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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유리병 편지 1~2 - 전2권 - Flaskepost fra P
유시 아들레르올센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유리병 속에 숨은 비밀, 그 끝을 향해!
어느 날, 스코틀랜드에서 정체불명의 유리병이 발견된다. 이 유리병은 경찰서로 옮겨져 세상으로부터 잊힌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유리병 안에서 절박함이 담긴 편지가 발견되고 10년도 더 지난 이 편지가 발단이 되어 새로운 사건의 실마리가 된다. 유리병 편지로부터 시작된 미스터리, 이 책의 제목은 <유리병 편지>다.
무려 800페이지가 넘는 2권의 책이지만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설마 벌써 끝나는 건가 아쉬운 마음에 가슴 졸였다. 처음 발견된 편지를 봤을 때, 고작 이걸 가지고 어떻게 범인을 잡지? 사건을 해결하지? 내가 다 막막했다. 단서는 한정적이었고, 시간은 야속하게도 너무 많이 흘렀다. 미결 사건 전담 부서 특별 수사반 Q의 반장 카를과 그 팀원들은 독자조차 불가능하다 여긴 이 사건을 하나하나씩 풀어간다. 글자조차 온전히 알아볼 수 없는 그 편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건 이 책의 또 다른 묘미다. 작가는 정의를 쫓아 헤매는 이들에게도 사람다움을 선사한다.
세상에 완전 범죄는 없다. 생각지도 못한 우연이 겹치면 미궁 속에 빠졌던 사건의 방향을 제시해준다. 유리병 편지를 찾아 마주한 폐쇄적인 사이비 종교집단의 실체는 참혹했다. 믿음, 고작 그게 뭐라고. 세상과의 단절을 택한 건 부모였지만 그 믿음 때문에 자식은 다른 길을 선택할 자유조차 박탈당한 채 살아가야한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인 척을 유지하기 위해 희생한 대가는 컸다.
이 책은 이미 초반에 범인이 특정되었다. 마지막까지 독자를 낚으며 누가 범인일까? 가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의 서사를 다룬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은 굉장히 치밀하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범인이 왜 사이비 종교집단의 아이들을 범죄의 타깃으로 삼았는지는 납득할 수 있었다. 그의 삐뚤어진 분노로 희생된 사람들을 생각하니 마지막이 생각만큼 통쾌하지 않아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유리병 편지>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 사건이 단순히 소설 속에서만 벌어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폐쇄성이 짙은 공동체에서는 자신들에게 일어난 일을 은폐하는 경향이 빈번하고 실제로 유리병 편지에서 일어난 일같이 끔찍한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도 세상이 모를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보였다. 이때 희생되는 건 작고 힘없는 어린 아이들이다. 실제 소설에서도 언제나 희생양은 아이들이었다.
<유리병 편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북유럽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의 대발견이자 사회적 문제점과 모순을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여로 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세밀한 인물의 서사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왜? 도대체 왜 그런건데!를 외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