 가진 자들도 본인 나름의 고충이 있겠지만 인간다운 삶의 마지노선의 사는 사람들은 평등을 개선하겠다는 정책이 없다면 인간대접조차 받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행복할 수 있는가? 요즘같이 정보의 홍수 시대 속에서 어떻게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않겠는가?

 

평등이 불가능하다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다. 모두가 같은 양의 자원을 분배받아 사는 것이 생각만큼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도 역사가 증명해냈다. 그렇다고 해서 평등이 도덕적으로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 충분한 재화가 분배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점은 공감하지만, 평등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진 것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며 만족하면서 살아라!는 주장은 화가 날 지경이었다. 자원의 분배는 쉽지 않고 오히려 중산층의 몰락을 야기한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 그래서,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충분한 몫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가? 얇은 책이라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가독성이 좋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느낌만으로 기억하는 저자의 논지를 온전히 파악할 수 없어서 조금은 앵그리 모드지만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어봐야 갰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이번에는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 읽어서 그런지 세세한 부분을 많이 놓친 것 같다.

 

읽으면서 많이 불편했다. 또한 평등이란 단어를 가지고 말장난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걸 보며 내 식견이 얼마나 짧은지도 느꼈다. 세상의 불평등에 분노하지만 있는 자들의 주장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보길 추천한다. 나도 반드시 재독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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